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걸 책임지고 나가라’ 등 모욕적인 말, 입에 담지 못할 폭언이 있었다.”
IBK기업은행과 흥국생명은 23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도드람 2021-2022 V-리그 2라운드 맞대결을 가진다.
이날 경기의 포인트는 IBK기업은행에 있다. 서남원 감독이 팀을 떠난 후 김사니 감독대행으로 치러지는 첫 경기다. 취재진은 사진기자 포함 60명 이상이 경기장을 찾았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16일 페퍼저축은행 경기서 7연패를 끊어내며 첫 승의 기쁨을 맛봤지만, 그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주장이자 주전 세터 조송화가 팀을 이탈한 사실이 드러났고, 경기 후 또 한번 팀을 이탈하는 물의를 빚었다. 이 과정에서 김사니 코치 역시 팀을 두 번 이탈했다. 지난 19일 팀에 복귀했고, 구단은 새 감독이 선임되기 전까지 김사니 코치가 일시적으로 감독대행을 수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AWAY_IBK기업은행 김사니 감독대행
Q. 이번 사태에 대해 할 말은
어떤 면에서든 배구 팬들에게 실망감 드려서 죄송하게 생각한다. 좋은 일로 오셨어야 했는데 그런 부분에서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Q. 조송화랑 두 차례 팀을 나갔는데. 이유는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 2라운드 인삼공사전 이후 훈련에서 서남원 감독과 조송화의 마찰이 있었다. 조송화가 팀 이탈했고, 이후에 서남원 감독이 화가 나서 그 상황에 모든 선수, 스태프가 있는 상황에서 나한테 화를 내셨다. ‘모든 걸 책임지고 나가라’ 등 모욕적인 말, 입에 담지 못할 폭언이 있었다.
Q. 구단에 사의를 전했다. 다시 돌아온 계기는
이런 결정하기까지 그 일뿐만이 아니었고, 지도를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결정을 했다. 그 후에 구단에서 요청이 왔다. 그래도 나는 못하겠다고 했지만, 선수들이 힘들어하고 동요되고 있다는 이야기에, 개인적인 힘듦은 뒤로한 채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Q. 김우재 감독 시절부터, 좋지 않은 이야기가 있었는데. 감독에 대한 선수의 항명이 사실이 아니라는 건지?
코치라는 건 크게 지도를 할 수 있는 부분 없고 서포트하는 부분이다. 감독이 원하는 길로 가야하기 때문에, 나도 이렇다 저렇다 말씀드리기 어렵다. 그냥 그 방향에 따라갔었던 것뿐이다. (지도자를 향한 선수단의 항명은 없었다는 이야기인가?) 맞다.
Q. 서남원 감독의 폭언이 그때가 처음인가.
처음은 아니다. 여러 사람 앞에서 이야기하신 적이 많았다. 조완기 수석코치가 어머니가 아프셔서 팀을 나간 이후로 내가 수석코치는 아니었지만, 역할을 맡았을 때, 감독님께서 경기 때 화를 많이 내시고, 공격적으로 이야기하셨다. 그 부분에 있어서 못하겠다 이야기했다. 사의 표하기 전부터 힘들어서. 잠 못자고, 공항장애가 왔다. 병원까지는 못 갔고, 지금도 거기에 어려움이 있다.
Q. 마틴 트레이너가 따로 할 일이 없는 상황이라고 하는데.
생각하기 나름이다. 감독의 선택이라고 본다. 그 부분이 맞는 거면 맞고, 아니라면 아닐 수 있는데. 나는 내가 감독이 아니기 때문에 원하는 길로 가고, 그 부분에서 내가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 없었다.
팀에 돌아왔을 때 감독대행 맡는지 몰랐고. 들어와야한다는 이야기에 들어왔고, 들어와서 차기 감독 오기 전까지만 이 자리를 지켜달라고 했다. 선수들을 아울러달라는 구단의 요구가 있었다 지금 나는 감독 대행이라 생각 안 하고, 수습하는 코치의 역할 뿐이라고 생각한다.
