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대회 2승째를 거뒀다. 높이가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일본이 한국 시간 9일 일본 나고야 니폰가이시 홀에서 펼쳐진 2023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남자부 1주차 경기에서 세르비아를 세트스코어 3-1(22-25, 25-21, 25-23, 25-20)로 꺾었다. 이날 일본은 세르비아의 높이에 고전했다. 블로킹에서 3-8로 크게 밀렸다. 그러나 다른 부분에서 활로를 찾았다. 서브(6-2)와 디그(46-33)에서 세르비아를 압도하며 힘있고 끈끈한 배구를 했다. 높이의 열세에 놓인 팀이 어떻게 승리해야 하는지 보여준 경기였다.
1세트 초반부터 양 팀은 양보 없는 승부를 펼쳤다. 일본의 빠르고 정교한 플레이를 세르비아가 힘과 높이로 받아쳤다. 먼저 앞서나간 쪽은 일본이었다. 7-7에서 이시카와 유키의 완벽한 파이프와 타카하시 란의 서브 득점이 연달아 터졌다. 여기에 니시다 유지의 감각적인 하이볼 처리까지 더한 일본은 10점에 가볍게 선착하며 좋은 흐름을 탔다.
그러나 세르비아의 반격이 만만치 않았다. 타카하시와 니시다 유지의 범실이 나오는 사이 드라젠 루브리치가 공격을 이끌면서 16-15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양 팀의 공격수들이 결정력을 나란히 끌어올리며 20점대 진입까지 점수 차는 거의 벌어지지 않았다. 20점대 이후 집중력 싸움에서 앞선 팀은 세르비아였다. 21-21에서 니시다의 서브 범실 이후 페리치가 결정적인 공격 득점을 올리며 23-21을 만들었다. 24-22에서 이시카와의 공격을 알렉산다르 네델리코비치가 블로킹으로 가로막으며 세르비아가 1세트를 따냈다.
1세트 후반 범실로 고생한 일본은 2세트에도 니시다와 타카하시가 세트 시작과 동시에 연속 범실을 저질렀다. 세르비아는 여기에 미란 쿠준지치의 2연속 블로킹까지 더해 4-0으로 빠르게 치고 나갔다. 그러나 일본은 빠르게 정신을 차렸다. 니시다의 오픈 공격과 타카하시의 파이프가 터지며 금세 동점을 만들었다. 급기야 7-7에서는 이시카와가 발로 디그한 공을 직접 파이프로 처리하는 진기명기를 선보이며 역전까지 성공했다.
이시카와와 타카하시가 모두 컨디션을 끌어올리자, 세터 세키타 마사히로의 어깨가 가벼워졌다. 다채롭게 패스를 뿌리며 세르비아의 블로커들을 현혹시켰고, 14-11에서는 노련한 패스 페인트까지 성공시켰다. 여기에 서브에서 계속 영점을 못 찾던 니시다가 공격에서는 분전하기 시작하면서 일본은 경기를 편하게 풀어갔고, 타카하시의 득점으로 20점에 선착했다. 세르비아가 페리치의 서브 득점으로 점수 차를 좁혔지만, 일본도 미야우라 켄토의 서브 득점으로 받아쳤다. 일본은 24-21에서 니시다가 득점을 올리며 2세트 반격에 성공했다.
기세가 오른 일본은 3세트 초반에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세키타가 날개와 중앙을 번갈아 활용하며 좋은 경기 운영을 펼쳤고, 공격수들은 뛰어난 결정력으로 이에 화답했다. 공격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일본은 1~2점의 리드를 꾸준히 유지했고, 서브가 말썽이던 니시다가 서브 득점까지 터뜨리며 기세를 더욱 끌어올렸다. 20점대 진입 전까지 여유로운 리드를 이어간 일본이었다.
4세트 초반, 세르비아가 근소한 리드를 잡았다. 쿠준지치와 페리치가 함께 공격을 이끌며 일본의 촘촘한 수비에 빈틈을 만들었다. 그러나 루브리치 쪽에서 공격이 지지부진했다. 대부분의 공격이 일본의 수비에 걸리거나 범실이 됐다. 반면 일본은 니시다와 이시카와가 여전히 좋은 공격력을 선보이면서 4세트는 중반까지 동점과 1점 차를 오가는 살얼음판 랠리가 이어졌다.
일본은 중앙에서 타카하시 켄타로가 연달아 속공 득점을 올리며 조금씩 분위기를 가져갔다. 반면 세르비아는 대부분의 속공이 일본의 유효 블록에 걸리거나 수비에 잡히면서 원하는 대로 경기를 풀어가지 못했다. 결국 15-17에서 크르스마노비치의 속공이 또 한 번 수비에 걸린 뒤 이시카와에게 반격을 허용했고, 이후 세키타의 서브 득점까지 터지면서 세르비아의 패색이 짙어졌다. 결국 24-20 매치포인트에서 루브리치의 서브 범실이 나오며 일본이 대회 2승째를 챙겼다.
사진_Volleyball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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