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면 경기를 통해 보여줘" 트리플크라운급 활약으로 보답한 알렉스

이정원 / 기사승인 : 2021-01-07 20:2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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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장충/이정원 기자] 알렉스가 달라졌다.

우리카드는 7일 서울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OK금융그룹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9, 25-19, 25-16)로 승리했다. 우리카드(승점 33점, 11승 9패)는 이날 승리로 OK금웅그룹(승점 35점, 13승 7패)과 승점 차를 2점으로 줄였다.

이날 경기는 3위와 4위가 맞대결을 가졌기에 팬들의 많은 관심이 쏠렸다. 또한 다른 한편으론 알렉스의 활약에도 이목이 집중됐다.

알렉스는 최근 경기 KB손해보험전 3세트에 갑작스러운 돌발 행동으로 신영철 감독을 화나게 했다. 3세트 작전 타임 도중 신영철 감독이 말할 때 갑자기 등을 돌려 모두를 당황시켰다. 이후 신영철 감독은 알렉스가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자 뺐다.

알렉스는 신영철 감독에게 사과를 했다. 신영철 감독은 그 사과를 받아줬다. 신 감독은 "알렉스에게 큰 이야기는 안 했다. 감독님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하더라. 나에게 미안할 것 없다. 동료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해야 된다. 미안하면 경기를 통해 보여달라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단 마케팅 상 우리는 신뢰가 중요한 구단이다. 우리 선수들도 마찬가지고 그런 상황이 나와서는 안 된다. 선수는 모두 동등하다. '나랑 같이 하자. 부탁할게'라고 이야기했다"라고 웃었다.

"나랑 같이 해보자, 부탁할게"라는 신영철 감독의 진심 어린 한마디에 알렉스는 OK금융그룹전 맹활약으로 화답했다. 알렉스는 이날 20점(블로킹 3개, 서브에이스 2개), 공격 성공률 83%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트리플크라운급 활약이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팀원들, 코칭스태프의 믿음에 보답하고자 동분서주 뛰어다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경기 초반부터 몸이 가벼워 보였다. 펠리페의 공격을 블로킹하며 순조롭게 시작했다. 연이은 공격도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9-9에서는 연이은 득점을 올리자 신영철 감독은 알렉스에게 박수를 보냈다. 동료들의 공격이 성공했을 때는 누구보다 크게 환호했다. 17-16에서도 깔끔한 하이볼 처리 능력을 보여줬다. 1세트 알렉스는 그야말로 완벽이었다. 1세트에만 블로킹 3개 포함 10점, 공격 성공률 87%를 기록했다. 범실은 없었다.

2세트, 알렉스는 나경복의 뒤를 받쳐주는 조연 역할을 자청했다. 많은 공격을 시도하기보다는 중요한 순간 한방을 해결하는 역할을 맡았다. 20점까지 2점에 그쳤지만, 20-14에서 코트를 찢는 강공격을 성공시키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알렉스는 2세트 4점에 공격 성공률은 80%로 여전히 높았다.

이후 세트에도 알렉스는 변함없이 활약했다. 3세트 상대 에이스 펠리페가 없었다. 코트는 알렉스의 무대였다. 팽팽하던 11-10에서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연속 득점을 보고 최천식 해설위원은 "완벽해요"라는 짧은 한 마디를 남겼다. 15-12에서는 승부에 쐐기를 박는 서브에이스를 기록했다. 알렉스는 팀 승리와 함께 환히 웃으며 코트 밖을 빠져나왔다.

선수는 경기장에서 가장 빛난다. 알렉스는 지난 날 자신의 어리석은 행동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 그런 행동이 팀 화합을 깬다는 것을 확실히 알았다. 승부욕이 있는 건 좋지만 과한 건 팀에 악영향만 미친다. 알렉스도 알고 있는 부분이다. 3세트 서브 범실이 나왔을 때 과한 제스처를 취했지만, 곧바로 주심에게 미안하다는 신호를 보냈다. 이 장면을 보며 해설진도 알렉스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장충체육관에서는 알렉스의 강한 공격, 승부욕뿐만 아니라 그의 환한 미소도 볼 수 있었다. 이런 알렉스의 모습이 신영철 감독이 가장 기대한 부분이다. 성숙해진 알렉스를 기대해본다.


사진_장충/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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