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의 형광색 철옹성은 건재했다. 반면 GS칼텍스는 또 한 번 형광색 악몽에 시달렸다.
현대건설이 10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GS칼텍스를 세트스코어 3-2(30-28, 21-25, 25-16, 17-25, 19-17)로 꺾었다. 4라운드 시작과 동시에 시작된 연승의 숫자를 4까지 늘렸다.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가 24점, 양효진이 25점을 올리며 GS칼텍스의 코트를 폭격했고 OH 트리오 김주향-정지윤-위파위 시통(등록명 위파위)도 31점을 합작했다. 교체로 코트를 밟은 선수들의 쏠쏠한 활약도 눈에 띄었다. 4세트에 경기력이 급격히 흔들린 부분은 아쉬웠지만, 5세트를 승리로 마무리하며 홈팬들의 응원 속에 승점 2점을 획득한 현대건설은 1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했다.
반면 GS칼텍스는 형광 코트에서의 연패 숫자가 12까지 늘어났다. 김지원-권민지-최은지가 선발로 나서는, 이전과는 다른 변칙 라인업을 가동했지만 승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특히 1세트가 아쉬웠다. 먼저 세트포인트에 도달했지만 마무리에 실패했고, 치열한 접전에서 양효진의 블록과 공격을 봉쇄하지 못하며 무너졌다. 5세트도 승리를 목전에 뒀지만 자잘한 범실들이 세트의 흐름을 뒤바꿔버렸다. 지젤 실바(등록명 실바)는 36점을 터뜨리며 활약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1세트 현대건설 30 : 28 GS칼텍스 – 1세트부터 피 말리는 접전!
[주요 기록]
블로킹: 현대건설 4개 – GS칼텍스 3개
서브 득점: 현대건설 1개 – GS칼텍스 2개
세트 초반 현대건설의 블로커들이 실바를 철저히 틀어막았다. 양효진과 모마, 정지윤이 실바의 공격을 연달아 가로막으며 환호했다. 여기에 모마와 정지윤의 공격력까지 발휘된 현대건설은 10-5로 기분 좋게 초반 분위기를 휘어잡았다. 실바의 고전이 계속되며 뒤처지던 GS칼텍스는 9-14에서 모마의 공격 범실과 한수지의 블로킹으로 3점 차를 만들며 간격을 좁혔다. 그러자 강성형 감독은 작전 시간을 요청하며 흐름을 끊었지만, 실바가 아랑곳하지 않고 2연속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점수 차는 1점 차까지 좁혀졌다.
1~3점의 리드를 계속 지키던 현대건설은 모마와 양효진의 오픈 공격으로 연속 득점을 올리며 20점 고지를 밟았다. 그러나 20점대 이후 GS칼텍스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21-23에서 실바의 서브가 현대건설의 리시브 라인을 맹폭했고, 이것이 최은지의 다이렉트 득점 2개와 한수지의 블로킹으로 연결되며 역전에 성공했다. 실바의 네 번째 서브는 범실이 되며 1세트는 듀스를 향했고, 이 과정에서 김지원이 정지윤의 공격에 얼굴을 맞고 쓰러지며 이윤신과 교체되는 아찔한 상황도 벌어졌다. 치열한 승부 끝에 1세트를 따낸 쪽은 현대건설이었다. 29-28에서 양효진이 유효 블록으로 실바의 공격을 견제한 뒤 직접 득점까지 올렸다.
2세트 현대건설 21 : 25 GS칼텍스 – 1세트 못지않았던 접전, 승부는 다시 원점
[주요 기록]
GS칼텍스 권민지: 블로킹 3개
범실: 현대건설 5개 – GS칼텍스 2개
1세트 접전의 여운은 2세트 초반에도 이어졌다. 양 팀이 역전과 재역전을 주고받으며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는 현대건설이 선착했지만, GS칼텍스가 7-9에서 나온 강소휘-실바의 연속 득점과 권민지의 블로킹으로 10점대에는 먼저 진입했다. 어느 팀도 먼저 치고 나가지 못하는 혼전이 계속된 가운데,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는 GS칼텍스가 선착했다. 15-15에서 김주향의 직선 공략이 범실에 그치며 간발의 차로 먼저 16점째를 올렸다.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 이후 GS칼텍스는 유의미한 리드를 만들었다. 긴 랠리를 끝내는 강소휘의 반격 득점이 나왔고, 이후 실바의 호쾌한 직선 공격과 강소휘의 블로킹까지 연달아 나오며 19-15로 앞서갔다. 그러자 현대건설은 김주향이 수비 후 반격을 두 번 연속으로 성공시켰고, 18-19에서는 깔끔한 직선 공격까지 성공시키며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쫓고 쫓기는 접전은 2세트 후반에도 또 한 번 이어졌고, 20점대 이후의 집중력이 앞선 팀은 GS칼텍스였다. 21-21에서 강소휘의 연속 득점과 권민지의 블로킹으로 세트포인트에 도달했고, 모마의 공격 범실까지 나오며 2세트 반격에 성공했다.
