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황민경의 2022년은 더 특별하다.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지난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12연패라는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대회를 거듭할수록 경기력이 점차 좋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무기력하던 한국이 분위기 반전을 만들어낸 경기는 세르비아전 1세트였다. 당시 패하긴 했지만 38-40까지 가는 저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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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심에는 황민경이 있었다. 대회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13점(공격성공률 33%)을 올린 황민경은 낮고 빠른 공격과 수비(디그 6개)에서 도움을 주며 분위기 반전을 위해 힘썼다.
황민경은 “경기 당일 점심을 먹고 선발이라는 걸 알았다. 당황하긴 했지만 경기 뛰는 선수들끼리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다 보여주고 나오자고 얘기했다”라고 지난 기억을 떠올렸다.
세르비아전은 소속팀 동료이자 절친인 고예림도 함께 선발 출전했다. “예림이랑 경기 들어가기 전 공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하자고 얘기했다”라며 “항상 같이 해왔기 때문에 말하지 않아도 서로 다 안다. 그래서 서로 편하게 경기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세르비아와의 경기 이후 선수들은 컨디션이 올라왔다. 황민경도 마찬가지였다. 이내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복근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황민경은 “마지막에 부상 때문에 훈련도 못해서 아쉬웠다. 그래도 눈으로 보고 배우는 것도 크다고 생각한다. 많은 도움이 됐다”라며 아쉬움 속에서도 하나라도 배워가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VNL에서의 아쉬움을 뒤로한 채 귀국한 황민경은 5일 정도의 짧은 휴가를 보내고 소속팀 현대건설로 복귀했다. 귀국 직후 시차 적응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팀 전력에 보탬이 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지난 2021-2022시즌 현대건설은 역사에 남을만한 시즌을 보냈다. 그 역사에 주장 황민경을 빼놓을 수 없다. 황민경은 “지난 시즌과 같은 성적은 아마 평생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 다른 어느 팀이어도 그만큼의 시즌을 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라며 지난 시즌에 대한 자부심을 보였다.
황민경은 프로에서 14시즌을 보냈지만 유독 챔피언결정전 우승과 거리가 멀었다. 한국도로공사 소속이던 2015-2016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지만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기록하지 못했다.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고 리그 선두를 달리던 2019-2020, 2021-2022시즌은 코로나19로 인해 리그가 조기 중단되면서 챔피언결정전이 열리지 않았다.
어느덧 황민경은 만 32세가 됐다. V-리그에서 윙스파이커 중 김연경 다음으로 나이가 많다. 황민경은 은퇴하기 전 우승을 꿈꾸고 있다. “지난 시즌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을 못 봤다. 잠깐 보긴 했는데 ‘우리도 저걸 했어야 했는데’라는 생각에 TV를 껐다. 다시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프로 데뷔 후 첫 챔피언결정전 정상을 향해 다시 달리는 현대건설 황민경이다.
사진_박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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