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인천/이정원 기자] 김연경도, 흥국생명도 웃지 못했다.
흥국생명은 30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 GS칼텍스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3(23-25, 22-25, 25-19, 25-17, 7-15)으로 패하며 챔프전 우승에 실패했다.
시즌 개막 전부터 '어우흥'이라 불렸던 흥국생명. 시즌 초반부터 이어진 각종 악재 속에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올 시즌 단 한 개의 우승 컵도 들지 못하고 시즌을 마무리하게 됐다.
1, 2차전 GS칼텍스에 모두 0-3으로 완패했다. 공격, 수비, 블로킹, 서브, 범실 등 어느 하나 상대보다 낫다고 할 수 있는 지표가 없었다.
팀을 이끄는 주장 김연경도 제 컨디션이 아니다. 김연경은 플레이오프 2차전 IBK기업은행과 경기에서 김희진의 공격을 블로킹하다 오른쪽 엄지손가락 통증을 호소했다. 이후 김연경은 매 경기 오른손에 붕대를 감고 경기를 뛰었다.
하지만 통증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오른손에 붕대를 감고, 진통제를 먹고, 회복 치료를 꾸준히 했지만 김연경의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흥국생명 관계자도 "김연경 선수의 손가락이 여전히 아프다. 휴식을 취해야 하는데 현 상황에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경기를 계속 뛰고 있다. 계속 상대 공격을 블로킹하다 보니 통증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매 경기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어쩌면 올 시즌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3차전, 김연경은 1세트부터 폭발했다. 1, 2차전과 다른 양상이었다. 1차전에서는 공격 성공률은 높았으나 득점과 공격 점유율이 낮았다. 2차전은 득점과 공격 성공률 모두 낮았다.
하지만 3차전 1세트에서는 달랐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7점에 공격 성공률도 50%를 넘겼다. 공격 점유율도 48%나 됐다. 팀은 비록 접전 끝에 1세트를 내줬지만 분명 이전과는 달랐다.
김연경은 2세트에도 에이스의 품격을 보여줬다. 공격은 물론이고 수비에서도 리더의 모습을 보여줬다. 흔들림이 없었다. 하지만 팀은 이번에도 세트를 가져오지 못했다.
3세트에도 김연경은 고군분투했다. 그런데 고군분투 하는 과정 속에서 팀 동료들이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김미연 대신 이한비가 팀에 힘을 줬다. 그 덕분에 김연경도 이전보다 힘을 덜고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 3세트와 4세트 김연경이 기록한 득점은 13점이었다. 4세트까지 24점을 기록했다. 동료들을 챙기는 리더의 모습까지 보여줬다.
그러나 5세트를 넘기지 못했다. 에이스로 돌변한 이소영과 강소휘 대신 투입된 유서연 활약에 당황했다. 배구여제도 어쩔 수 없었다.
결국 흥국생명은 챔프전 3연패를 기록하며 올 시즌을 마무리하게 됐다. 김연경은 이날 27점에 공격 성공률 52%를 기록했다. 김연경이 부상 투혼을 펼쳤지만 단 한 경기도 가져오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김연경도 웃지 못하고, 팀도 웃지 못했다.
사진_인천/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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