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뼈아픈 패배였지만, 그 패배가 대한항공을 무너뜨리지는 못했다. 오히려 그들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
대한항공이 현지 시간 19일 이사 스포츠 시티에서 열린 2023 아시아배구연맹(AVC) 남자 클럽 배구선수권 상위 라운드 E조 경기에서 바양홍고르(몽골)를 세트스코어 3-1(25-21, 22-25, 25-16, 25-19)로 꺾었다. 산토리전 패배의 후유증이 남아 있을까 걱정하는 팬들도 많았지만 이는 기우였다. 젊은 선수들 위주로 재구성된 라인업을 가동한 대한항공은 바양홍고르보다 한수 위의 조직력과 집중력으로 값진 승리를 따냈다. 정한용이 팀 내 최다인 18점을 터뜨렸고, 진지위는 5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활약했다.
1세트 – 뉴 타입 대한항공 출격!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선발 명단에 큰 변화를 줬다. 정진혁이 선발 세터로 나섰고, 손현종이 아포짓에 자리했다. 송민근도 리시브/수비를 가리지 않고 코트를 지켰다. 바양홍고르 역시 바야르사이한이 선발로 나서면서, 진지위와 바야르사이한의 전위 맞대결이 성사됐다. 2-2에서 진지위가 속공 득점을 터뜨리자, 바야르사이한 역시 연타와 서브로 득점을 올리며 받아쳤다. 10-10에서 두 선수는 직접 맞부딪혔다. 결과는 진지위의 승리였다. 바야르사이한의 속공을 블로킹으로 가로막았다.
대한항공은 이준의 시간차와 첸다유시 간툴가의 범실로 17-14까지 점수 차를 벌렸지만, 바양홍고르의 반격이 매서웠다. 아마르 바트문크의 속공과 바야르사이한의 블로킹으로 18-18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역전까지는 허용하지 않았고, 정한용의 퀵오픈으로 20점에 선착했다. 정한용은 23-20에서도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대한항공에 세트포인트를 안겼다. 24-21에서 바야르사이한의 서브 범실이 나오면서 대한항공이 1세트를 따냈다.
2세트 – 만만치 않은 바양홍고르의 경기력
2세트는 바양홍고르가 먼저 기세를 올렸다. 엔크암갈란 에르데네바야르의 과감한 공격과 캉갈 타미라의 날카로운 직선 공격으로 8점에 먼저 도착했다. 캉갈은 계속해서 호쾌한 스윙으로 대한항공의 코트를 공략하며 바양홍고르의 공격을 이끌었다. 반면 대한항공은 날개에서의 결정력 부재에 시달리며 동점 기회를 계속 놓쳤고, 결국 바양홍고르가 16-14로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도 먼저 도달했다.
후반 양상도 비슷했다. 바양홍고르가 캉갈의 결정력을 앞세워 계속 좋은 흐름을 이어간 반면, 대한항공은 정진혁과 공격수들의 호흡이 흔들리면서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대한항공은 19-21에서 정한용이 캉갈의 백어택을 깔끔한 사이드 블록으로 차단하며 1점 차를 만들었다. 그러나 20-22에서 이준의 파이프가 범실이 됐고, 정한용의 퀵오픈마저 엔크암갈란의 블로킹에 걸리며 20-24 세트포인트에 몰렸다. 바양홍고르는 24-22에서 바야르사이한이 속공으로 득점을 올리며 2세트 반격에 성공했다.
대한항공은 김민재 대신 조재영이 선발 미들블로커로 나섰다. 조재영은 젊은 선수들을 다독이며 코트 위의 전열을 가다듬었다. 안정감을 대찾은 대한항공은 정한용이 위치를 가리지 않고 득점을 올리며 8-4로 앞서갔다. 다른 선수들의 활약도 이어졌다. 진지위는 블로킹과 속공으로, 이준은 날카로운 대각 공격으로 득점을 보탰다.
바양홍고르도 바야르사이한의 연속 속공으로 반격했지만, 흔들리지 않은 대한항공은 진지위의 블로킹으로 16-11을 만들며 계속 기세를 올렸다. 진지위는 17-12에서도 첸다유시의 공격을 차단하며 맹활약을 이어갔다. 대한항공은 이준의 퀵오픈으로 가볍게 20점에 선착했고, 조재영과 손현종이 좋은 수비 집중력으로 앙크바야르 볼로에르덴의 공격 범실을 유도하며 24-16 세트포인트를 만들었다. 흔들린 앙크바야르가 연속 범실을 저지르며 대한항공은 25-16으로 3세트를 가져갔다.
4세트 – 손 안대고 코 푼 대한항공
3세트를 내주며 마음이 급해진 바양홍고르는 4세트 초반 범실로 고생했다. 첸다유시와 밧수리 바투르의 연속 공격 범실로 3-6까지 뒤처지며 좋지 않은 출발을 보였다. 반면 대한항공은 손현종과 이준이 공격력을 끌어올리며 꾸준히 2~3점의 리드를 유지했다. 바양홍고르는 툴만다크 간쿠약이 네트터치 범실을, 밧수리가 서브 범실을 저지르며 계속해서 범실에 발목을 잡혔고, 대한항공은 큰 힘 들이지 않고 16점에 선착하며 승리를 향해 전진했다.
서브에서도 양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17-13으로 대한항공이 앞선 상황, 바야르사이한이 서브 범실을 저지른 반면 정한용은 날카로운 서브로 밧수리의 리시브를 흔들며 진지위의 다이렉트 득점에 기여한 데 이어 직접 서브 득점까지 터뜨렸다. 점수 차는 순식간에 20-13까지 벌어졌고, 사실상 승기를 굳힌 대한항공은 24-19에서 정한용의 득점이 나오며 3-1 승리를 챙겼다.
사진_한국배구연맹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