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인천/강예진 기자] 조재영이 서서히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대한항공은 2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리는 도드람 2020-2021 V-리그 삼성화재와 시즌 두 번째 경기서 세트스코어 3-1(25-13, 20-25, 25-20, 25-22)로 승리했다.
승리 요인에는 단연 블로킹을 빼놓을 수 없다. 대한항공은 매 세트 블로킹으로 울고 웃었다. 상대(8개)보다 2배 많은 블로킹(15개)을 잡으며 벽을 쌓아 올렸다.
미들블로커 조재영은 팀 내 최다 5개 블로킹을 잡았다. 2세트부터 교체 투입됐지만 중요한 순간 상대 주포를 막아서며 분위기 반전에 일조했다.
경기 후 만난 조재영은 다소 어색한 듯 웃었다. 그는 “생각보다 블로킹이 일찍 나왔다. 생각하는대로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 기회가 왔고, 승리해서 기분이 더 좋다”라며 운을 뗐다.
조재영은 정지석과 입단 동기지만 출전 시간이 적었다. 원포인트 블로커로 투입되거나 서버로 잠시 코트를 밟았던 순간이 대다수였다. 2013-2014시즌 3라운드 2순위로 입단한 그는 지난 시즌 13경기 30세트 9득점에 그쳤다.
조재영은 “경기에 뛰고 싶었지만 그동안 팀 미들블로커 선수들이 잘해서 기회가 쉽게 오지 않았다. 신인일 때보다 코트 안에서 마음가짐이 다르다. 신인일 땐 파이팅으로 분위기를 바꿨다면 이제는 항상 우승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매 경기 성실하게 임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프로 입단 후 포지션에 변화가 있었다. 세터였던 조재영은 4년전 미들블로커로 변신했다. 그는 “초반에는 공격수가 아니었다는 인식이 강해서 경기에 들어가도 믿음직스럽지 못하다는 시선이 많았다. 이제는 시간이 지났고, 결과로 보여드리고 싶다. 노력하고 있으니까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속마음을 전했다.
입단 동기이자 동생인 윙스파이커 정지석에게 공격수 마음을 물어보기도 한다고. “지석이를 보면 여러 생각이 든다. 동생이지만 대단하고, 배구하는 게 정말 뛰어나다. 공격수 입장에서 어떤 점을 고치면 좋은지 편하게 친구처럼 도움을 받는다.”
산틸리 감독은 대한항공 다섯 명의 미들블로커 중 블로킹 감이 가장 좋다는 말을 남겼다. 조재영은 갸우뚱하면서 “그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부끄럽다. 더 공부해서 지금보다 발전된 미들블로커가 되겠다”라고 답했다.
산틸리 감독 체제하에 여러 선수들이 기회를 받고 있다. 그 중 한 명도 조재영이다. 새로운 선수를 발견해 행복하다고 말한 산틸리 감독이다. 조재영은 각오를 다졌다. “기회를 받게 된다면 그 경기에서 모든 걸 보여드리고, 최선을 다해 이기는 경기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사진=인천/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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