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릴 말씀이 없다" 한국전력, 이제 4위도 위태롭다

수원/이정원 / 기사승인 : 2022-01-14 00: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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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릴 말씀이 없네요." 장병철 감독의 말처럼 한국전력의 최근 경기력은 뭐라 답하기 어려울 정도로 좋지 못하다. 


한국전력의 1라운드는 쾌속 질주였다. 1라운드를 4승 2패로 마무리하며 창단 첫 1라운드 1위라는 아름다운 기록을 만들었다. 서재덕과 신영석, 박철우 등 베테랑이 제 역할을 했고 박찬웅과 임성진 등 젊은 피도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2라운드도 4승 2패를 기록했던 한국전력은 3라운드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3라운드 2승 4패에 머물렀다. 4라운드에는 1승에 머무는 등 페이스가 좋지 않았다. 어느덧 리그 공격 성공률은 최하위(47%)까지 떨어졌다.

13일 대한항공을 만나기 전까지 한국전력의 최근 5경기 전적은 1승 4패였다. 1위에서 어느덧 4위까지 떨어졌다. 대한항공을 잡아야 분위기 상승을 이룰 수 있기에 장병철 감독은 7일 우리카드전 이후 선수들과 맹훈련을 실시했다. 선수들도 흔들리는 팀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기에, 훈련을 자처했다. 

경기 전 장병철 감독은 "독한 마음을 먹고 나왔다. 쉬는 사이 선수들의 훈련량을 많이 늘렸다. 해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라고 이야기했다.

최근 7경기 연속 리시브 효율 20%대에 머물렀던 서재덕은 스스로 훈련량을 늘려달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분위기 쇄신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 서재덕의 올 시즌 목표는 봄배구를 넘어 팀의 첫 우승을 함께 하는 거였기에 그 어느 때보다 의지가 강했다. 

 

장 감독 역시 "스스로가 말하길 리시브 훈련량, 효율이 떨어진 것 같다고 하더라. 본인 스스로 늘려달라고 했다. 그런 부분은 보기 좋다.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라고 말했다.

1, 2라운드 대한항공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기억이 있기에 이날이 어쩌면 한국전력에도 분위기 반전의 찬스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경기는 한국전력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임동혁의 매서운 공격력, 정지석의 서브에 크게 고전했다. 또한 종아리 통증을 안고 경기를 뛴 다우디 오켈로(등록명 다우디)의 컨디션도 좋지 못했다. 1세트 박철우가 먼저 나와 경기를 승리로 이끌고자 했지만 쉽지 않았다. 서재덕은 큰 목소리로 파이팅을 외치며 선수들의 의지를 불태웠고, 리베로 오재성도 2세트에 몸을 날려 공을 살려내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그럼에도 결과는 좋지 않았다.  

 


또한 강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고자 했지만, 곽승석-정지석-정성민(오은렬)의 리시브 라인은 단단했다. 리시브 효율 42%로 안정적이었다. 리시브가 안정되다 보니 세터 유광우가 뿌릴 수 있는 선택지도 넓었다. 임동혁-곽승석-정지석 삼각편대는 물론이고 진성태도 적극 활용했다. 진성태는 유광우와 찰떡 호흡을 보이며 올 시즌 첫 두 자릿수 득점도 이뤄냈다.

결국 한국전력은 대한항공에 세트스코어 1-3(18-25, 25-18, 19-25, 17-25)로 패하며 3연패에 빠졌다. 서재덕이 15점을 올렸지만 다우디는 7점에 불과했다. 이날 한국전력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선수는 서재덕 한 명뿐이었다. 대한항공이 세 명의 선수(임동혁 22점, 정지석 15점, 진성태 10점)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것에 비하면 아쉬운 수치다. 

 

한국전력이 자랑하는 중앙도 힘을 내지 못했다. 신영석은 이날 9개의 범실을 범하면서도 득점은 단 3점에 불과했다. 박찬웅과 조근호가 각각 4점, 3점에 그쳤다. 반면 대한항공은 진성태가 10점, 김규민이 5점을 올렸고 3세트부터 김규민 대신해 나온 진지위도 4점을 기록했다. 중앙에서 득점 차이가 크게 났다.

경기 후 장병철 감독은 "드릴 말씀이 없다. 선수들이 준비를 잘 못했다. 내 책임이 크다. 새로운 마음으로 하겠다. 선수들의 부담을 덜어내는 게 내 일이다. 책임지고 덜어낼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최근 7경기 1승 6패, 그러면서 쌓은 승점은 단 4점에 불과하다. 우리카드가 최근 8경기에서 승점 24점을 획득하며 3위까지 올라온 것과 대비하면 아쉬운 상황. 이제 우리카드와 처지가 뒤바뀌었다. 우리카드와 승점 차는 5점 차다(우리카드 36점, 한국전력 31점).

어느덧 4위까지 떨어진 한국전력은 이제 위가 아닌 하위권 팀들의 견제를 걱정해야 한다. 현대캐피탈은 현재 승점 29점(10승 12패)으로 5위에 위치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이 오늘(14일) 삼성화재에 승점 3점을 획득하게 된다면 한국전력을 내리고 4위로 올라설 수 있다. 현대캐피탈은 절호의 기회를, 한국전력은 위기를 맞게 됐다. 또한 한국전력보다 두 경기를 덜 치른 OK금융그룹도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 복귀와 함께 순위 반등을 꿈꾸고 있다. 삼성화재도 호락호락한 팀이 아니다.

 

한국전력의 다음 경기는 오는 16일 의정부에서 열리는 KB손해보험전이다. 그리고 21일 OK금융그룹을 만난 뒤 올스타 휴식기를 맞게 된다. 두 경기 모두 승리가 필요하다. 최근 분위기라면 더욱 단단한 마음가짐과 각오를 가지고 경기를 해야 될 한국전력이다. 

 

한국전력은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4라운드 잔여 두 경기에서도 승리에 실패할 경우 더 큰 어려움이 닥칠 것으로 보인다.


사진_수원/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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