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자리에 욕심 많았던 지난 시즌, 팀에 미안했죠" 정성규의 자책

대전/이정원 / 기사승인 : 2021-11-13 18:4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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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12일, 삼성화재 정성규에게 잊지 못할 하루로 기억될 것이다. 정성규가 지난 시즌 부진을 딛고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펴고 있다.

정성규는 2019-2020시즌 남자부 신인왕이다. 많은 기대 속에 2020-2021시즌에 돌입했지만, 그는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황경민, 신장호에 밀렸다. 주로 원포인트 서버로 출전했다. 35경기 71점에 머물렀다. 데뷔 시즌 26경기 149점를 기록했던 것을 생각하면 하락한 수치다. 2년차 징크스를 제대로 겪었다.

정성규는 이번 비시즌에 고희진 감독과 맹훈련에 돌입했다. 그 결과 지난 시즌 부진을 딛고 조금씩 일어서고 있다. 그리고 13일 대전 홈에서 열린 현대캐피탈전에서 인생 경기를 펼쳤다. 16점에 공격 성공률 69%로 높았고 리시브 효율도 34%로 준수했다. 16점은 지난 2019년 12월 4일 우리카드전에서 세운 개인 최다 득점 타이 기록과 같은 수치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포인트는 서브다. 서브에이스 6개를 기록하며 현대캐피탈 리시브 라인을 무력화시켰다.

정성규의 활약을 바라본 수장 고희진 감독 역시 "나는 훈련 과정에서 정성규의 태도나 인성을 봤다. 훈련하면 좋아질 수밖에 없다. 훈련에 답이 있고, 훈련에서 흘린 땀을 믿어야 한다"라고 비시즌 정성규의 땀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정성규가 오랜만에 인터뷰실에 들어왔다. 들어오자마자 "인터뷰실에 2년 만에 오는 것 같은데요"라며 운을 뗐다.

"지난 시즌에는 주전 자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주전으로 뛰어야 한다는 생각이 많아지면서 욕심을 부렸던 것 같습니다. 지난 시즌에 못 보여드린 것 같아 팀에 많이 미안했습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마음을 달리 먹었습니다. 차분해지려고, 급하게 안 하려고 합니다. 형들을 보면서 차분해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성규의 말이다.

자신의 맹활약 덕분에 팀이 승리를 거뒀다. 삼성화재에게 현대캐피탈전 승리는 달콤하게 느껴진다. 삼성화재는 지난 2020년 11월 14일 이후 정확히 365일 만에 현대캐피탈에 승리를 거뒀다. 정성규도 "현대캐피탈전 연패를 끊고 싶었다. 직전 맞대결에서 허무하게, 처참하게 무너졌다"라며 "(황)경민이 형 짝꿍이자 윙스파이커 한자리가 아직 부족하다. 나 역시 다른 선수들과 따로 공격 훈련을 많이 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날 정성규를 돋보이게 만든 건 서브였다. 김선호, 박경민, 허수봉 등 현대캐피탈 리시브 라인을 강하게 흔들며 대전 홈구장을 찾은 팬들을 열광케 했다. 강한 스파이크 서브에이스로 고희진 감독과 함께 포효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감독님께서 저에게 하시는 말씀에 80%가 서브입니다. 항상 서브를 어디에 때리라고 이야기를 많이 하십니다. 또한 기복 줄이기에도 많은 당부의 말씀을 하십니다. 쉽지 않겠지만 현대캐피탈전 같은 경기 흐름을 이어가고, 좋은 서브도 이어가고 싶습니다."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개막 6연패를 당하는 등 창단 후 최악의 성적 7승 29패 최하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4승 3패로 비교적 순항하고 있다. 최약체라는 평이 있었지만 모든 선수들이 합심해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집어 놨다.

정성규는 "우리 팀에 좋은 형들이 많이 왔다. (황)승빈이 형, (백)광현이 형에 (카일) 러셀이란 실력이 뛰어난 외인도 왔다. 좋은 형들이 있기에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미소 지었다.

2년차 징크스를 이겨내고 정성규는 다시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언제나 밝은 미소로 코트를 누비겠다"라고 다짐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사진_대전/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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