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같은 친구 비예나를 울린 요스바니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만 했더니...”

의정부/김희수 / 기사승인 : 2023-11-01 21:5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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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스바니가 ‘절친’ 비예나를 블로킹으로 제압했다. 김상우 감독을 믿고 따른 것이 비결이었다.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는 어느덧 V-리그에서만 네 시즌 째를 맞는 한국 생활 베테랑이다. 그만큼 많은 외국인 선수들과 친분을 다졌다. 그 중에서도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는 요스바니의 ‘절친’이다. 만나면 무척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경기 도중 서로 의도치 않게 코트를 넘어가는 상황이 나오면 악수를 하고 어깨를 맞대며 살갑게 양해를 구한다.

그러나 승부의 세계는 냉정했다. 1일 의정부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의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경기에서 요스바니는 비예나를 완벽하게 찍어 눌렀다. 이날 요스바니는 4개의 블로킹을 잡아냈는데, 모두 비예나를 상대로 잡아낸 블로킹이었다. 요스바니가 거둔 판정승에 힘입은 삼성화재는 KB손해보험을 세트스코어 3-0(25-22, 25-22, 25-23)으로 꺾었다.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요스바니는 “우리 팀이 이겼기 때문에 기분이 좋다. 내가 몇 점을 냈는지 보다도 팀 성적이 먼저다”라며 승리의 기쁨을 개인이 아닌 팀의 일원으로서 만끽했다. 이날 55%의 공격 점유율을 책임진 부분에 대해서도 요스바니는 “점유율이 높은 것에 대한 부담감은 전혀 없다. 공격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오히려 좋다”며 문제가 없음을 전했다.

경기 소감을 들은 뒤, 요스바니에게 비예나를 상대로 4개의 블로킹 득점을 올린 비결을 물었다. “우선 비예나는 형제 같은 친구임을 밝힌다. 우리는 서로에게 자극을 주는 존재고, 그는 한국에서 제일 잘 하는 외국인 선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먼저 꺼낸 요스바니는 “블록의 경우 경기 전에 감독님이 지시하신 대로만 코스를 잡자고 생각했는데, 그게 잘 통한 것 같다”며 김상우 감독에게 공을 돌렸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요스바니가 어느 때보다 배구에 진심인 것 같다”며 요스바니의 마음가짐을 칭찬한 바 있다. 요스바니 역시 “3~4년 전보다 지금 배구에 더 진심으로 임하고 있다. 내가 하는 실수들에서도 무언가를 배우려고 하고 있다. 또 비시즌에도 비치발리볼 등을 통해 계속 감각을 깨워두고 있었고, 지금 웨이트도 계속 열심히 하고 있다”며 많은 노력을 하고 있음을 밝혔다.

삼성화재의 코트 위에서 요스바니는 외국인 선수임과 동시에 베테랑이고 선배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위치를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여기고 있었다. 요스바니는 “이제는 내가 팀에서 베테랑이지만, 운동을 할 때는 모든 선수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운동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혼자 잘난 선수가 되고 싶지 않다. 팀과 함께 한 방향으로 가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의젓한 마인드를 드러냈다. 


요스바니는 그러면서도 후배이자 동생인 박성진에 대한 애정을 드러낼 때는 선배이자 형으로서의 뿌듯함을 숨기지 않았다. 박성진과 함께 뛰는 것에 대해 “최고다”라며 바로 찬사를 보낸 요스바니는 “박성진의 도움 덕분에 공격할 때 조금 더 여유를 가질 수 있다. 박성진은 좋은 선수고, 함께 플레이하게 돼 기쁘다. 더 성장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며 애정어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요스바니는 인터뷰를 마치며 자신의 목표를 밝혔다. “우선 풀 시즌을 좋은 컨디션으로 소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운을 뗀 요스바니는 “다음 목표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것이다. 그리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면, 우승에 대한 욕심을 내기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배구를 마음껏 해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과거 대한항공 시절 우승의 달콤함을 맛봤던 요스바니지만, 한층 의젓하고 단단해진 지금 그는 결과에 대한 집착보다는 멋진 과정을 만들고자 하고 있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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