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크리스마스이브 저녁은 아름다웠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이끄는 대한항공은 24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한국전력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2-25, 25-15, 25-14, 25-18)로 승리했다. 2연승이다.
3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대한항공은 3라운드를 5승 1패로 마무리했다. 또한 승점 3점을 추가하며 승점 33점(11승 7패)을 기록, 1위 자리를 지켰다.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가 6점으로 다소 부진했지만 큰 타격은 없었다. 임동혁-정지석의 쌍포가 매서웠기 때문이다. 임동혁은 23점-공격 성공률 71%, 정지석은 18점-공격 성공률 66%를 기록했다. 두 선수 모두 화끈한 공격력이 인상적이었다. 여기에 조재영과 진성태도 중앙을 든든히 지켰고, 세터 한선수도 블로킹 4개 포함 5점을 올렸다.
또한 블로킹과 서브에서도 각각 12-7, 8-2로 우위를 점했다.
한국전력은 시즌 첫 연패에 빠졌다. 다우디 오켈로(등록명 다우디)가 6점에 머문 가운데 국내 선수들의 활약도 눈에 띄지 않았다. 서재덕의 9점이 팀 내 최다 득점이다. 두 자릿수 득점자가 없었다. 여전히 승점 27점(10승 7패)으로 3위에 자리했다.
박빙의 1, 2세트
1세트부터 박빙의 승부가 이어진 가운데 한국전력은 서재덕의 깔끔한 블로킹 세 방이 큰 힘이 됐다. 다우디까지 득점에 가세했다. 반면 대한항공은 기대했던 정지석이 무득점에 그쳤고, 계속되는 서브 범실은 아쉬움을 남겼다.
2세트는 대한항공이 기세를 잡았다. 정지석 연속 서브에이스와 함께 링컨 대신 코트를 밟은 임동혁의 득점포가 매서웠다. 한국전력은 계속되는 다우디의 득점 무위 속에 점수 차를 좁히지 못했다. 장병철 감독도 다우디를 빼고 박철우를 넣었다.
흔들리는 한국전력
외인들의 특별한 부상은 없었지만 코트 위에 토종 선수들만 있었다. 그중에서 빛난 선수는 정지석과 임동혁. 정지석과 임동혁은 2세트에만 각 7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더니 이후에도 맹폭을 터트렸다. 이 둘이 2세트를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한국전력은 서재덕이 계속해서 분투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장병철 감독이 "장기인 블로킹에서 득점을 쌓아야 한다"라고 했지만 이는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일단 상대 서브에 크게 애를 먹었다. 2세트에 4개, 3세트에 2개의 서브 득점을 허용했다.
그러다 보니 되려 블로킹에서 득점을 추가하는 게 아니라 상대 블로커 벽에 막히며 득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특히 3세트까지 한선수에게만 4개의 공격이 막혔다. 대한항공이 3세트까지 기록한 블로킹 개수는 10개로 한국전력보다 딱 두 배 많았다.
1세트는 없었다
1세트를 허무하게 내준 대한항공은 2세트부터 우리가 알던 대한항공으로 돌아와 경기를 펼쳤다. 블로킹이면 블로킹, 서브면 서브 모든 게 원하는 대로 풀리기 시작했다.
특히 임동혁과 정지석은 막을 수 없었다. 2세트는 물론이고 3, 4세트에도 이들의 화력은 식지 않았다. 좌우에서 계속 득점을 올리니 한국전력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서재덕과 박철우는 힘이 빠진 모습이었고, 3세트 중반 공격력 강화를 위해 이시몬 대신 들어온 김지한도 뚜렷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4세트에는 김지한-다우디-서재덕 삼각편대를 내세웠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
4세트에도 대한항공은 강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고, 이를 유효 블로킹 시켜 자신들의 득점으로 가져왔다. 마치 하나의 공식처럼 대한항공 플레이는 딱딱 들어맞았다. 대한항공은 곽승석의 마지막 득점과 함께 경기를 승리로 가져왔다.
선물이 쏟아진다
오늘(24일)은 크리스마스이브, 내일(25일)은 크리스마스다. 그래서 경기 전 대한항공 선수들은 직접 산타 모자를 쓰고 체육관을 돌며 크리스마스이브 저녁에 계양에 온 홈 팬들에게 선물을 선사했다. 대한항공 선수들에게 물건 선물에 이어 승리 선물까지 받은 홈 팬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경기장을 떠났다. 이들에게는 즐거운 크리스마스이브 저녁이 되었다.
사진_인천/박상혁 기자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