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같은 30대였는데, 지금은 아니라서…” 돌아온 정대영의 유쾌한 선긋기(?)

장충/김희수 / 기사승인 : 2023-11-04 00: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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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감독님과 보이지 않는 거리감이 생긴 것 같아요.” 정대영이 차상현 감독과의 관계에 장난기 넘치게 선을 그었다.

 

정대영에게 장충체육관은 익숙한 곳이다. 2007-2008시즌부터 2013-2014시즌까지 총 일곱 시즌을 GS칼텍스 소속으로 활약했다. 2014-2015시즌을 앞두고 한국도로공사로 이적했던 정대영은 이번 시즌부터 다시 GS칼텍스의 민트색 유니폼을 입고 활약하게 됐다. 친정팀으로 돌아온 베테랑 미들블로커에 대한 팬들의 기대치 역시 높았다.

그리고 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 현대건설의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경기에서 정대영은 기대치에 걸맞는 맹활약을 펼쳤다. 선발 미들블로커로 나서 서브 득점 2개 포함 7점을 올렸다. 유효 블록도 4개를 잡아내며 전위에서 맞물린 양효진을 상대로도 판정승을 거뒀다.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정대영은 “현대건설이 높이가 좋은 팀이라 어려운 경기를 예상했는데, 우리가 잘 흔들어서 쉬운 경기를 한 것 같다”며 짧은 소감을 전했다. 양효진과의 전위 맞대결에 대해서는 “한국도로공사에 있을 때도 (양)효진이를 항상 마크했었기 때문에 효진이에 대해 잘 알고 있어서, 큰 부담은 없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날 정대영의 서브 감각은 상당히 예리했다. 14개의 서브를 구사하며 2개의 서브 득점을 올렸고, 범실은 하나도 저지르지 않았다. 정대영의 서브 차례에 터지는 GS칼텍스의 연속 득점은 이날의 승리 공식 중 하나였다. “최근 서브 감각이 별로 좋지 않아서 집중력을 더 유지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힌 정대영은 “경기에서는 현대건설 리시버들이 좀 뒤로 많이 빠져 있길래 짧은 코스를 공략한 게 주효했고, 운도 잘 따라줬다”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정대영은 돌아온 팀에서 만난 새로운 동료들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줬다. 먼저 지젤 실바(등록명 실바)에 대해 정대영은 “실바도 나도 출산 이후에 복귀한 선수라서 공감대가 있다.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또 무릎도 지금 같이 아프다(웃음). 무릎 관리와 보강 방법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세터 김지원과 아이리스 톨레나다(등록명 톨레나다)에 대해서도 정대영은 “두 선수 모두 호흡을 맞춘 기간이 길지 않은데, 맞아가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특히 (김)지원이는 패스가 빠른 선순데, 나도 빠른 패스를 선호해서 서로 잘 맞는다”며 호흡이 점점 좋아지고 있음을 전했다.

실바와 김지원, 톨레나다처럼 새롭게 만난 선수들도 있지만, 그때도 지금도 정대영과 함께 하는 사람 역시 존재한다. 바로 차상현 감독이다. “내가 있을 때는 감독님이 수석코치셨다. 그때는 많이 의지했었고, 가끔 둘이 술도 한 잔 했었다”고 밝힌 정대영은 “지금은 감독님이시기도 하고, 또 그 때는 둘 다 30대였는데 지금은 내가 40대, 감독님이 50대가 됐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거리감이 좀 생긴 것 같다”며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끈끈한 관계 없이는 꺼낼 수 없는 유쾌한 이야기였다.

마지막으로 정대영에게 시즌 초반 순항을 이어가고 있는 GS칼텍스가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을지를 물었다. 확신에 찬 표정으로 “네”라고 입을 뗀 정대영은 “우리 팀은 점점 더 잘 조율돼가고 있는 것 같고, 3~4라운드가 지나면 우리가 1위 자리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강한 자신감을 표출했다.

나이의 앞자리는 4로 바뀌었지만, 기량과 열정은 전혀 녹슬지 않았다. 여기에 동료들과의 호흡도 점점 더 좋아지고 있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장충으로 돌아온 정대영의 화려한 비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려 한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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