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이 이기겠다는 생각을 갖고 끝까지 공을 놓치지 않은 부분이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KB손해보험이 13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삼성화재와의 3라운드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1(25-23, 25-23, 25-14, 25-21)로 이겼다. 8연패 탈출과 동시에 1, 2라운드 모두 패했던 삼성화재를 상대로 챙겼기에 더욱 값진 승리였다.
이날 KB손해보험은 외국인 선수 교체로 국내 선수들로만 경기했다. 결속력이 돋보였다. 황경민과 한성정이 나란히 20점, 15점을 올렸고, 미들블로커와 아포짓을 번갈아 출전했던 한국민이 13점을 올리며 보탰다. 블로킹도 18개를 기록하며 상대에 비해 더 많았고, 범실은 16개로 상대보다 10개나 적었다.
경기 후 만난 후인정 감독은 “일단 선수들한테 고맙다고 얘기하고 싶다. 외국인 선수가 없다고 해서 어렵기보다는 국내 선수들끼리 뭉쳐서 잘 됐다. 선수들이 이기겠다는 생각을 갖고 끝까지 공을 놓치지 않은 부분이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그동안 범실로 고전했던 KB는 이날 16개의 범실을 했고, 이는 상대에 비해 10개나 적은 범실이었다. 이에 대해 “어느 팀이든 범실이 많이 나오면 어려운 경기가 된다. 코트 안에서 뛰어주는 선수들이 ‘나 하나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가면 지게 된다. 경기 뛰는 선수들 준비하는 선수들 모두 잘 해줬다”고 밝혔다.
이날 유난히 양 팀 모두 중간중간 포지션을 변경하는 선수가 많았다. 삼성화재에서는 홍민기가 KB손해보험에서는 한국민이 미들블로커로 출전했다가 아포짓으로 나왔다. 특히 KB손해보험은 코로나19로 미들블로커 한자리가 비었고, 외국인 선수가 없기에 아포짓 자리도 비게 된다. 다행히 회복한 박진우가 복귀하며 미들블로커 한자리를 채웠지만,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가 올 때까지 아포짓의 자리에 공백이 생긴다. 그렇기에 한국민의 역할이 중요하다.
후 감독은 “한국민은 미들블로커와 아포짓을 병행할 거다. 한 번에 바꾸는 건 무리가 있다. 천천히 바꿀 생각이다. 시즌 중간에 포지션을 바꾸는 게 쉽지 않다. 비시즌 때 훈련하면서 확실한 자리를 잡을 거다”고 말했다.
코로나19를 회복한 박진우가 들어오며 팀의 중앙이 든든해졌다. 이에 대해 “그동안 한국민이 잘해줬지만, 그래도 해본 사람이 한다고 박진우가 들어가면서 잘해줘서 고맙다. 몸 상태가 완전치 않은데 팀을 위해서 기꺼이 뛰어준 부분에 대해 고맙다”고 대답했다. 이어 “연습량이 모자라다 보니 경련이 올라왔는데 본인이 참고 해줬다. 괜찮다고 얘기를 해줘서 계속 끝까지 뛰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연패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삼성화재는 이크바이리 아흐메드(등록명 이크바이리)가 28점을 올렸으나 공격 성공률이 41.67%로 아쉬웠다. 여기에 국내 선수들의 지원 사격도 부족했다. 김정호가 12점에 그쳤고, 이외에는 두 자릿수 득점자가 없었다. 또한 이크바이리의 공격이 상대에게 여러 번 차단되는 모습을 보이며 좀처럼 공격에서 활로를 찾지 못했다.
김상우 감독은 답답한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이렇게 경기를 하면 드릴 말씀이 없다. 다시 잘 준비하겠습니다”며 짧게 얘기를 마무리 지었다.
이어 손태훈은 손가락 부상으로 그동안 코트에 나서지 못했다. 이날 경기를 통해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손태훈의 상태는 어떨까. 김 감독은 “아직 완벽하게 회복되진 않았다. 어느 정도의 통증을 감소하고, 할 수 있는 정도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날 경기에서 승부처는 어디였는지에 대한 질문에 “어떤 점수대라기보다는 서브나 리시브에서 차이가 났다. 서브를 이렇게 하면 경기 하기가 어렵다. 상대 서브를 우리가 너무 못 받았다. 전체적으로 밀렸다. 세터 쪽에서 일찍 무너지며 모든 게 어려워졌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사진/대전_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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