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팀이라고 봐주지 않았다. 레오가 삼성화재를 상대로 코트를 지배했다.
OK금융그룹이 9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삼성화재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21, 25-23, 17-25, 25-22)로 승리하며 1라운드를 4승 2패로 마무리했다.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는 V-리그 복귀 이후 처음으로 친정팀을 상대했다. 삼성화재 시절 함께 코트에서 뛰었던 고준용을 맞은편 코트에서, 고희진 감독을 적장으로 마주했다. 삼성화재는 지난 현대캐피탈 경기에서 불안함을 보였던 정성규 대신 고준용을 선발로 기용했다. 상대 강서브에 대비해 리시브와 수비에 안정감을 더했다.
외국인 선수간 신경전도 상당했다. 레오와 카일 러셀(등록명 러셀)의 첫 맞대결에선 V-리그 선배인 레오가 웃었다. 세트 후반 결정력에서 OK금융그룹이 우위를 점했다. 삼성화재는 매 세트 주도했지만 후반 집중력이 아쉬웠다. 중요한 순간마다 상대에게 공격이 막히면서 분위기를 내주고 말았다.
1세트 높이에서 우세한 OK금융그룹, ‘BLK 5-0’
OK금융그룹의 중앙이 경기를 주도했다. 박원빈이 3개, 진상헌이 2개를 기록하면서 블로킹에서 완벽하게 우위를 점했다. 14-14 동점 상황, 박원빈이 황경민 백어택에 이어 러셀의 공격까지 연속으로 차단하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5개 블로킹 중 러셀 공격만 3개를 잡아내며 상대 에이스의 공격 루트를 막았다.
삼성화재는 경기 중반까지 앞서가며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상대에게 연속으로 블로킹이 잡히면서 분위기를 상대에게 내줬다. 강점인 서브에서도 효과를 보지 못했다. 러셀이 서브 득점을 올렸지만 국내 선수들의 지원 사격이 부족했다. 서브 강화를 위해 정성규, 김우진, 신장호가 차례로 원 포인트 서버로 코트에 들어갔지만 모두 네트에 걸리는 범실을 하고 말았다.
승부 결정 지은 후반 집중력
2세트도 1세트와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갔다. 삼성화재의 출발이 좋았다. 삼성화재는 11-10, 러셀의 서브 차례 때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3점 차로 앞서갔다. 하지만 중반에 이르러 박원빈의 블로킹이 다시 한번 효과를 봤다. 16-17 상황, 박원빈이 안우재의 속공을 잡아내면서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18-18, 전병선의 서브가 삼성화재를 흔들었다. 전병선의 강서브가 삼성화재의 리시브를 흔들었고, 이후 블로킹 득점으로 역전에 이르렀다. 삼성화재는 세트 후반 결정력이 아쉬웠다. 눈에 보이는 범실이 뼈아팠다. 러셀의 공격 범실이 나오면서 OK금융그룹이 먼저 20점 고지를 밟았다. 분위기를 타자 2세트마저 가져오는데 성공했다.
3세트 분위기 반전, 한상길 카드
이전 세트와는 달랐다. 삼성화재가 세트 초반 잡은 분위기를 마지막까지 유지했다. 한상길 교체 카드는 성공적이었다. 허리 부상 이후 돌아온 한상길이 오랜만에 코트 위를 종횡무진 달렸다. 3세트 황승빈은 한상길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연속 속공 득점을 올리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러셀의 강서브도 상당했다. 3세트에만 4개의 서브에이스를 기록했다. 국내 선수들의 활약도 쏠쏠했다. 홍민기가 블로킹 2개를 잡아내면서 중앙에서 제 역할을 다했다. 세트 포인트에는 정성규가 서브 득점을 올리면서 세트를 마무리했다.
러셀 활약의 '명과 암'
서브와 공격에서 보여준 활약이 두드러지게 상반됐다. 서브 5개를 포함해 팀 내 최다 득점인 33점을 올렸다. 러셀의 서브로 효과를 봤던 3세트는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너무 많은 범실을 기록했다. 16개로 점수를 쉽게 상대에게 헌납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나온 공격 범실은 상대에게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다. 그 순간이 세트 후반이라는 게 더욱 뼈아팠다.
사진_안산/유용우 기자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