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를 거뒀지만 박미희 감독 표정에는 아쉬움이 묻어났다.
흥국생명은 2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페퍼저축은행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23, 25-23, 25-27, 30-28)로 이기며 2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페퍼저축은행은 4연패에 빠졌다.
캐서린 벨(등록명 캣벨)이 팀 내 최다인 37점에 공격 성공률 43.9%로 힘을 냈다. 김미연도 13점으로 지원사격했고, 4세트 교체 투입된 김다은의 7점은 사막의 오아시스 같았다.
반면, 페퍼저축은행은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등록명 바르가)가 팔꿈치 통증에도 불구하고 43점을 폭발했지만 창단 첫 승에 실패했다. 블로킹(10-6)과 서브(5-4)에서는 우위를 점했지만 범실이 상대보다 많았던 게 아쉬움이었다. 페퍼저축은행은 이날 31개의 범실을 기록했다.
경기 후 인터뷰실에 들어온 박미희 감독은 "상대가 너무 잘했다. 엘리자벳의 공격 점유율도 높았지만 공격 성공률도 높았다. 경기는 어렵게 풀었지만 그래도 잘 버텼다. 경기 마무리를 잘 해줬다. 이런 경험이 다음 경기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총평했다.
이날 캣벨의 활약도 빛났지만, 이 선수의 활약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바로 김다은이다. 김다은은 4세트 최윤이 대신 교체 투입돼 7점-공격 성공률 75%를 기록하며 팀 승리에 '신스틸러' 역할을 맡았다.
박미희 감독도 "다은이는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들어갔고, 그 자리가 부담스러운 자리다. 윤이가 공격에서 버텨줬으면 했는데 버티지 못했다. 다은이는 지난 시즌보다 뛰는 횟수가 많아졌다. 어깨가 무거울 것이다. 오늘 중요한 순간마다 득점을 해줬다. 좋은 경험이 됐으면 좋겠다. 자신감을 갖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페퍼저축은행을 만나 힘겨운 경기를 펼쳤다. 쉽지 않았다. 3, 4세트 모두 듀스 접전이었다. 박 감독은 "우리 팀은 버티는 게 중요하다. 페퍼저축은행은 신생팀인 만큼 발전 가능성에 초점을 둘 것이다. 오히려 상대 팀들보다 편한 경기를 펼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박미희 감독은 이날 아쉬운 모습을 보인 세터 박혜진과 김다솔에 대해 이야기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블로킹은 혜진이가, 테크닉은 다솔이가 안정적이다. 혜진이의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비슷한 경기를 하다 보니 경기 조율에 있어 계산이 되지 않은 것 같다. 우리 공격수 언니들이 고생을 많이 하고 있다(웃음)."
한편, 시즌 4연패에 빠진 페퍼저축은행 김형실 감독은 "초반 서브 범실이 패인이었다. 또한 엘리자벳에게 공격이 치중됐다"라며 "범실은 연습 부족에서 오는 것이다. 선수들이 큰 경기를 많이 치러보지 못했다. 입맛만 다시고 있다. 연습을 더 해야 될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오전에 서브 연습만 했는데 그게 독이 된 것 같다. 아직 승부 의욕과 위기관리능력이 부족하다. 이기는 습관을 더 들여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우리 선수들이 너무 밝아서 탈이다. 연패에 빠져 있지만 분위기는 이상 없다"라며 "선수 구성이 아쉽다는 건 지난 이야기다. 조직력을 갖추고 범실을 줄이는 게 급선무다. 언제 1승할지 나도 모르겠다"라고 아쉬움을 남기며 인터뷰실을 빠져나갔다.
사진_광주/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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