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진 감독의 큰 그림 “이선우-김세인, 이예은처럼 단기전의 영웅 될 수 있다” [벤치명암]

수원/김희수 / 기사승인 : 2024-03-02 19: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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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진 감독이 씬 스틸러로 활약한 두 원 포인트 서버를 계속 성장시킬 것임을 전했다.

정관장이 2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경기에서 현대건설을 세트스코어 3-2(23-25, 25-15, 16-25, 25-19, 15-10)로 꺾었다. 어느덧 6연승이다. 시즌의 결과를 판가름할 가장 중요한 시기에 최고의 흐름을 맞이했다. 지오바나 밀라나(등록명 지아)-메가와티 퍼티위(등록명 메가) 쌍포가 60점을 합작했고, 이소영도 14점을 보탰다. 이선우와 김세인은 중요한 순간 좋은 서브로 상대의 리시브를 흔들며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고희진 감독의 표정은 밝았다. 그는 “명승부였다.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의 컨디션이 이번 시즌 최고였던 것 같다. 우리의 컨디션도 좋았다. 그렇다보니 많은 팬들 앞에서 멋진 경기를 치를 수 있었고 그래서 기쁘다. 이기기까지 해서 더 기쁘다”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현대건설은 정관장이 봄배구에서 맞닥뜨릴 가능성도 충분한 잠재적 경쟁 상대다. 게다가 정관장은 수원에서는 이번 시즌 현대건설을 한 번도 꺾어보지 못했다. 그런 현대건설을 수원에서 꺾어봤다는 것은 큰 자양분이 될 수 있다. 고 감독 역시 “흥국생명전도 그렇고, 포스트시즌에서 만날 수 있는 팀들을 이겨본 것은 분명 큰 자신감이 될 것”이라며 이번 승리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이날 29점을 터뜨렸고, 2세트에는 무려 11연속 서브를 구사하기도 한 메가에 대해서도 고 감독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처음부터 공격적인 부분은 걱정이 없었다. 다만 다른 부분에서의 디테일이 조금 부족했다. 하지만 성격이 워낙 좋은 선수라서 우리가 가르쳐주는 것들을 잘 받아들였다. 그러다보니 보셨다시피 서브-블로킹-수비까지 다 좋아졌다. 공격을 잘하는 선수에서 배구를 잘하는 선수가 됐다”며 메가의 성장 과정을 기쁘게 전했다.

고 감독은 씬 스틸러로 활약한 이선우와 김세인에게도 칭찬을 건넸다. 그는 “선수들에게 서브에 대해 많이 강조한다. 메가와 지아 빼고는 서브 범실을 하면 안된다고 암묵적 룰을 정했다(웃음). 이번 경기에서는 이선우도, 김세인도 정말 좋은 서브를 구사해줬다. 지난 시즌 이예은이 단기전에서 결정적인 서브로 영웅이 됐듯이, 우리 팀의 서버들도 그런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해보겠다”며 두 선수의 서브를 계속 다듬을 것을 전했다.

한편 현대건설은 연승이 중단되며 흥국생명과의 격차를 충분히 벌리지 못했다.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가 V-리그 입성 후 역대 최다득점인 44점을 퍼부었지만, 반대편에서의 득점 지원이 부족했다. 위파위 시통(등록명 위파위)이 5점, 정지윤이 4점, 고예림이 1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2-4세트에는 연속 실점으로 무너지며 이전 세트의 좋았던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기도 했다.

강성형 감독은 “상대가 너무 잘했다. 우리도 밀리지 않고 맞섰지만 아웃사이드 히터 쪽에서 공격을 풀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 어려움이 있었다. 염혜선이 잘해주면서 우리 팀 미들블로커들이 리딩을 잘 못한 것도 있다. 우리는 나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했지만, 상대의 기세가 좋았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2세트와 4세트에 나온 연속 실점 이야기를 꺼내자 강 감독은 “그것 때문에 끝까지 고예림과 위파위를 놓고 고민했다. 매 경기 연속 실점 때문에 경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더 많은 생각과 준비가 필요할 것 같다”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임을 전하기도 했다.

이날 5세트 도중 강 감독은 이다현을 빼고 나현수를 대신 투입하기도 했다. 3-4로 세트 초반이었기에 다소 이례적인 교체였다. 강 감독은 “이다현이 중앙에서 제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어차피 블로킹에서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는 상태라면 공격에서라도 다른 루트를 만들어봐야 할 것 같아 나현수를 투입했다”고 교체의 이유를 밝혔다.

현대건설은 이제 김천 원정길에 오른다. 그 이후에는 이틀 휴식을 거듭하며 지옥의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걱정이다. 이제 눈에 띄게 체력적인 문제가 나타날 것”이라며 굳은 표정을 지은 강 감독은 “그래도 회복을 잘하면서 준비해보겠다”는 말을 남긴 채 인터뷰실을 떠났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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