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이 되어 인천에 온 사나이' OK금융그룹 진상헌, 친정에 비수 꽂았다

이정원 / 기사승인 : 2020-10-25 21:4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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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인천/이정원 기자] 진상헌의 친정 나들이는 화려했다.

OK금융그룹 진상헌은 25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1라운드 대한항공과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진상헌은 이날이 뜻깊은 하루일 것이다. 지금까지 인천에 대한항공의 유니폼을 입고 왔지만, 이번에는 아니다. 이젠 적이 되어 인천에 왔다.

진상헌은 이번 비시즌에 2007년부터 몸 담았던 대한항공을 떠나, OK금융그룹에 유니폼을 입었다. OK금융그룹은 미들블로커진 강화를 위해 진상헌에게 콜을 넣었다. "우리와 함께 하자"라고 진상헌에게 꾸준한 러브콜을 보낸 석진욱 감독의 신뢰가 그의 마음을 흔들었다.

지난 한국전력과 홈 개막전 경기에는 발목 부상 여파로 인해 4세트만 출전했으나, 이날은 선발 출전했다. 경기 전 석진욱 감독은 "진상헌이 선발로 돌아온다. 박원빈과 함께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라고 이야기했다.

1세트부터 진상헌은 대한항공에는 비수를, OK금융그룹에는 날개를 달아줬다. 1세트부터 블로킹 3개 포함 5점을 올리며 팀 리드에 힘을 보탰다. 진상헌이 힘을 내주자 옆에 있던 펠리페까지 높이에서 탄력을 받았다. 특히 진상헌은 10-8에서 정지석의 공격을 막으며 V-리그 역대 통산 블로킹 성공 450개에 성공했다.

2세트에도 그는 네트 위에서 내려가지 않았다. 2-2에서 비예나의 퀵오픈을 저지했다. 10-8에서도 1세트에 이어 또 한 번 정지석의 공격을 막았다. 진상헌의 블로킹이 폭발하자 펠리페(15점)와 송명근(12점)의 좌우 쌍포도 터졌다.

화려한 세리머니는 덤이었다. 웜업존 데시벨은 대한항공보다 높았다.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한 진상헌 덕분에 OK금융그룹은 대한항공보다 모든 기록이 좋았다. 공격 성공률(58%-43%), 블로킹(9개-3개), 범실(7-10)까지. 모든 부분이 뛰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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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트는 저조했다. 무득점이었다. 1, 2세트 날던 OK금융그룹은 진상헌이 부진하자 공격과 수비에서 활로를 찾지 못했다. 이날만큼은 진상헌이 풀리면 OK금융그룹도 원활한 공수 플레이를 이어갈 수 있었다.

진상헌은 4세트에 다시 신발 끈을 조여맸다. 중간중간 속공으로 팀 득점에 기여했다. 이민규와 맞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어떻게든 공격 득점을 만들어냈다. 가라 앉은 팀 분위기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4세트에만 속공 4점을 올렸다. 그럼에도 팀은 4세트를 내줬고, 결국 경기는 5세트로 갔다.

진상헌의 꾸준한 활약에 팀은 승리했다. 3-2(25-16, 25-19, 18-25, 21-25, 25-23)승. 진상헌은 옛 동료들이 보는 앞에서 승리 환호를 내질렀다. 진상헌의 이날 기록은 12점, 공격 성공률은 무려 72%였다. OK저축은행은 2연승을 내달렸다.

그렇게 진상헌의 친정 나들이는 승리로 끝이 났다. 다음 친정 나들이에서도 승리를 가져갈 수 있을까. 진상헌의 다음 인천 경기는 12월 23일이다.


사진_인천/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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