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얼굴의 활약은 컵 대회의 재미 요소를 더해준다. 교체 카드로 들어온 오세연이 자신의 꿈 앞에서 인생 경기를 펼쳤다.
오세연은 2020-2021시즌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6순위로 GS칼텍스 유니폼을 입었다. 어느덧 세 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지만, 그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데뷔 시즌에는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고, 지난 시즌에는 2경기 2세트에 출전해 단 2득점에 그쳤다.
하지만 본인에게 기회가 오기까지 기다리고 기다렸다. 그리고 코트 위에서 증명했다.
GS칼텍스는 17일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열린 2022 순천·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A조 흥국생명 경기에서 1세트 크게 주춤했다. 흥국생명의 강서브에 리시브를 고전하면서 본인들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차상현 감독은 점수 차가 벌어지자 분위기 전환 차 오세연을 교체로 투입했고, 교체 카드는 적중했다. 2세트 때 1개의 블로킹을 기록한 오세연, 이 블로킹은 김연경의 공격이었다.
본인이 배구를 시작하게 된 우상 앞에서 본인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오세연은 “배구를 시작한 이유가 연경 언니다. 2016 리우 올림픽 경기를 보고 배구를 하게 됐고, 같이 코트에서 뛰는 게 꿈이었다. 이번 경기에서 같이 뛰고 연경 언니의 공격을 잡아내서 기뻤다”라고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이후에도 3세트 1개, 4세트 3개, 5세트 1개를 기록하면서 매 세트 블로킹을 잡아내면서, 데뷔 이후 한 경기 최다 블로킹 6개를 잡아냈다.
5세트까지 이어진 승부. 오세연은 또다시 김연경의 공격을 잡아내면서 5세트 초반 점수를 3-0까지 벌리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배구여제 앞에서도 건재했다.
5세트 보여준 속공은 상대를 속이는 데 충분했다. 한 점씩 주고받는 클러치 상황에서 이원정은 과감하게 오세연에게 공을 건넸고, 오세연은 이를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이날 경기에서 블로킹 6개를 포함해 12점, 성공률 75%를 기록한 오세연의 인생 경기 활약에 앞세워 GS칼텍스는 풀세트 접전 끝에 흥국생명을 상대로 승리를 챙겼다.
차상현 감독은 “구력이 짧음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점프력이 있는 선수라고 판단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고 동기부여를 주는 것뿐이다. 지난 서머매치에서 기회를 줬는데 코트에서 모습을 보여줬고, 이번 KOVO컵에서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지도자로선 반가운 일이다”라고 했다.
감독의 믿음과 기회를 얻어 성장하고 있는 오세연. 그는 “하루하루 성장하는 게 느껴지지 않지만 작년 KOVO컵과 비교했을 땐 나 스스로도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작년에는 공이 오면 스윙하는 대로 때렸다면 이젠 때리고 싶은 대로 때리고 서브 목적타도 때릴 수 있게 됐다. 길게 보면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GS칼텍스는 승리와 함께 밝은 미래를 확인했다. 오세연은 오늘도 성장 중이다.
사진_순천/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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