1세트만 두 번 패한(?) IBK기업은행, 한국도로공사 상대로 리버스 스윕 승

김희수 / 기사승인 : 2023-10-28 18:4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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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트를 두 번이나 치러야 했던, 우여곡절이 많았던 경기였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결과를 챙긴 쪽은 IBK기업은행이었다.

IBK기업은행이 28일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경기에서 한국도로공사를 세트스코어 3-2(22-25, 21-25, 25-19, 25-21, 15-13)으로 꺾고 연패에서 벗어났다. 승리 없이 3연패를 기록 중인 팀끼리의 맞대결이었던 이날 경기에서는 시작부터 기이한 상황이 발생했다. 주심의 세트 종료 선언이 나온 뒤에 세트가 다시 시작되는 진풍경이 벌어진 것. 이뿐만 아니라 양 팀의 전반적인 경기력 역시 100%와는 거리가 멀었다.

어수선한 흐름 속에서 승리를 거둔 팀은 IBK기업은행이었다. 브리트니 아베크롬비가 경기 최다인 34점을 퍼부으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폰푼 게드파르드(등록명 폰푼)과 공격수들의 호흡은 여전히 불안정했지만, 다행히 3세트 이후부터는 보다 나은 모습을 보였다. 반면 한국도로공사는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타나차 쑥솟(등록명 타나차)-배유나가 62점을 합작했지만 복귀전을 치른 이윤정의 경기 운영이 3세트부터 흔들리기 시작했고 공격수들의 결정력에도 아쉬움이 남으며 4연패에 빠졌다.


1세트 초반은 IBK기업은행이 더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폰푼과 아베크롬비가 연달아 호흡을 맞추며 착실히 점수를 쌓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베크롬비의 공격 비중이 너무 높은 게 문제였다. 10점에 도달할 때까지 아베크롬비를 제외한 다른 선수가 기록한 공격 득점은 폰푼의 패스 페인트 하나가 전부일 정도였다. IBK기업은행이 다양한 공격 옵션을 살리지 못하는 사이 한국도로공사는 꾸준히 추격을 이어가며 점수 차를 지웠고, 배유나의 블로킹과 타나차의 킥오픈으로 12-11 역전에 성공했다.

세트 중후반까지 경기는 지지부진한 양상으로 흘러갔고, 해결사로 나선 선수는 부키리치였다. 21-21에서 연달아 강서브를 구사하며 육서영의 공격 범실과 고의정의 반격을 유도했다. 이후 한국도로공사는 24-22에서 폰푼의 오버네트가 나오며 1세트를 따내는 듯 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김호철 감독은 네트터치 비디오 판독에서 확인된 바로는 폰푼의 손에 공이 맞지 않았고, 볼은 아웃됐는데 왜 리플레이를 하지 않냐며 강하게 항의했고, 긴 시간이 흐른 뒤 결국 24-22에서의 리플레이가 선언됐다. 이후 김종민 감독이 다시 신청한 블로커 터치아웃 추가 비디오 판독 결과 터치아웃이 선언되며 우여곡절 끝에 1세트가 다시 25-22로 끝났다. 


김호철 감독은 2세트 5-5에서 폰푼을 빼고 김하경을 투입하며 변화를 시도했지만, 황민경과 최정민의 연속 공격 범실이 나오며 오히려 한국도로공사에 리드를 내줬다. 그러나 앞서 가는 한국도로공사의 경기력도 불안정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특히 왼쪽 전위에서의 공격이 좀처럼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2세트 중반까지의 경기 양상은 1세트 이상의 졸전이었고, 국내 공격수들의 활약이 조금이나마 나았던 한국도로공사가 16-13으로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 선착했다.

