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이 없어도 KGC인삼공사는 흔들리지 않았다 [스파이크노트]

대전/이정원 / 기사승인 : 2021-11-12 20:2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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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없어도 잘 하는데요." 이영택 감독이 2세트 종료 후 남긴 말이었다. 수장의 말처럼 KGC인삼공사 선수들은 잘했다. IBK기업은행을 격파했다.

KGC인삼공사는 12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IBK기업은행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9, 25-16, 25-17)으로 승리하며 3연승을 질주했다.

6승 1패(승점 18점)를 기록한 KGC인삼공사는 현대건설(승점 20점 7승)에 이어 2위 자리를 지켰다.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가 양 팀 최다인 19점을 올렸고, 이소영도 16점으로 지원사격했다. 박혜민(9점)과 한송이(7점)의 활약도 쏠쏠했다.

IBK기업은행은 개막 7연패에 빠졌다. 시즌 첫 승에 또 실패했다. 레베카 라셈(등록명 라셈)이 18점을 올렸지만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이번에도 미비했다. 단 한 명의 국내 선수도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김주향의 8점이 최다였다. 

1세트 이미 승부는 기울었다
이영택 감독은 지난 GS칼텍스전에서 세트 퇴장을 당했다. 이날 경기 코트를 밟을 수 없다. 이동엽 수석코치가 대신 감독직을 맡아야 했다. 수장이 없는 상황에서 경기를 치러야 하는 KGC인삼공사 선수들이다. 하지만 이영택 감독을 선수들을 믿었다. 경기 전 만난 이영택 감독은 "선수들의 분위기가 좋다. 자신감도 많이 올라왔다"라고 말했다.
 


이영택 감독의 말처럼 KGC인삼공사는 자신감이 넘쳤다. 1세트부터 상대를 폭격했다. 이소영의 서브가 상대 리시브 라인을 관통했고, 옐레나의 공격도 불을 뿜었다. 1세트 초반 점수 차가 계속해서 벌어지자 서남원 감독은 급하게 작전 타임 두 번을 모두 소진했다. 또한 공격이 풀리지 않자 조송화를 대신해 김하경을 넣었다.

물론 IBK기업은행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옐레나의 공격을 연이어 유효 블로킹하며 반격 기회를 가져왔고, 이를 라셈이 득점으로 마무리했다. 라셈의 폼은 분명 1라운드 때보다 올라와 보였다. 그래도 역전에는 이르지 못했다. 초반 크게 벌어진 점수 차를 메우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KGC인삼공사는 1세트 초반 이소영의 서브로 재미를 봤다. 0-0에서 시작된 서브는 7-1이 되어서야 끝났다. 2세트에는 한송이의 서브 타임이 이어졌다. 이소영은 스파이크 서브, 한송이는 플로터 서브를 구사한다. 예리한 서브가 상대 수비를 흔들었고, IBK기업은행은 원활한 공격을 풀어가지 못했다.

공격, 수비, 서브 모든 게 잘 되니 코트 안 분위기도 좋았다. KGC인삼공사 선수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세터 염혜선도 자신이 원하는 배구를 할 수 있었다. IBK기업은행은 고비 때마다 상대 블로커에 공격이 막혔다.

설상가상으로 2세트 후반 신연경이 수비 과정에서 약간의 발목 통증을 느꼈다. 수비 핵심이 나갔다. 김수빈이 그 역할을 대체하고자 했지만 쉽지 않았다.

 

 

라셈은 자기 역할 했는데…
라셈은 제 역할을 했다. 1세트 10점에 공격 성공률 52%를 기록했다. 2세트에는 기복을 보이며 3점에 그쳤지만 그래도 라셈은 이날 18점에 공격 성공률 41%를 기록했다. 상대 외인 옐레나(19점, 공격 성공률 43%)와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는 수치는 아니다.

옐레나 옆에는 이소영, 박혜민, 한송이 등이 있었던 반면, 라셈 옆에는 아무도 없었다. 홀로 고군분투했다. 김희진 대신 나선 최정민은 3점에 그쳤고 표승주도 2점에 머물렀다. 라셈 혼자 공격을 하니 이길 수 없었다.

서남원 감독은 3세트 최정민을 대신해 높이가 좋은 김현정을 투입하고, 조송화-김하경에 이어 제3의 세터 이진까지 넣었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일단 공격 득점에서부터 KGC인삼공사와 큰 차이가 났다. 49-32였다.

연패가 길어진다
IBK기업은행은 이날 패배와 함께 7연패에 빠졌다. 팀 최다 연패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전통의 명가 IBK기업은행의 첫 승 소식을 팬들은 목말라하고 있다. 다음 경기는 16일 열리는 페퍼저축은행전이다. 페퍼저축은행의 창단 첫 승 제물이었던 IBK기업은행이 그날 시즌 첫 승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사진_대전/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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