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장병철 감독은 10승 성공에도 웃지 못했다. 팀의 전반적인 경기 리듬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은 17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현대캐피탈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3-25, 25-23, 25-18, 25-18)로 승리하며 올 시즌 남자부 팀들 가운데 처음으로 10승에 안착했다.
다만 한국전력(승점 27점 10승 5패)은 대한항공과 KB손해보험(이상 승점 28점)에 승점 1점 밀려 3위를 유지했다. 다우디 오켈로가 양 팀 최다인 25점을 올렸고 신영석(13점)과 박찬웅(12점) 중앙 라인도 24점을 합작했다.
경기 후 인터뷰실에 들어온 승장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은 "리듬이 가라앉아 있다. 불안함이 보인다. 그래도 승리를 해서 다행이다. 이후 6경기가 걱정이 된다"라며 "연속 실점이 많았다. 리시브나 쉬운 볼에 대한 컨트롤도 흔들렸다. 공격도 아쉬웠다. 팀 전체 리듬이 안 좋았다. 이기고 있어도 불안함이 컸다. 걱정이 된다. 불안감이 많아진 것 같다. 그게 내 숙제다"라고 이야기했다.
장 감독의 말처럼 이날 한국전력은 이기고 있다 가도 매 세트 후반, 상대에 추격을 허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바라본 장병철 감독은 "집중력이 문제다. 점수 차가 벌어지다 보니 안도의 한숨, 편안함이 생겼다. 쉬운 볼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연속 실점이 계속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3일 쉬고 바로 경기를 갖는다. 선수들이 안정감을 찾는 게 급선무다. 장 감독도 "선수들의 멘탈 회복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경기를 통해 자신감을 찾는 게 중요하다. 선수를 믿고 신뢰를 쌓아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날 임성진을 코트 위에서 볼 수 없었다. 대신 이시몬이 쭉 코트 위를 지켰다. 임성진의 몸 상태에 이상 징후가 포착된 것일까.
"이시몬 선수가 개인적으로 찾아와서 한 경기 풀로 넣어달라고 해서 믿고 투입을 했다. 그런데 시몬이도 컨디션이 안 좋은 것 같지만 제 역할을 해줬다. 임성진 선수는 한 템포 쉬어가면서 공격에 대한 리듬을 찾길 바랐다." 장병철 감독의 말이다.
수장의 눈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던 경기였지만, 이날 한국전력이 이길 수 있었던 힘은 블로킹이다. 박찬웅이 5개, 다우디가 4개를 기록한 것을 포함 총 16개의 블로킹을 기록했다.
장병철 감독도 "오늘 승리는 블로킹 때문이다. 블로킹 1위답게 위기의 순간마다 잘 해줬다. 우리 팀의 힘인 건 같다. 공격 성공률, 리시브 효율이 최저지만 우리 팀 강점은 최저 범실과 블로킹 안정감이다. 어떤 팀도 두렵지 않을 것이다"라고 미소 지었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부상으로 빠져 있는 외인 로날드 히메네즈의 공백이 크게 느껴졌다. 5연패에 빠졌다. 문성민과 허수봉이 팀 내 최다인 각 15점으로 맹활약했다. 박상하가 13점, 최민호가 12점으로 고군분투했다.
패장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경기장에서 불안해하는 모습들이 보인다. 내가 심리적으로 안정을 줬어야 하는데…선수들이 아직도 경기장에서 불안해한다. 내가 불안 심리가 있는 선수들을 잘 컨트롤해 편안함을 줬어야 했는데 많이 부족했다"라고 아쉬워했다.
최태웅 감독은 선수들의 어떤 불안함을 봤을까. 최 감독은 "어떤 특정 부분을 말씀하는 것보다 매 경기에서 이겨야 한다는 부담이 있는 것 같다. 계속 지니 불안해하더라. 어린 선수들이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사진_수원/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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