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한봄고는 한봄고였다. 매 세트 뒤지다가도 저력을 발휘했다.
한봄고등학교가 6일 제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768회 전국종별배구선수권대회 19세 이하 여자부 결승전에서 목포여자상업고등학교를 세트스코어 3-0(28-26, 25-22, 25-23)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세트스코어는 3-0이었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한봄고에게 쉽지 않은 경기였다. 모든 세트에서 목포여상에 초반 리드를 내주며 힘든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20점대 이후의 집중력 싸움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며 이름값에 걸맞는 경기력을 보였다.
1세트 초중반은 양 팀이 서브에 울고 웃었다. 먼저 웃은 쪽은 목포여상이었다. 정아림(MB)이 효과적인 서브로 한봄고의 리시브를를 흔들었고, 9-5에서는 서브 득점까지 올렸다. 계속해서 뒤지던 한봄고도 서브로 반격했다. 주연희(OH)의 서브 득점으로 9-12까지 추격하며 역전의 기회를 노렸다. 이후 목포여상이 또 한 번 서브로 재미를 봤다. 김다은(S)이 15-12에서 엔드라인에 걸치는 서브 득점을 터뜨렸다.
계속해서 뒤지던 한봄고는 송아현(OP)과 김세빈(MB), 주연희의 활약을 앞세워 끈질긴 추격을 이어갔고, 19-19에서 송아현의 득점과 주연희의 서브 득점이 나오며 20점대 이후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목포여상의 막판 반격이 매서웠다. 22-23에서 김다은과 이주아(MB)가 연속 블로킹을 터뜨리며 역으로 세트포인트에 도달했다. 그러나 김세빈이 과감한 공격으로 득점을 올리며 경기는 듀스를 향했고, 듀스 접전에서 웃은 쪽은 한봄고였다. 김세빈의 좋은 서브로 목포여상을 흔들며 28-26 승리를 거머쥐었다.
1세트를 아쉽게 내준 목포여상은 2세트 초반 다시 힘을 냈다. 이주아의 공격과 김다은의 서브 득점을 앞세워 빠르게 앞서갔다. 김세빈의 공격 범실까지 겹친 한봄고는 2-7까지 밀리며 또 한 번 어려운 세트 초반을 보냈다. 한봄고가 흔들리는 사이 목포여상은 꾸준히 점수를 쌓으며 10-6까지 앞서갔다.
그러나 한봄고는 역시 강했다. 이번에도 우직하게 목포여상의 뒤를 쫓았다. 송아현이 날렵한 공격으로 추격을 진두지휘했고, 긴 랠리에서도 모든 선수들이 높은 집중력을 유지했다. 한봄고는 11-11에서 김세빈이 인쿠시(OH)의 시간차 공격을 블로킹으로 가로막으며 역전까지 성공했다. 목포여상도 만만치 않았다. 인쿠시와 이주아의 맹공으로 19-18 재역전을 만들며 저항했다.
그러나 1세트와 똑같은 후반 양상이 펼쳐졌다. 유리하던 목포여상이 오히려 뒷심 부족에 시달렸다. 22-20까지 앞서던 목포여상은 주연희의 서브에 또 다시 흔들리며 다시 한봄고에 리드를 내줬다. 목포여상은 22-24에서 인쿠시의 공격 범실이 나오며 2세트도 한봄고에게 내주고 말았다.
3세트 역시 1, 2세트와 똑같은 양상이었다. 먼저 치고 나간 쪽은 목포여상이었다. 목포여상은 6-3에서 찾아온 정아림의 서브 차례에 연속 4득점을 터뜨리며 앞선 두 세트보다도 더 확실한 리드를 잡았다. 수비 집중력도 앞선 세트들보다 훨씬 올라온 모습이었다. 그러나 한봄고의 ‘좀비 모드’가 또 한 번 발동됐다. 목포여상을 13점에 묶어둔 채 조금씩 점수 차를 좁혀간 한봄고는 한때 9점 차까지 벌어졌던 점수 차를 5점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후 한봄고는 역전을 향해 조금씩 전진했다. 김세빈이 선봉에서 추격을 이끌었다. 이주아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가로막았고, 중앙 오픈 공격까지 터뜨리며 3점 차까지 점수 차를 좁히는 데 기여했다. 당황한 목포여상은 범실에 시달리며 쉽게 달아나지 못했고, 한봄고가 효과적인 서브와 이채영(MB)의 속공으로 18-18 동점을 만들며 경기의 향방은 미궁 속으로 빠졌다.
목포여상은 인쿠시의 공격과 김다은의 블로킹으로 20점에 선착했지만, 20점 이후 승부에서 김세빈의 집중력이 빛났다. 까다로운 김다은의 서브를 중앙 공격으로 한 번에 돌린 김세빈은 22-23에서 정아림의 속공을 블로킹으로 차단했고, 직후 센스 있는 연타 공격으로 24점째를 만들며 매치포인트를 이끌었다. 결국 이주아의 공격이 범실이 되면서 한봄고가 25-23 역전승을 거뒀다. 제78회 전국종별배구선수권대회의 챔피언이 되는 순간이었다.
사진_한국중고배구연맹 제공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