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택의. 김재휘. 김지승. 김도훈도 안양 삼막산 계곡 입수로 화답
[더스파이크=강예진 기자] KB손해보험 이상렬 감독이 계곡 물에 들어가 ‘동기부여’를 외쳤다.
KB손해보험 이상렬 감독은 13일 아침 일찍부터 강원도 인제군 내린천 진동계곡 아침가리골을 찾았다. 구단 SNS에 올라온 영상 속 이상렬 감독은 “그동안 열심히 했고 앞으로도 잘하라고 동기부여를 위해서 강원도 내린천 진동계곡에 아침가리에 계곡 입수를 하러 왔다”라는 말과 동시에 상의를 탈의하고 성큼성큼 계곡물로 다가갔다.
“화이팅”이라는 말과 함께 입수한 이상렬 감독은 20초가량 물에 몸을 담그고 나오면서 “주먹이 떨어져 나가는 것 같은...”이라는 소감을 남겼다.
시발점은 지난 12일이었다. KB손해보험은 대한항공에 2-3으로 패하며 시즌 첫 연패를 떠안았다. 경기 후 이상렬 감독은 공식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의욕,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라면서 ‘멘탈’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감독이 선수들에게 해줄 게 없을 땐 미안한 마음이 크다”라면서 “쉬는 동안 강원도 인제에 가서 계곡물에 입수하는 장면을 찍어 선수들에게 보여주면 동기부여가 될까”라며 농담과 진담이 섞인 발언을 던졌다.
이상렬 감독은 진심이었다. 13일 <더스파이크>와 전화 통화에서 이상렬 감독은 “영상이 올라갔나요? 프라이버시인데...(웃음)”라면서 “농담이 아니고 당연히 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라며 운을 뗐다.
마침 13일 새벽부터 눈이 내렸다. 산속은 하얀 눈으로 뒤덮여 있었다. 이상렬 감독은 “너무 추워서 코로나도 싹 달아나는 느낌이었다. 피로회복이 확 됐다”라고 웃으며 “선수들한테 ‘동기부여 해줄 게 없을까’하고 생각했다. 남의 영상을 보여주는 것보다는 내가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구체적인 계기를 말했다.
매니저가 동행해 촬영한 영상은 선수들과 함께 있는 단체 카톡방에 보내졌다. 영상을 본 선수 몇 명도 감독의 그런 의지에 응하고자 안양 삼막산 계곡에 가서 자발적으로 입수한 영상을 보냈다.
이상렬 감독은 “선수들에게 예고하고 갔던 건 아니다. 내가 영상을 올리니까 황택의. 김재휘. 김지승. 김도훈도 영상을 보내더라.”라고 밝혔다.
패배해서만이 아니다. 이상렬 감독은 매번 선수들의 ‘심리’와 ‘멘탈’을 강조한다. 불안함을 떨치고 자신감을 얻었으면 했다. 타 구단보다 휴식을 길게 주는 것도 실력보다는 정신적인 면에서 선수들에게 안정을 주기 위해서다.
이상렬 감독은 종종 이런 방식으로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불어 넣겠다고 말했다. “이기든 지든 결과에 상관없이 계속 동기부여 해줄 거다. 매일은 아니고 시간 날 때마다, 라운드 별로 하나씩 할까 한다. 산에도 가볼까 생각 중이다. 나도 체력적으로 힘들다. 짧으면서도 임팩트 있는 거로 고민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14일 기준, 3위(승점 29점)로 1,2위 자리에서 밀렸지만 지난 시즌과 달리 상위권 다툼을 하며 ‘돌풍의 핵’으로 자리 잡았다.
감독과 선수가 모두 한마음 한뜻이다. 시즌은 길고, 올 시즌 KB손해보험은 쉽게 무너질 팀이 아니다. 오는 17일 삼성화재와 3라운드 경기서 선두 싸움에 박차를 가한다.
사진=구단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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