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나의 우상입니다."
독일은 27일 수원 칠보체육관에서 열린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도미니카 공화국과 예선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19, 25-18, 18-25, 25-21)로 승리했다.
14인의 엔트리 중에 어린 선수 한 명이 눈에 띄었다. 2007년생의 어린 선수로, VNL에 참가한 선수들 중 가장 어리다. 한국 나이로 17살로 연령별 대표팀을 뛰어 넘고 성인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건 그만큼 잠재력이 있다는 걸로 짐작할 수 있다.
레나 그로저로, 한국과 인연이 깊다. 바로 2015-2016시즌 삼성화재에서 뛰었던 괴르기 그로저의 딸이다. 그로저는 현재까지 V-리그에서 깨지지 않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 2016년 1월 17일 KB손해보험전에서 한 경기 최다 서브 15점을 올리며 괴력을 과시했다.
리나 그로저는 지난해 열린 2022 유럽 여자 U17 세계선수권대회에 독일 대표팀으로 출전해 3위를 기록했고, 올해 2023 U19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따냈다. 또한 이 대회에서 대회 득점왕과 함께 베스트 아포짓을 차지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로저는 VNL 기간 중 3주차에 처음으로 엔트리에 포함돼 수원을 찾았다. 비탈 헤이넨 독일여자배구대표팀 감독은 “그로저는 배우러 왔다. 기자회견도 처음인 만큼 모든 걸 배우고 있다. 기회를 얻고, 경기를 뛰면서 지는 경험도 필요하다.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데리고 왔다”라고 14인 엔트리에 포함한 이유를 전했다.
아버지 괴르기 그로저의 이야기도 빠질 수 없었다. “아버지는 나의 우상이다. 아버지를 따라 여러 국가를 다니며 많은 경기를 볼 수 있어서 기뻤다”라고 설명했다.
아버지가 큰 한 획을 그은 한국 땅에 자국의 국가대표로 왔다. 성인 대표팀으로 데뷔전을 치른 그로저는 “굉장히 중요했던 경기였다. 승리가 목표였는데, 하게 되어 기쁘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그로저는 아버지가 V-리그에서 활약할 때 잠시 한국 생활을 한 적이 있다. VNL을 위해 다시 한국에 왔지만, 대회 일정과 시차로 인해 한국 명소를 다니진 못했다. 그로저는 “시차적응 때문에 잠을 자는 데 주력했다. 호텔에서 팀원들과 카드 게임 밖에 하지 못했다”라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한편 독일 대표팀은 이날 승리를 통해 7승을 기록하며 승점 19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남은 일정 동안 독일은 폴란드, 세르비아, 미국을 차례로 상대하게 된다.
사진_수원/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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