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수원/이정원 기자] 정말 장병철 감독의 속이 쓰리다.
한국전력은 4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현대캐피탈과 경기에서 0-3으로 완패했다. 2연패. 4위권 진입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이날 경기 한국전력 패인은 러셀의 흔들림이다. 러셀은 이날 13점에 그쳤다. 최근 물오른 공격력을 뽐내던 러셀이 저조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리시브 부담감이 러셀을 흔들었다.
한국전력 외인 러셀은 공격이나 서브에서 극강의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다. 이날 경기 전까지 서브 1위, 득점 3위, 공격 성공률 10위에 오르는 등 맹활약을 했다. 특히 서브는 역대급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대단하다.
하지만 그런 러셀에게도 약점은 존재한다. 바로 리시브 효율이다. 러셀의 리시브 효율은 11.71%로 굉장히 저조하다. 각각 리시브 2위와 3위에 올라 있는 리베로 오재성과 이시몬이 고군분투해도 쉽지 않았다.
결국 장병철 감독은 시즌 중반 한때 윙스파이커로 활약했던 미들블로커 안요한을 선발로 내세우며 러셀의 약점을 메우는 부분에 계속 방법을 찾았다. 그래도 오재성-이시몬에 안요한이 리시브에서 힘을 주니 러셀은 부담감을 한층 덜어낼 수 있었다. 러셀은 12월 22일 KB손해보험 전 이후 지금까지 리시브 시도 횟수가 6회를 넘지 않았다.
공격에만 집중하며 에이스 본능을 보여줬다. 팀도 어느덧 4위를 바라보는 시점까지 왔다.
하지만 이날 러셀은 자신이 두려워하는 리시브 라인에 다시 서야 했다. 이날 리시브에 힘을 주던 안요한이 선발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경기 전 장병철 감독은 "러셀도 리시브에 낄 상황이 왔다. 변칙 훈련을 했다. 안요한이 흔들리면 결국 리시브에 가담해야 한다. 요한이가 심적으로 흔들리고 있어 선발에서 뺐다. 근호가 대신 들어가는데, 근호에게 리시브를 맡길 수는 없다. 결국엔 러셀이 리시브에 가담을 해줘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장병철 감독의 바람과는 달리 러셀은 리시브에 가담하니 공격 장점이 싹 사라졌다. 현대캐피탈은 작정하고 리시브가 흔들리는 러셀이 있는 쪽을 적극 공략했다. 수비 선수들이 러셀의 약점을 메워주기 위해 힘을 냈지만 쉽지는 않았다. 러셀은 1세트 공격 2점에 그쳤다.
2세트에도 러셀의 화력은 살아나지 않았다. 리시브에 신경을 쓰고 있는 나머지 공격에 집중할 수 없었다. 공격 성공률이 오르지 않았다. 강력한 서브로 상대를 흔들기는 했지만, 또 서브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러셀은 2세트도 3점에 머물렀다.
이후 세트 리시브가 가능한 안요한이 투입됐다. 러셀의 부담감을 덜고 공격을 할 수 있었다. 2세트까지 5점에 그쳤지만 3세트 팀의 11점 중 4점을 책임졌다. 이후에도 공격에서 활력소가 되어가며 팀에 힘이 되고자 했지만, 승리로는 이끌지 못했다. 13점에 머물렀다. 이는 V-리그 입성 후 러셀이 기록한 개인 최저 득점이다.
경기 후 장병철 감독은 "러셀이 분발해 주기를 바란다. 러셀도 반성했으면 좋겠다. 본인이 리시브 부담감을 가지고 싶지 않다고 한다. 부담감이 큰 것 같다"라고 말했다.
러셀을 향한 장병철 감독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한국전력은 이 위기를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사진_수원/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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