IBK기업은행은 김현정이 부키리치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15-16 1점 차까지 추격했지만, 15-17에서 나온 표승주의 공격 범실이 아쉬웠다. 반면 한국도로공사는 원 포인트 서버 우수민의 서브 차례에 타나차와 부키리치가 연속 득점을 올리며 20점 고지를 밟았다. IBK기업은행도 원 포인트 서버 구혜인이 서브 득점을 올리며 반격했지만, 끝까지 동점을 만들 기회는 잡지 못했다. 한국도로공사는 24-21에서 고의정이 깔끔한 퀵오픈 득점을 올리며 2세트 역시 승리를 거뒀다.

IBK기업은행은 3세트 들어 폰푼과 김현정-최정민의 중앙 공격 호흡이 살아나면서 보다 나은 경기를 펼쳤다. 폰푼은 7-7에서 타나차의 퀵오픈을 블로킹으로 가로막으며 득점까지 직접 올렸다. 그러나 두 세트를 따낸 한국도로공사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9-9에서 부키리치가 오픈 공격과 블로킹으로 연속 득점을 터뜨렸다. 이후 양 팀의 치열한 접전은 세트 중반까지 계속됐다.

접전 양상에서 또 한 번 석연찮은 비디오 판독 결과가 나왔다. 17-17에서 타나차가 때린 공의 볼 데드와 최정민의 네트터치 중 어떤 것이 먼저 나왔는지를 따져봐야 하는 비디오 판독이 진행됐고, 결과는 확인 불가였다. 김종민 감독이 항의하자 권대진 부심은 “볼 데드가 먼저지만, 확인 불가로 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만을 들려줄 뿐이었다. 이후 재개된 경기에서 배유나와 부키리치의 연속 범실이 나오며 IBK기업은행이 21-18로 앞서갔고, 최정민의 블로킹과 표승주의 반격 득점까지 나오며 승기를 굳혔다. 마지막 25점째는 김정아의 몫이었다. 24-19에서 서브 득점을 터뜨렸다.

4세트에도 양 팀의 접전은 이어졌다. 5-5에서 나온 고의정의 연속 득점으로 한국도로공사가 먼저 앞서가자, IBK기업은행도 8-9에서 나온 표승주의 과감한 오픈 공격과 블로킹으로 받아쳤다. IBK기업은행은 13-12에서 표승주의 시간차와 아베크롬비의 백어택이 터지며 치고 나가는 듯싶었지만, 한국도로공사가 배유나의 시간차와 황민경의 공격 범실로 바로 동점을 만들었다.

세트 후반, 2점을 뒤지던 한국도로공사가 집중력을 발휘했다. 15-17에서 배유나와 부키리치가 4연속 득점을 합작하며 19-17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IBK기업은행이 곧바로 동점을 만들었다. 최정민이 배유나와 부키리치의 공격을 연속 블로킹으로 차단했다. 결국 4세트는 20점대 이후의 1점 승부로 접어들었고, 끝내 웃은 쪽은 IBK기업은행이었다. 23-21에서 아베크롬비가 결정적인 오픈 공격에 이은 연타 공격까지 성공시켰다.


운명의 5세트, 한국도로공사가 먼저 리드를 잡았다. 3-2에서 문정원의 시간차와 최정민의 속공 범실, 부키리치의 오픈 공격이 연달아 나오며 6-2까지 앞서갔다. 그러나 IBK기업은행도 곧바로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아베크롬비의 퀵오픈과 김현정의 다이렉트 처리, 표승주의 퀵오픈까지 묶어 5-6까지 점수 차를 좁혔다.

세트 중반 고의정은 천당과 지옥을 오가기도 했다. 7-5에서는 아베크롬비를 상대로 단독 블로킹 득점을 올렸지만, 8-6에서는 뼈아픈 공격 범실을 저질렀다. 10점대 이후 양 팀 세터들의 패스가 나란히 흔들린 가운데, 매치포인트에 먼저 올라선 팀은 IBK기업은행이었다. 13-12에서 아베크롬비의 대각 공격이 터졌다. 한국도로공사가 부키리치의 오픈 공격으로 끝까지 저항했지만, 표승주가 극적인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경기를 끝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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