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으로 밀린 한국 남자배구, 亞 5위도 위태롭다

이보미 / 기사승인 : 2023-07-18 19: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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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배구가 아시아에서도 변방으로 밀렸다. 아시아권 5위를 지키는 것도 위태롭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 15일 막을 내린 아시아배구연맹(AVC) 챌린지컵에서 최종 3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4강전에서 바레인에 발목이 잡히며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한국은 작년 개최국 자격으로 국제배구연맹(FIVB) 챌린저컵에 출격해 우승팀에 주어지는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출전권 획득을 노렸지만 무산됐다. 올해 다시 시작했다. AVC 챌린지컵 우승으로 오는 7월 27일부터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FIVB 챌린저컵에 다시 출전하고자 했다. VNL 승격까지 바라봤다. 하지만 AVC 챌린지컵에서 그 도전을 멈춰야만 했다.

한국의 현재 FIVB 세계랭킹은 32위다. 이번 대회를 통해 랭킹 포인트를 얻으면서 130.14점 기록, 순위도 한 단계 상승했다. 하지만 여전히 일본(6위, 315.19점), 이란(10위, 241.05점), 카타르(21위, 151.7점), 중국(25위, 141.65점)과의 격차는 크다.

중국 남자배구도 해외진출을 외면했지만, 일본 V.리그 아시아쿼터는 물론 해외 곳곳에 선수들을 보내고 있다. 중국의 1999년생 207cm 국가대표 아웃사이드 히터 장징인은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중국 저장에서 뛰다가 해외로 나갔다. 2022-23시즌 중국리그를 마친 뒤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폴란드 그단스크에 입단했다. 다가오는 2023-24시즌에는 러시아 벨고로드로 향한다. 아울러 중국은 올해 VNL 도전팀 자격으로 출전해 경험을 쌓았다. 2승10패(승점 6)로 최하위를 기록하면서 강등을 피하지는 못했다.

카타르는 FIVB 챌린저컵 개최로 VNL 입성을 노린다. 이란도 꾸준히 경쟁력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U21 세계선수권에서 이란이 이탈리아를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다. 이란의 미래도 밝다. 

 

이 가운데 한국이 경계할 팀들은 한 수 아래로 여겼던 인도네시아, 바레인, 태국 등이다. 세계랭킹 밖에 있었던 아시아팀들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AVC 챌린지컵을 통해 한국 남자배구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었다.

AVC 챌린지컵 우승팀인 태국은 세계랭킹 58위다. 준우승을 차지한 바레인은 76위, 우승후보 중 하나였던 인도네시아는 68위다. 이제 쉽게 볼 상대가 아니다.  

 



대회를 마치고 돌아온 임도헌 감독도 “아시아팀들의 실력이 많이 좋아졌다. 바레인, 태국, 인도네시아, 카타르 등 많이 올라온 상태다. 점프력이나 공격력은 우리보다 좋다”면서 “우리는 더 세밀하게 준비를 해야 한다. 디테일한 부분을 더 잡아가야 한다. 또 태국이 우승을 했는데 스포츠가 실력이 좋다고 다 이기는 것은 아니다. 태국 선수들이 경기를 치르면서 자신감을 얻었고, 좋은 분위기를 가져갔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주장이자 세터 황택의에게도 이번 챌린지컵을 통해 많은 것을 깨달았다. 황택의는 “확실히 경기를 하면서도 선수들이 느꼈다. 서브나 리시브, 기본기도 상대팀보다 낫다고 생각이 안 들 정도로 아시아 팀들이 많이 올라왔다”고 전했다. 이어 “꼭 우승하고 오자고 했는데, 시상식에 가서 동메달을 받는데 창피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16일 대만에서 귀국한 한국 남자배구는 18일 다시 진천선수촌에 소집된다. 아시아선수권과 아시안게임 대비에 나선다. 황택의는 “다음 대회까지 시간이 남아있다. 선수들 개개인도 이번 대회를 통해 느낀 것이 많기 때문에 다음 대회를 준비하는 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대표팀은 지난 5월 소집돼 구슬땀을 흘렸다. 젊은 선수들 위주로 팀을 꾸려 새로운 에너지를 동력으로 발전하고자 했다. 하지만 대만에서 받은 챌린지컵 성적표는 충격에 가까웠다. 배구계 관계자들도 대표팀의 경기력과 성적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했다. 적잖이 놀란 눈치였다. 심기일전한 한국 남자배구가 남은 대회에서 자존심 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까.

사진_AV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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