3세트 현대건설 25 : 16 GS칼텍스 – 반격대장 김주향
[주요 기록]
현대건설 김주향: 3점, 공격 성공률 50%
범실: 현대건설 3개 – GS칼텍스 7개
3세트에는 현대건설이 초반부터 기세를 올렸다. 정지윤의 블로킹과 모마의 연속 득점으로 기분 좋게 포문을 연 뒤, 4-2에서 상대의 연속 범실까지 나오며 4점 차로 앞서갔다. GS칼텍스는 실바가 공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서브와 수비, 연결에서는 자잘한 범실을 쏟아내며 좀처럼 점수 차를 좁히지 못했고, 그 사이 현대건설이 양효진의 노련한 공격을 앞세워 계속 전진했다.
세트 중반, GS칼텍스는 12-15에서 실바가 서브 차례에 직접 백어택을 성공시키며 2점 차까지 간격을 좁혔다. 그러나 모마가 상대 코트의 빈 공간을 공략하는 노련한 연타로 득점을 올렸고, 여기에 최은지의 공격 범실과 김주향의 반격 득점까지 나오며 현대건설이 다시 격차를 벌렸다. 이에 차상현 감독은 작전 시간을 요청했지만 작전 시간 종료 후 김주향의 반격 득점이 또 다시 나오며 현대건설은 계속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김주향이 20점째까지 책임진 현대건설은 24-16에서 정지윤의 연타 득점이 나오며 3세트를 따냈다.
4세트 현대건설 17 : 25 GS칼텍스 – 3세트의 리버스 버전
[주요 기록]
GS칼텍스 실바: 블로킹 1개 포함 8점, 공격 성공률 63.64%
공격 성공률: 현대건설 34.37% - GS칼텍스 54.83%
4세트 초반 흐름은 GS칼텍스가 좋았다. 4-3에서 한수지가 모마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으로 차단했고, 5-4에서는 실바가 3연속 득점을 터뜨리며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 선착을 이끌었다. 12-8에서는 권민지가 모마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주먹을 불끈 쥐기도 했다. 이후 15-11에서 김다인이 블록 도중에 네트를 건드리며 GS칼텍스는 손쉽게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까지 선착했다.
10점대 후반에 들어서서도 GS칼텍스의 경기력은 여전히 좋았다. 16-12에서 오세연의 속공과 강소휘의 반격 득점이 연달아 터지며 점수 차는 6점 차까지 벌어졌다. 강성형 감독은 흐름을 바꾸기 위해 황연주와 김사랑을 더블 스위치로 투입시켰지만, 점수 차가 계속 벌어지는 상황에서 연속 범실까지 쏟아지며 현대건설의 코트 분위기는 점점 더 가라앉았다. 황연주는 투입 후 공격과 서브에서 제몫을 했지만 4세트의의 흐름은 이미 GS칼텍스 쪽으로 넘어간 뒤였고, 24-17에서 권민지의 오픈 공격 득점이 나오며 경기는 5세트를 향했다.
5세트 현대건설 19 : 17 GS칼텍스 – 끝장의 끝장을 본 한 판 승부
[주요 기록]
현대건설 이다현: 18-17에서 블로킹 득점
5세트의 포문은 양효진이 열었다. 세트가 시작되자마자 속공과 블로킹으로 연속 득점을 터뜨렸다. GS칼텍스도 1-3에서 유서연의 퀵오픈과 실바의 반격 득점으로 빠르게 균형을 맞췄다. 그러자 현대건설은 4-3에서 모마의 강력한 서브를 김다인이 깔끔한 다이렉트 처리로 연결시키며 다시 한 걸음을 앞서갔다. 그러나 GS칼텍스가 이번에는 역전까지 성공시켰다. 4-6에서 위파위의 범실 두 개와 강소휘의 반격, 오세연의 블로킹까지 연달아 나오며 순식간에 8-6을 만들었다.
GS칼텍스는 10점 고지도 먼저 밟았다. 위파위의 오픈 공격을 권민지가 블로킹으로 잡아냈다. 그러나 현대건설이 뒷심을 발휘했다. 양효진의 노련한 공격으로 바로 따라붙었고, 강소휘의 공격 범실이 바로 이어지며 10-10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승점 2점을 걸고 사실상 다시 시작된 최후의 승부는 듀스로 이어졌고, 이다현이 승부를 끝냈다. 18-17에서 실바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차단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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