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토종 아포짓’ 임동혁이 자신있게 공을 달라고 손을 들었다. 4세트 막판 공격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베테랑 세터 한선수는 “범실하면서 발전한다”며 후배 임동혁을 향한 두터운 신뢰를 드러냈다.
대한항공은 14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5라운드 OK금융그룹과 홈경기에서 3-1(25-18, 25-13, 21-25, 25-23)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날 임동혁은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인 25점을 기록했다. 블로킹 3개, 서브 1개를 성공시키기도 했다. 다만 범실이 14개였다. 정지석이 올 시즌 개인 최다 득점인 16점을 선사했고, 곽승석과 김민재도 나란히 10점을 올리며 팀의 4연승을 이끌었다.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긴 대한항공은 18승11패(승점 56) 기록, 우리카드(19승9패, 승점 55)를 따돌리고 선두 도약에 성공했다.
가까스로 승점 3점을 얻었다. 대한항공은 4세트 막판 임동혁 공격이 가로막히면서 고전했다. 24-23에서 유광우, 무라드 칸(등록명 무라드)을 교체 투입한 뒤 상대 추격을 따돌릴 수 있었다.
경기 후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교체 상황에 대해 “상황이 좋은 매치업이었다. 무라드가 전위로 올라온 상태였다. 그렇게 코트에 들어와서 플레이하기가 쉽지 않은데 잘 해줬다”면서 “동혁이는 이번 시즌뿐만 아니라 매 경기 잘해주고 있다. 범실을 몇 개 했다고 해서 내 의견이 변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2명의 아포짓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큰 장점이다”며 힘줘 말했다.
대한항공은 상대 곽명우에게 서브 득점을 허용하며 24-22가 된 상황에서 타임아웃을 불렀다. 임동혁은 “팀에서 타임을 불렀을 때 선수 형이 자신있는 사람 손 들라고 해서 들었다. 결과론이지만 걸렸다. 하지만 같은 상황에서도 똑같이 손을 들었을 것이다”며 자신있게 말했다.
한선수도 “동혁이가 달라고 했다. 달라고 하는 애들한테 주면 범실을 하더라. 그 때 상황에서 동혁, (김)규민이 2명이 달라고 했다. 주면 안되겠다 했는데 리시브가 안 좋아서 올렸다. 그런데 역시나였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공격이 풀리지 않을 때 풀어가는 것은 자신의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그 상황마다 분명히 안 좋을 때가 있다. 완전한 에이스가 되려면 동혁이가 이 부분에서 더 성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한선수는 “자신감이 확실히 올라왔다. 원래 본인한테 달라는 말을 못했다. 공격수가 세터 부담을 덜어주려고 하는 것이다. 또 이러한 범실을 하면서 발전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임동혁을 향한 진심 어린 조언을 전했다.
4회 연속 통합우승에 도전하는 대한항공이다. 한선수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후반부에 모든 팀들이 좋은 경기를 할 것이다. 외국인 선수가 있고 없고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 경기에 얼마나 집중을 하고, 범실이 얼마큼 안 나오고, 팀 배구가 얼마큼 많이 나오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며 각오를 밝혔다.
임동혁도 봄배구 무대에 오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정규리그 경기에는 많이 기용됐는데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외국인 선수가 많이 차지했다. 경기 뛰어야 하는 선수가 뛰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아쉬움은 컸다.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나도 분명히 높은 곳에 가면 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내 손으로 좋은 기록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도 크다. 경기마다 더 잘하려고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며 당찬 포부를 전했다.
임동혁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에 대한항공도 웃는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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