Q. 서남원 감독의 덕장 이미지가 있어, 폭언이 이해가 안되는데.
그날은 굉장히 화가 많이 났고, 선수들은 가끔 경기가 끝나면 한 선수에게 그런 분위기를 만든 적은 있었지만, 스탭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나도 적응 할 수 없었고. 내가 큰 잘못을 해서 일대 일로 가르침 주면 받들고 혼날 수 있는 부븐인데, 체육관에서 모든 선수가 있는 앞에서 ‘야’ ‘너’ ‘김사니 대답 안 해?’ 등 지칭 없이 소리 치셨다. 우리 팀에는 19살 미성년자도 있다. 일단 저는 그 선수들에게 선배다. 이후로 그 선수들 다시 볼 자신 없었다.
Q, 19일 복귀 후 현대건설전에서 서남원 감독과 이야기한 부분이 있나.
감독님이 이야기했다. 들어왔으니 선수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 하는 거 아니냐. 그래서 인사를 했고, 마지막까지 종례를 했다. 그날 이후 다시 운동 시작 해야 하는 순간 자신이 없었다. 감독님한테 가서 너무 죄송하다. 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안될 것 같다. 회사에 말씀드리고 나가겠다고 했다.
Q. 조송화의 임의해지는 반려다.
그 부분에 있어서 특별히 말씀드릴 수 없다. 구단 결정에 따라야 한다.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Q. 조송화랑 연락은.
특별하게는 아니고, 선수였기 때문에 메시지는 보냈다. 어떻게 해라, 방향성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수 없었다. 다만 멘탈적으로 흔들린 상태라 걱정되는 부분은 있었다.
Q. 감독은 경질, 팀 나갔던 김사니가 들어왔다는 것에 반발이 있는데.
나도 구단에서 제재가 있다고 들었다.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 생각한다.
Q. 조송화가 대답하지 않아서 들을 수 없다고 했다. 조송화가 왜 대답 안 했는지. 선수가 감독한테 그렇게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는.
100프로 잘못했다고 생각한다. 어떤 이유에서든 지도자가 물어보는 것에 대답은 했어야했다. 두 사람의 갈등은 나도 정확히는 모르겠다. 그 마음을 다 알 수 없고, 물어보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헤아려줄 수 없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훈련 시작을 했고, 중간에 조송화 세터에게 토스를 시키는 그 상황에서 감독님의 말을 이행하지 않았다. 거기서부터 시작됐다. 송화한테 ‘왜 안하냐?’고 물어봤을 때 대답을 안 했고. 그 상황에서 나에게 나무랐다. 세터코치니까. 거기서 갈등이 시작돼서, 20-30분정도 그런 상황 있었고. 팀 나간 이후에, 이탈하고 그 뒤에 똑같은 장소에서 화를 냈고, 나한테 폭언했다.
Q. 감독이 김사니 코치한테 그랬던 것처럼, 선수들한테도?
훈련할 때. 한 명이 들어가서 수비하고 오랜 시간 훈련하는 부분은 있었지만, 모든 스탭, 선수들과 30-40분가량 그런 적은 없었다.
Q. 그래도 경기는 치러야 한다. 선수들에게 했던 이야기는.
선수들 얼굴이 밝지 않다. 마음이 안 좋다.
Q. 대화를 통해 풀어볼 생각은 안 했는지.
저도 제가 지금까지 쌓아놓은 업적이 있고, 이럴 수밖에 없던 선택 헤아려줬으면 한다. 그만두고 지도하기까지 고민도 있었고, 노력도 했고. 결과가 이렇다 보니까. 그냥 욱해서 나갔다고 생각 안 해줬으면 한다. 모두의 잘못이다. 딱 감독 잘못이라고 말할 순 없다. 감독의 잘못, 선수들의 잘못, 나의 잘못이라는 게 아니고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사진_인천/강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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