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과 같은 ‘월드 클래스’ 선수가 있는 팀과 젊은 선수들 위주의 팀 중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은 어떤 팀을 선호할까.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을 이끌었던 라바리니 감독은 현재 폴란드 여자배구대표팀 최종 4인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라바리니와 함께 같은 이탈리아 출신의 다니엘레 산타렐리, 알레산드로 키아피니 감독과 프랑스 출신의 스테판 안티가 감독이 포함됐다.
최근 4명의 면접도 마무리됐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라바리니 감독이다.
지난 10일 폴란드 언론 ‘스트레파 시아트코프키’에 따르면 라바리니 감독은 지원 동기에 대해 “폴란드에서 배구는 인기 스포츠다. 여자대표팀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내년에는 폴란드에서 FIVB 세계선수권대회도 열린다. 난 야심 있고 자극적인 도전을 좋아한다. 또 팀 플레이의 색깔을 만들어가면서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을 좋아한다”며 힘줘 말했다.
폴란드는 최근 2008 베이징올림픽 본선 진출 이후 2019 유럽선수권 4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 외 이렇다할만한 성적을 얻지 못했다. 올해는 이모코의 주전 세터이자 폴란드 국가대표 세터 요안나 보워슈는 휴식을 취하고 싶다며 국가대표팀 차출을 거부하기도 했다. 폴란드 여자배구대표팀의 반전이 필요한 시기다.
라바리니 감독 역시 보워슈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봤을 때 보워슈는 확실히 대표팀 전력을 높일 수 있다. 대표팀에 복귀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여자배구 1부리그 세리에A1 노바라 지휘봉을 잡고 있는 라바리니 감독은 지난 시즌 폴란드 국가대표 아포짓 말비나 스마르젝과 같은 소속이었다. 지원하기 전 스마르젝과 나눈 얘기가 있냐는 질문에는 “아니다”고 답했다.
‘한 명의 레전드를 중심으로 구성된 팀과 젊은 선수로 구성된 팀과 일하는 것이 얼마나 다른가’에 대한 질문에는 “한국에서는 김연경이 팀의 원동력이었다. 김연경과 같은 레전드와 일하는 것이 더 쉽다. 경기를 하면서 쉽게 문제를 해결하고, 팀의 요구에 적응할 수 있다. 반면 그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그는 많은 책임감을 갖게 된다”면서 “젊은 배구 선수로 구성된 팀은 한 명의 의존도가 낮은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갖고 있는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더 어렵다. 다만 나중에 팀을 더 경쟁력 있게 만들 수는 있다”며 구체적으로 비교를 했다.
선수 경험이 없는 라바리니 감독은 팀 스태프부터 시작해 감독 자리까지 올랐다. 2017년 이탈리아 베르가모를 떠나 브라질 미나스로 향했고, 미나스에서 브라질 국가대표 선수들과 함께 탁월한 조직력을 드러내며 괄목할만한 성과를 얻은 바 있다. 2018년에는 FIVB 세계클럽선수권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마침내 2019년 한국 여자배구대표팀 첫 외국인 사령탑이 됐고,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4강 진출한 사령탑이 됐다. 라바리니 감독 개인적으로도 올림픽은 꿈의 무대였다. 도쿄에서 선수들과 함께 4강 기적을 선사한 뒤 지휘봉을 내려놨다.
이 가운데 2019년 이탈리아 부스토 아르시치 감독을 맡은 뒤 1년 뒤에는 노바라 사령탑이 됐다. 세리에A1 선두 이모코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명장 반열에 오른 라바리니 감독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한편 폴란드의 ‘TVP스포츠’, 이탈리아 ‘VCO Azzurra TV’는 라바리니 감독이 폴란드가 아닌 러시아 여자배구대표팀 감독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이탈리아 출신이자 한국과의 대륙간라운드 맞대결이 끝난 뒤 인종차별 제스처로 논란을 일으켰던 세르히오 부사토 감독 후임자로 라바리니 감독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배구연맹 내부적으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사토 감독과 재계약, 페네르바체를 이끌고 있는 조란 테르지치 감독도 후보에 포함됐다. 러시아 여자배구의 전설 류보프 소콜로바와 에카테리나 가모바 등이 라바리니 감독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매체들에 따르면 라바리니 측은 “러시아배구연맹으로부터 어떠한 연락도 받지 않았다”며 러시아행 가능성을 일축했다.
사진_이탈리아 여자배구리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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