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집중력과 떨어진 체력...한국, 태국에 충격패[AVC컵]

김희수 / 기사승인 : 2022-08-09 20:5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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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휴식이 문제였을까, 홈팀을 향한 응원이 부담스러웠을까. 한국의 경기력은 홍콩전과는 딴판이었다. 임도헌호의 항해가 큰 암초를 맞닥뜨렸다.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은 9일(이하 한국시간) 태국 나콘파톰에서 펼쳐진 2022 아시아배구연맹(AVC) 컵 A조 예선에서 태국에 세트 스코어 2-3(25-17, 25-23, 19-25, 23-25, 12-15) 역전패를 당했다. 조별 예선 2연승을 노렸던 한국은 불안한 경기력으로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였다.

이날 한국 선수들은 전반적으로 무거운 몸놀림을 보였다. 특히 아포짓 포지션에서 그간 맹활약을 펼쳤던 허수봉과 임동혁이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이 뼈아팠다. 추격이 시급한 상황에서 계속해서 나온 서브 범실 역시 아쉬웠다. 대회 첫 출전임에도 서브 에이스 2개를 포함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김규민의 활약 정도가 위안거리였다. 반면 태국은 코난과 비니지디 쌍포가 맹위를 떨치며 홈에서 대어를 낚는 데 성공했다.

1승 1패로 A조 2위가 된 한국은 오는 11일 오후 5시에 C조 1위 일본과 맞붙는다. 예상치 못한 패배가 운명의 한일전을 성사시켰다.

1세트 초반은 양 팀의 아포짓인 임동혁과 아몬텝 코난이 공격을 주도하며 치열하게 전개됐다. 한국은 잦은 서브 범실로 리드를 벌리지 못하며 다소 불안한 초반을 보냈다. 한국은 10-9 한 점차 상황에서 벌어진 1세트의 가장 긴 랠리를 임동혁이 마무리하며 분위기를 회복했다. 연속 득점으로 점수를 13-9까지 벌리는 데 성공했다. 김규민의 블로킹으로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 선착한 한국은 이후 보다 안정된 경기력을 선보였다. 칸타팟 쿤미의 중앙 공격에 다소 고전했지만, 계속해서 태국의 서브를 사이드 아웃해냈다. 한국은 세트 후반 교체 투입된 임성진이 연달아 득점을 올리며 1세트를 25-17로 가져왔다.

2세트 초반 한국은 태국에 일방적으로 끌려갔다. 한국은 쿤미와 나파뎃 비니지디의 높이에 임동혁의 공격이 계속해서 막히며 1-5로 초반 흐름을 내줬다. 답답한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또 한 번 교체 투입된 임성진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임성진은 투입되자마자 왼쪽에서의 빠른 공격과 중앙에서의 센스 있는 밀어 넣기를 모두 성공시키며 11-11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한국은 13-16으로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까지도 리드를 뺏어오지 못했다. 위기에서 나경복과 박경민이 나섰다. 16-19로 끌려가던 한국은 나경복의 서브 에이스 1개 포함 3연속 강서브로 19-19 동점을 만들었다. 18-19 1점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터진 박경민의 엄청난 디그가 백미였다. 계속되는 동점 랠리 속에서 한국은 나경복의 블로킹으로 24-23을 만들며 세트 포인트에 이르러서야 2세트의 첫 리드를 가져왔다. 세트 포인트에서 김규민의 서브 에이스가 작렬하면서 한국은 2세트를 25-23으로 승리했다.

3세트는 비디오 판독이 초반 흐름을 갈랐다. 5-5 상황에서 나온 코난의 공격이 범실로 판정되자, 태국은 블로커 터치아웃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한국의 블로커 터치가 인정되며 판정이 번복되자 한국은 센터라인 침범에 대한 추가 판독을 요청했는데, 임도헌 감독이 보고자 하는 장면이 아닌 다른 장면으로 판독이 진행되며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임 감독의 항의에도 추가 판독은 진행되지 않았고 태국의 점수가 인정됐다. 이후 나경복과 한선수의 범실까지 나오며 한국은 5-8로 또다시 초반 흐름을 내줬다. 비니지디를 필두로 태국의 블로커들이 기민한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한국의 날개 공격은 계속해서 막혔고 순식간에 10-15까지 점수 차가 벌어졌다. 허수봉이 서브 에이스 2개와 재치 있는 공격으로 15-16를 만들며 점수 차를 좁혀나갔지만, 역전에는 실패했다. 한국은 수비 집중력이 급격히 저하되면서 다소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17-21에서 나온 엄청난 랠리가 나경복의 사이드라인 아웃 판단 미스로 허무하게 끝나는 모습은 이날의 경기력을 압축해서 보여줬다. 이후에도 한국은 홈팬들을 등에 업은 태국의 분위기에 짓눌리며 19-25로 3세트를 내줬다.



4세트에도 여전히 한국의 경기력은 들쑥날쑥했다. 태국은 세트 초반 프라서트 핀카우와 챗몽콘 파켓케우가 블로킹 득점을 만들어내며 한국의 날개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임동혁의 서브 타임에 7-6으로 잠시 리드를 가져왔던 한국은 불안정한 수비로 비니지디에게 다이렉트 득점을 허용하며 다시 테크니컬 타임아웃을 태국에 먼저 내줬다. 경기 내내 아포짓 포지션에서 원활한 공격이 이뤄지지 않자 한선수는 나경복의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이에 질세라 태국도 비니지디에게 점유율을 몰아주면서 맞불을 놨고, 나경복과 비니지디의 대결 구도로 세트 중반이 흘러갔다. 10-10에서부터 서로 연속 득점을 허용하지 않은 두 팀의 치열한 랠리는 17-17에서 사낫 밤렁파크디의 득점이 나오며 태국의 연속 득점으로 끝이 났다. 한국은 조재성과 임동혁이 연달아 서브 범실을 저지른 반면, 태국은 비니지디의 강서브가 연달아 터지면서 23-21을 만들며 승기를 굳혀갔다. 한국은 임동혁의 공격과 한선수의 블로킹으로 23-24를 만들며 추격했지만, 코난의 공격이 블로커 터치아웃 됐다. 태국이 25-23으로 4세트를 가져갔다.

마지막 5세트에서도 한국은 경기력을 회복하지 못했다. 임성진과 임동혁의 연속 공격 범실로 2-4로 끌려간 한국은 나경복이 공격 득점에 이어 2단 공격까지 성공시키며 8-8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태국은 코난이 어려운 볼들을 연달아 처리해냈고, 파켓케우의 서브 에이스까지 터지면서 13-10으로 한국을 앞서나갔다. 현지 관중들의 응원은 점점 더 커졌고, 비니지디의 마지막 득점이 나오면서 5세트가 끝났다. 태국의 3-2 승리였다.

사진_AVC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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