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듀스의 연속, 한국 발목 잡은 결정력 부재[AVC컵]

김희수 / 기사승인 : 2022-08-14 21:4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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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이 1점만 뽑아내면 세트를 딸 수 있는 상황이었다. 분명 유리한 점수였다. 하지만 클러치에서의 결정력 부재가 대회 내내 한국을 괴롭혔다.

14일(이하 현지시간) 펼쳐진 2022 아시아배구연맹(AVC)컵 3위 결정전에서 한국이 바레인에 세트 스코어 0-3(23-25, 25-27, 30-32)으로 패했다. 비록 우승은 좌절됐지만, 응원해준 팬들에게 보답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경기였다. 그러나 한국 선수들의 컨디션은 정상이 아니었다. 3위를 차지하기 위해 기세를 한껏 끌어올린 바레인의 플레이에 위축됐다. 2·3세트에서 치열한 듀스 접전을 펼쳤지만, 패배를 면할 수 없었다.

마지막 경기였던 바레인전에서도 한국은 두 세트나 듀스 접전을 펼쳤다. 조별 예선 이후 펼쳐진 본선과 토너먼트 전 경기에서 듀스가 나온 것이다. 본선·토너먼트 총 4경기에서 한국이 듀스를 간 세트는 총 8세트였다. 승률은 3승 5패로 37.5%를 기록했다. 좋은 의미로는 끈질겼지만, 나쁜 의미로는 결정력 부재에 시달렸다. 8세트의 듀스 상황에서 한국이 먼저 도달하고도 끝내지 못한 세트 포인트는 8점, 매치 포인트는 무려 10점이었다. 결코 적지 않은 수의 표본이고, 아쉬운 성적의 주된 원인이다.

한국의 결정력 저하의 가장 큰 원인은 서브 범실이다. 한국은 세트·매치 포인트 상황에서 주로 강서브로 마무리를 시도했다. 그러나 서브 범실이 나오면서 달아오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장면이 많이 나왔다. 호주전 5세트와 중국전 4세트가 대표적이었다. 호주전 5세트는 승리로 끝나긴 했지만, 15-14, 16-15, 17-16 세 번의 매치 포인트에서 모두 서브 범실을 기록하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중국전 4세트도 25-24 매치 포인트를 서브 범실로 날려버렸고, 결국 장징인과 장즈지아의 공격에 역전을 허용하면서 5세트로 끌려가고 말았다.



또 하나의 원인은 블로킹의 부재였다. 블로킹은 서브와 함께 서브 타임에 연속 득점을 올리기 가장 좋은 수단이다. 듀스 상황에서 분위기를 확실하게 휘어잡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국은 8번의 듀스에서 단 2개의 블로킹을 만들어내는 데 그쳤다. 블로킹으로 따낸 세트는 하나도 없었다. 반면 바레인은 한국과의 3세트 중 30-30 동점 상황에서 블로킹 2개로 순식간에 경기를 끝내버렸다.

듀스에서는 결국 연속 득점을 만들어내는 팀이 승기를 잡는다. 연속 득점의 핵심 루트인 서브와 블로킹에서 문제점을 노출한 한국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듀스에서의 결정력 부재는 11일에 열린 일본전부터 고개를 든 문제였다. 대회가 끝나는 14일까지도, 한국은 뾰족한 수를 찾지 못했다. 결국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고 말았다.

사진_AVC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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