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인삼공사가 힘겹게 승리를 챙겼다.

KGC인삼공사는 19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페퍼저축은행과 시즌 첫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16-25, 25-18, 25-21, 25-17)로 승리했다.

KGC인삼공사는 이소영이 21점, 옐레나 므라제노비치가 19점을 올렸다. 페퍼저축은행은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가 22점을 올렸으나 1세트 승리 기운을 잇지 못했다.

모두가 놀랐다! 페퍼저축은행의 아름다운 1세트
그래도 페퍼저축은행이 보여준 모습은 눈부셨다. 모두를 놀라게 할 만큼 예상 밖의 경기력이었다. 김형실 감독도 경기 전 "5일 밖에 연습을 못 했다. 아직은 역부족이다. 연습량이 부족했고 선수들이 아직 내 마음에 안 찬다. 내가 원하는 경기력이 개막전에 안 나올 거 같다"라고 말했지만 이는 엄살이었다. 선수들은 기대 이상이었다.

시작부터 한송이의 공격을 막은 하혜진의 블로킹은 시작에 불과했다. 페퍼저축은행의 1세트는 화려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이현의 서브 때 무려 5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리드를 잡았다. 이현은 집요하게 박혜민만 노렸다. 또한 이한비의 디그 역시 빛났다. 상대 공격수의 공의 위치를 미리 알고 있는 듯 보였다. 이한비는 득점에서까지 힘을 줬다. 여기에 하헤진과 엘리자벳, 박경현까지 고루 득점을 올렸다.  

 

앨라자벳의 높이는 KGC인삼공사 선수들에게 충분히 위협을 줬다. 파워풀한 공격과 서브는 소문 그대로였다. 상대 머리 위에서 공격을 하니 막을 수 없었다. 각이 큰 공격에 KGC인삼공사 수비 라인은 속수무책이었다.

쉽지 않은 광주 원정
KGC인삼공사 이영택 감독은 이런 말을 했다. "경기장이 생각보다 크다. 서브할 때 공이 많이 흔들릴 수 있다. 리시브 라인의 활약이 중요하다." 이영택 감독의 걱정은 곧 현실이 되었다. KGC인삼공사의 1세트 리시브는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리시브가 흔들리니 원하는 경기력을 선보일 수 없는 건 당연했다. 리시브 효율은 18%에 불과했다. KGC인삼공사는 1세트 10-17까지 끌려갔다. 연습경기 때 보이지 않던 넷터치 범실까지 나왔다.

또한 광주 팬들의 뜨거운 응원이 KGC인삼공사 선수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렸다. 이영택 감독도 선수들에게 '차분하게 하라'고 계속해서 신호를 보냈지만 원하는 선수들의 행동은 나오지 않았다.

다행히 2세트 들어 감을 잡았다.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기 시작했고, 수비 조직력도 맞아 떨어졌다. 블로킹까지 살아났다. 이소영, 박은진이 엘리자벳, 최가은의 공격을 연이어 막아냈다. 이소영이 중심을 잡았고, 옐레나가 그 뒤를 든든히 받쳤다.

페퍼저축은행은 1세트의 열기를 잇지 못했다. 노련한 선수들이 많은 KGC인삼공사가 재정비를 하고 나왔다. 다시 당하지 않았다. 이후 세트에서도 KGC인삼공사를 힘들게 했지만 리드는 없었다. 그래도 엘리자벳을 축으로 하혜진의 중앙 공격이 위력을 발휘한 건 위안이었다.

이소영이 구했다
이 선수가 없었다면 KGC인삼공사의 승리도 장담할 수 없었다. 바로 이소영이다. 이소영은 팀이 필요한 순간마다 한방을 책임져줬다. 모범 FA의 정석을 보여줬다. 수비면 수비, 공격이면 공격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경기 전 이영택 감독도 "이소영 선수가 있기에 리베로 선수들도 안정감을 갖고 할 수 있을 것. 이것도 이소영 효과다"라고 말했다.

이소영은 1세트와 2세트, 팀 내 최다 득점을 책임졌다. 2세트를 마무리하는 득점도 그녀의 몫이었다. 3세트 팀이 흔들릴 때도 상대의 분위기를 끊어주는 득점을 올린 선수도 이소영이다. 공격에서 풀리지 않으면 수비와 이단 연결에서 큰 힘을 줬다. 성공적인 KGC인삼공사 데뷔전을 치렀다. 

옐레나 역시 3세트부터 살아났다. 2세트까지만 하더라도 엘리자벳의 화력에 밀려 맥을 못 췄으나 3세트부터 조금씩 살아났다. 볼의 높이, 염혜선과의 호흡이 점차 맞아갔다. 3세트 옐레나가 올린 7점이 아니었다면 KGC인삼공사의 승리도 장담할 수 없었다.

패배에도 희망 본 페퍼저축은행
패배했지만 페퍼저축은행은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백 명이면 백 명이 0-3 패배를 예상했지만, 이들은 하루빨리 시즌 첫 승을 거둘 수 있다는 희망을 광주 팬들에게 선사했다. 온몸을 날려 상대 공격을 막으려고 했다. 끈질기고, 공 하나의 소중함을 알았다. 팬들 역시 선수들이 몸을 날리는 선수들의 플레이를 박수로 화답했다.

엘리자벳은 계속해서 고공 폭격을 선보였고, 블로커 사이를 뚫는 것도 그녀에게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오랜만에 프로로 돌아온 박경현과 유망주의 껍질을 벗으려는 하혜진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였다. 신인 선수들까지 팀에 하루빨리 적응한다면 페퍼저축은행도 충분히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22일 GS칼텍스와 경기를 통해 시즌 첫 승에 도전하며, KGC인삼공사는 23일 한국도로공사전에서 2연승을 노린다.


사진_광주/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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