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인·정지윤·이다현의 한 목소리 “신체조건의 차이를 계획대로 극복하지 못했다” [VNL]

수원/김희수 / 기사승인 : 2023-06-29 21: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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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삼’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세 명의 젊은 선수들은 한 목소리로 패배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예상했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준비한 것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한국이 29일 수원 칠보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여자부 3주차 경기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세트스코어 0-3(18-25, 18-25, 14-25) 완패를 당했다. 이번 대회 전패 탈출에도 실패했고, 세자르호의 VNL 연패 숫자도 22로 늘어났다. 주요 스탯에서 도미니카공화국보다 앞선 것은 범실 관리(12-17) 하나였을 정도로, 전방위로 압도당한 경기였다.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실에는 ‘현미삼(현대건설의 미래 삼인방)’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세 선수 김다인·정지윤·이다현이 들어왔다. 세 선수는 나란히 경기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다현은 “상대의 체격조건이 우리보다 우위인 것은 사실이고, 그것에 대한 생각은 하고 경기에 들어갔다. 다만 이걸 극복하기 위해서는 원 블록 상황이 왔을 때 우리가 잘 뚫었어야 했는데, 그게 잘 안 된 부분이 아쉽다”는 분석을 들려줬고, 이어서 정지윤도 “피지컬 차이가 나는 만큼 기술적인 부분이나 섬세한 터치 등을 더 신경 쓰면서 우리의 플레이를 해야 했는데 그게 잘 안 됐다”는 말을 덧붙였다.

김다인은 조금 더 자조적인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국제대회를 치르게 되면 국내에서 하던 플레이들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감독님도 그걸 우리에게 상기시켜 주신다. 많은 것들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그것들이 바로 실현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모두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 그래도 계속 밀어붙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부족함을 인정하되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냈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은 길어지는 연패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의 ‘성장’에 대해 조금은 낙관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선수들에게 세자르 감독이 언급하는 성장에 대해 어떻게 체감하고 있는지를 물었다. 이에 이다현은 “결과로만 봤을 때는 우리가 성장했다는 것을 드러내기가 어려운 것 같다. 항상 경기를 지기 때문이다”라는 조금은 아픈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이어서 이다현은 “그러나 연경 언니가 빠진 이후의 세대교체가 1~2년 내에 가능하다고는 애초에 생각하지 않았다. 국제대회에서 우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건들이 있다. 강한 서브, 하이볼 처리, 브레이크 포인트, 기술적인 볼 처리 같은 것들이 그것이다. 감독님이 말씀하시는 성장은 이런 부분들에서 우리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시는 것 같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정지윤 역시 “우리에게 필요한 기술들을 습득해서 결과를 낸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다. 이것도 다 성장의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우리의 스타일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는 비슷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김다인은 세터 포지션에서의 플레이를 예시로 설명했다. 그는 “국내에서는 원 블록이 되는 패스를 국제대회에서 똑같이 쓰면 투 블록이 붙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것이 국내에서 하던 배구와 국제대회의 갭이라는 것을 계속 생각하고 있고, 감독님도 상기시켜 주신다. 그리고 이 갭을 극복하기 위한 플레이가 조금씩 나오고 있는 것이 감독님이 말씀하신 성장인 것 같다”는 대답을 내놨다. 

 

마지막으로 이다현에게 한 가지 질문을 건넸다. 지금 어떤 게 가장 힘들고, 버틸 만은 한지가 궁금했다. 항상 국가대표팀을 영광스럽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자리라고 이야기해왔던 이다현이지만, 이 정도로 긴 연패가 이어지는 상황이 이다현에게 부담이나 고통으로 다가오지는 않을까 싶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다현은 씩씩했다. 그는 “항상 대표팀을 영광스럽다고 생각했던 이유에는 외국인 코칭스태프들과 함께 연습하고 배구를 배울 수 있었다는 것도 포함된다. 연습 과정에서 그 동안 해본 적 없는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국제 레벨에 적응할 수 있는 연습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확실히 국내에서 하는 훈련과는 다른 부분들이 있는, 100%, 200%의 집중도가 필요한 연습들이다”라며 국가대표팀에 대한 여전한 애정과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이다현은 “다만 3주차에 한국에서 경기가 열리면서 팬 분들이 많이 와주시는데 뭘 해보지도 못하고 지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은 안타깝고 속상하다”며 팬들에 대한 죄송함을 함께 전했다. 과연 선수들은 남은 두 경기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마음의 짐을 덜어낼 수 있을까. 선수들 스스로는 물론 팬들과 관계자들도 그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사진_Volleyball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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