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이탈리아판 ‘석석 듀오’가 이끈 트렌티노와 피아첸차의 승리

김희수 / 기사승인 : 2023-05-03 20:3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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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티노와 피아첸차가 아웃사이드 히터 듀오들의 맹활약으로 시리즈 선제 승을 거뒀다.

아웃사이드 히터는 배구에서 가장 바쁜 포지션이다. 리시브, 공격, 수비, 블로킹, 2단 연결까지 코트 위에서 해야 하는 거의 모든 일들에 가담하기 때문이다. 당연하게도 강팀이 되기 위해서는 좋은 아웃사이드 히터를 보유해야 한다.

또한 세부 전술의 차이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부분의 팀은 아웃사이드 히터를 두 명 기용하는 스타팅 라인업을 활용하기 때문에 두 명의 아웃사이드 히터가 모두 정상급인 팀은 언제든 우승을 노릴 수 있는 팀인 경우가 많다. 세 시즌 연속 V-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왕조 탄생을 알린 대한항공이 대표적이다. 정지석과 곽승석, 이른바 ‘석석 듀오’는 공수 양면에서 빠지는 구석이 없는 특급 아웃사이드 히터 듀오로, 대한항공의 세 차례 우승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최근 챔피언결정전과 3위 결정전이 치러지고 있는 2022 이탈리안 슈퍼리가에서도 아웃사이드 히터 듀오들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먼저 치고 나간 이타스 트렌티노(이하 트렌티노)에는 이탈리아의 알레산드로 미켈레토-다니엘레 라비아 듀오가 있다.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남자 세계선수권에서 이탈리아의 24년 만의 우승을 이끈 미켈레토-라비아 듀오는 트렌티노에서도 좋은 호흡을 이어가고 있다.

두 선수의 스타일은 조금 다르다. 2001년생의 신성 미켈레토는 211cm의 압도적인 피지컬에서 나오는 공격력이 돋보인다. 사이드 블록 역시 위력적이다. 또한 일반적으로 아웃사이드 히터는 오른손잡이가 많지만 미켈레토는 왼손잡이기 때문에 상대하는 블로커들의 입장에서 각도를 틀어막기가 쉽지 않다.

1999년생인 라비아는 미켈레토에 비해서는 공격 점유율이 높지 않지만, 아직 리시브와 수비가 불안한 미켈레토에게 없어선 안 될 찰떡궁합 파트너다. 점유율이 높지 않을 뿐, 라비아 역시 언제든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는 공격력을 갖췄다. 서브는 두 선수 모두 강력하다. 단연 트렌티노 전력의 핵심일 수밖에 없다.
 

그런가하면 가스 세일즈 블루에너지 피아첸차(이하 피아첸차)에는 브라질 듀오가 버티고 있다. 욘디 레알 히달고와 히카르도 루카렐리 소우자가 그들이다. 미켈레토와 라비아가 떠오르는 신성 듀오라면, 레알과 루카렐리는 이미 정상에 있는 듀오다. 1988년생인 레알과 1992년생 루카렐리는 각종 우승과 개인상 실적을 쌓아온, 배구 팬들에게는 잘 알려진 슈퍼스타들이다.

브라질 국가대표팀에서 영광의 시간을 함께 만들어온 두 듀오는 피아첸차에서도 합을 맞추고 있다. 특히 루카렐리는 이제는 적지 않은 나이인 레알의 노쇠화가 전혀 체감되지 않을 정도로 정점에 달한 기량을 과시하며 브라질과 피아첸차의 에이스로 활약 중이다. 실제로 지난 2022 세계선수권 준결승에서 루카렐리가 부상으로 이탈하자 브라질은 팀 전체가 흔들리며 폴란드에게 패하기도 했다. 루카렐리의 존재감과 실력을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현지 시간 4월 30일 펼쳐진 3위 결정전 1차전에서 레알과 루카렐리는 서브 득점 3개 포함 23점을 합작했고, 1일 펼쳐진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는 미켈레토와 라비아 듀오가 블로킹 3개 포함 28점을 합작했다. 두 듀오의 활약 속에 피아첸차와 트렌티노는 값진 1승을 챙기며 기분 좋게 시리즈를 시작했다.

이탈리아 리그는 명실상부 전세계 최고의 남자배구 리그다. 혹시 ‘석석 듀오’의 활약을 즐겁게 지켜본 V-리그의 팬들 중 이탈리아 리그에 입문하고 싶은 팬들이 있다면, 트렌티노와 피아첸차의 아웃사이드 히터 듀오들을 지켜볼 만하다.

사진_legavolley.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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