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인천/서영욱 기자] 두 팀 모두 백업 세터가 나선 경기, 결과에서 웃은 건 IBK기업은행이었다.
1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경기,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은 모두 기존 주전 세터가 아닌 백업 세터들로 경기에 나섰다. 흥국생명은 이다영이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구단으로부터 무기한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IBK기업은행은 조송화가 컨디션 난조를 겪으면서 김하경이 선발로 나섰다.
두 팀 모두 경기 중에 나온 세터와 공격수 호흡은 불안정했다. IBK기업은행이 1세트를 가져오는 과정에서도 공격수를 향한 패스가 네트에서 떨어지는 게 많았다. 지난 12월 30일 경기에서 조송화 대신 투입됐을 당시 라자레바와 호흡이 특히 흔들렸던 김하경은 이날도 라자레바와 호흡은 다소 불안정했다. 하지만 라자레바가 어려운 상황에도 득점을 꾸준히 올렸고 블로킹이 터지면서 IBK기업은행은 흐름을 가져왔다.
2세트 이후에는 국내 선수들이 공격에서 힘을 내면서 IBK기업은행은 안정감을 찾았다. 표승주와 김주향이 모두 득점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면서 김하경 어깨를 가볍게 했다. 공격수들이 힘을 내주면서 김하경도 세트를 치르면서 조금씩 안정감을 더했다. IBK기업은행 끈끈한 수비 역시 빛났다.
흥국생명은 김다솔로 출발해 신인 박혜진까지 두 선수를 함께 기용했다. 하지만 두 가지 카드 모두 여의치 않았다. 먼저 코트를 밟은 김다솔이 공격수와 호흡이 맞지 않자 흥국생명은 박혜진을 투입했다. 박혜진은 속공 득점을 한 차례 만들어내기도 했지만 1세트 오랫동안 코트를 지키진 않았다. 1세트 한때 흥국생명 팀 공격 성공률은 10%까지 떨어졌다.
1세트 막판 김연경이 힘을 내면서 흥국생명은 10점 이상으로 벌어진 점수차를 한 자릿수로 좁히는 데 성공했고 21-24까지 추격했지만 더 좁히는 데는 실패했다.
2, 3세트는 1세트보다 일방적인 흐름이었다. IBK기업은행은 세트 중반으로 향하면서 점수차를 크게 벌렸다. 흥국생명은 공격 득점을 올리기가 좀처럼 쉽지 않았다. 김다솔과 박혜진 모두 흔들렸고 공격수들은 어려운 볼을 때릴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리시브에서 안정감도 가져가지 못하면서 어려움은 더 커졌다. 김연경마저 2, 3세트에는 힘에 부치면서 흥국생명은 이렇다 할 반격에 나서지 못한 채 0-3으로 경기를 내줬다.
흥국생명으로서는 어려움이 계속될 상황이다. 남은 시즌은 김다솔과 박혜진이 세터진을 지켜야 한다. 상대적으로 공격수와 합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던 건 분명하다. 두 선수를 위한 시간은 부족하다. 실전을 통해 합을 맞추고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4연패로 분위기가 떨어진 상황, 주전 세터도 이탈한 흥국생명에 주어진 과제가 녹록지 않다.
사진=인천/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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