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군단 현대캐피탈에서 차영석은 살림꾼을 자처했다. 그러나 그 역시도 스타들 못지않게 빛이 났다.
지난해 10월 군 전역 후 팀에 합류한 차영석은 진순기 감독대행의 황태자라 불릴 만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진 대행 부임 후 많은 기회를 얻으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는 신장은 크지 않지만 날카로운 스파이크 서브와 강력한 속공이라는 자신만의 무기로 준수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5일 의정부 실내체육관에서 치러진 KB손해보험과 현대캐피탈의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경기에서도 차영석은 좋은 활약을 펼쳤다. 블로킹 4개 포함 10점을 터뜨렸고, 범실은 하나밖에 저지르지 않았다. 팀 역시 세트스코어 3-0(25-14, 25-22, 25-19) 완승을 거뒀다.
“승리해서 기쁘다.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어서 더 기쁜 것 같다”고 승리 소감을 전한 차영석은 “팀적으로는 선수들끼리 소통하면서 범실 관리를 잘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 블로킹에 대한 대화도 선수들과 많이 나눴는데, 개인적으로는 블로킹이 잘 된 것 같다”며 팀적으로, 또 개인적으로 잘 된 부분을 소개했다.
차영석은 이후 인터뷰 내내 최선을 다하는 마음가짐을 언급했다. 이날 경기 도중 차영석은 아흐메드 이크바이리(등록명 아흐메드)와 나란히 블로킹을 뜨는 상황이 로테이션에 비해 많았다.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를 견제하기 위한 블로킹 스위치가 전략적으로 준비됐기 때문이다. 차영석은 “딱히 스위치 자체를 크게 의식하지는 않는다. 내 옆에서 누가 블로킹을 떠도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었다”며 크게 의식하지는 않았음을 전했다.
다음 시즌에 새롭게 부임할 필립 블랑 감독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도 차영석은 노력을 강조했다. 그는 “나는 미들블로커치고는 키가 좀 작은 편이지만, 점프력과 기본기에서는 나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을 어필해야 할 것 같긴 하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누가 오든 최선을 다하다 보면 경기를 많이 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또 한 번 노력을 강조하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진 대행의 황태자로 거듭난 부분에 대해서도 “감독님께서 네가 들어가는 이유는 스파이크 서브를 잘 때리고, 기본기가 좋기 때문이라고 말씀해주셨다”고 먼저 입을 연 차영석은 “나는 나에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감독대행님께 감사드린다”며 한결같은 모습을 보였다.
이제 정규리그는 그야말로 끝을 향해 가고 있다. 선수들은 모두 체력적 한계에 부딪히는 시기고, 차영석 역시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10월에 전역을 했기 때문에 온전히 비시즌을 함께 하지 못했다. 그래서 체력적으로 조금 떨어진다고 느끼기는 한다. 하지만 내가 감당해야 할 부분”이라고 덤덤하게 이야기한 차영석은 “전역하고 나서 초반에는 감각적으로 조금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확실히 실전을 소화해야 감각도 회복할 수 있다. 경기를 치르며 시즌 막바지가 되니까 예전의 좋았던 상태가 돼 가고 있는 것 같다”며 감각적으로는 이득을 보고 있는 부분도 있음을 전했다.
차영석의 팀 현대캐피탈에는 스타 플레이어들이 즐비하다. 허수봉‧전광인‧문성민 등 V-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들이 현대캐피탈의 코트를 빛낸다. 차영석은 “우리 팀에 스타들이 많은 만큼 살림꾼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다. 옆에서 스타 선수들을 보조해주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하면서 선수들과 필요한 대화도 많이 하는 것이 내 역할”이라며 살림꾼을 자처했다. 시즌 내내 스타들 못지않게 자신의 역할을 다하며 빛나고 있음에도 겸손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차영석이었다.
차영석은 끝으로 “의정부까지 많은 팬 분들이 와서 응원해주신 덕분에, 힘을 받아 승리할 수 있었다. 남은 경기도 끝까지 저희와 함께 뛰어주셨으면 한다. 정말 감사하다”는 인사를 팬들에게 전했다. 스타들의 옆에서 살림꾼을 자처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빛을 발하고 있는 또 하나의 스타 차영석이 팬들과 함께 맞을 이번 시즌의 엔딩은 과연 해피엔딩이 될 수 있을까.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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