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이 2연패를 끊고 2위로 올라섰다. KB손해보험 노우모리 케이타(등록명 케이타)만큼 현대캐피탈 로날드 히메네즈(등록명 히메네즈)도 흥이 넘쳤다. 어깨춤 세리머니와 함께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현대캐피탈은 17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2라운드 KB손해보험과의 홈경기에서 3-0(25-22, 25-22, 26-24) 승리를 거머쥐었다. 쌍포 히메네즈와 허수봉이 20, 17점을 터뜨리며 팀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김선호도 10점을 올렸다. 특히 올해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한국 땅을 밟은 히메네즈는 V-리그 첫 선발 출전이었다. 공격 성공률 50%를 넘기며 제 몫을 톡톡히 했다.
1라운드 2-3 패배를 설욕한 현대캐피탈은 5승4패(승점 15)로 선두 한국전력과 승점, 승수까지 같으나 세트득실률에 밀려 2위에 랭크됐다. KB손해보험은 우리카드전에 이어 2연패에 빠졌다. 3승5패(승점 10)로 6위에 머물렀다.
1세트 20-20 이후 드러난 허수봉 파워
홈팀 현대캐피탈은 외국인 선수 히메네즈를 선발로 기용했다. 세터 김명관과 윙스파이커 허수봉, 김선호, 미들블로커 박상하와 최민호, 리베로 박경민이 함께 했다. 원정팀 KB손해보험은 아포짓 케이타와 세터 황택의, 윙스파이커 김정호와 홍상혁, 미들블로커 김홍정과 박진우, 리베로 정민수가 먼저 코트를 밟았다.
경기 시작부터 양 팀은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현대캐피탈이 김선호 백어택으로 20-19 앞서가는 듯했지만 KB손해보험이 박진우 속공, 김정호 오픈 성공으로 21-20 앞서갔다. 허수봉이 해결사로 나섰다. 허수봉은 바로 퀵오픈을 득점으로 연결하며 21-21, 22-22 동점을 만들었다. 천금같은 서브 득점까지 올렸다. 23-22가 됐다. 또다시 허수봉의 서브를 케이타가 받게 됐고, 케이타의 오픈은 상대 블로킹과 수비를 뚫지 못했다. 현대캐피탈이 최민호 유효 블로킹과 허수봉 디그, 김명관 토스에 이어 히메네즈 백어택으로 랠리를 마무리 지었다. 24-22로 달아난 현대캐피탈이 상대 케이타 공격 아웃으로 1세트를 가져갔다.
현대캐피탈의 새로운 조합, 히메네즈+허수봉+김선호
히메네즈가 대체 외국인 선수로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었지만, 시즌 직전 왼쪽 대퇴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당초 12주 진단을 받았지만 빠른 회복 속도를 보였다. 지난 1라운드 후반 ‘원포인트 블로커’로 V-리그 데뷔전을 치른 히메네즈는 이날 KB손해보험전에서 첫 선발로 출격했다.
그동안 현대캐피탈은 국내 선수로 버텼다. 베테랑 문성민을 필두로 허수봉, 김선호가 삼각편대를 구축했다. 문성민, 허수봉이 외국인 선수급 활약을 펼쳤고, 김선호는 리베로 박경민과 함께 든든한 수비 라인을 선보였다. 세터 김명관도 안정감을 찾은 모습이었다.
이날은 문성민이 교체 멤버였다. 히메네즈+허수봉 쌍포를 내세운 현대캐피탈이 KB손해보험을 상대로 맹공을 퍼부었다. 3세트 17-17에서 나온 허수봉 블로킹도 결정적이었다. 3세트 18-18에서 잠시 투입된 베테랑 리베로 여오현의 존재감도 컸다. 듀스 접전 끝에 현대캐피탈이 승수를 쌓았다.
케이타만큼 흥이 넘치는 히메네즈
직전 시즌 처음으로 V-리그 무대에 올랐던 케이타는 늘 주목을 받았다. 그의 화려한 세리머니 때문. 그는 한 손을 얼굴 앞에서 흔들며 ‘아무도 나를 막을 수 없다’는 뜻을 드러내곤 했다. 공격을 할 때도 평범하지 않다. 아크로바틱한 스파이크를 선보였고, 상대 블로킹을 따돌리며 공격 성공률을 높였다. 다만 올 시즌에는 지난 시즌과 달리 케이타의 세리머니가 차분해졌다. 이에 후인정 감독은 “세리머니는 선수 본인의 것이라 말할 이유가 없다. 상대팀 눈치 볼 필요도 없고, 경고 받지 않는 선에서 해달라고 주문을 한다”고 설명했다. KB손해보험은 흥이 넘치는 케이타와 함께 밝은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다.
V-리그 신입생인 히메네즈도 이에 못지 않다. 히메네즈도 득점 세리머니로 코트 위에서 춤을 선보였다. 부상으로 나오지 못했던 히메네즈가 코트 위에서 웃기 시작했다.
히메네즈는 경기 초반 자신의 체공력을 이용해 공격을 성공시키는 모습이 자주 나왔다. 올라온 공을 바로 때리지 않고, 점프한 뒤 상대 블로킹을 보면서 공격을 펼쳤다. 이후에는 세터 김명관과 호흡을 맞춰가기 시작했다. 3세트에는 상대 3인 블로킹 앞에서 연타 공격으로 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경기 전 최태웅 감독은 “컨디션 문제는 없다. 이전에도 부상 회복 과정에서 약간의 통증이 있었던 것이다. 100% 몸이 만들어진 상태에서 출전하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 상태를 계속 지켜보겠다”면서 “또 경기를 치르면서 세터와 호흡을 맞춰봐야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며 선발 기용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케이타만큼 흥이 넘치는 외국인 선수가 등장했다. 현대캐피탈 히메네즈다.
사진_천안/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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