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정 선수는 자신이 뭘 해야 되는지 알고 있습니다."
후인정 감독이 지휘하는 KB손해보험은 3일 의정부실내체육관에서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한국전력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3-25, 25-17, 25-19, 25-15)로 승리했다. KB손해보험은 창단 후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 무대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노우모리 케이타(등록명 케이타)가 후위 공격 13개, 블로킹-서브 각 3개 포함 30점을 올리며 트리플크라운을 만들어냈다. 김정호는 서브 6개, 김홍정은 블로킹 5개를 기록했다. 모든 선수들이 제 몫을 했다.
경기 종료 후 인터뷰실에 들어온 후인정 감독은 "지금까지 선수들이 너무 잘 해줬다. 플레이오프나 챔프전은 선수들이 즐길 수 있는 무대다. 1세트 패했어도 진다는 생각을 안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케이타가 맹활약했지만, 1세트 공격 효율은 -8%로 저조했다. 후 감독도 "당황스러웠다. 한국전력과 경기하면 다우디 블로킹을 의식한다. 암만 이야기해 줘도 본인이 이겨내야 한다"라고 웃었다.
경기 흐름을 바꾼 건 김홍정의 교체 투입이었다. 2세트부터 양희준을 대신해 중앙을 지킨 김홍정은 블로킹 5개를 기록하며 단단한 벽의 힘을 보여줬다.
"김홍정 선수는 본인이 뭘 해야 되는지 알고 있다. 거기서 흐름이 바뀌었다. 미팅에서 이야기를 했던 게 '영석이가 전위에 오면 두 개 이상 볼이 올라간다. 하나는 잡자'라고 했다. 김홍정 선수가 신영석 선수를 잡은 게 컸다." 후인정 감독의 말이다.
말을 이어간 후인정 감독은 "김정호는 케이타랑 대각에서 공격을 잘 해줘야 한다. 그런데 오늘은 공격이 좋지 않았다. 사실 교체도 생각했다. 그러나 서브나 그 외 부분이 좋기 때문에 믿고 넣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제 오는 5일부터 대한항공과 챔프전을 치른다. 대한항공은 챔프전 경험이 풍부하지만, KB손해보험에서는 챔프전을 치른 선수가 몇 없다. 주전급에서는 김홍정이 유일하다.
후 감독은 "물론 챔프전 우승이 욕심나지만, 욕심만으로 할 수 없다. 일단은 선수들 휴식 잘 취하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좋은 경기하고 싶다"라며 "대한항공과 경기할 때는 다른 건 필요 없다. 서브 공략이 중요하다. 서브에 따라 좋은 경기 혹은 나쁜 경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서브가 가장 중요하다"라고 힘줘 말했다.
부임 첫 시즌에 첫 정규리그 2위 기록에 이어, 창단 첫 챔프전 진출까지 일군 후인정 감독이다.
후 감독은 "운동도 중요하지만, 휴식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잘 정착된 것 같다"라며 "올 시즌에 구단에서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많이 해줬다. 선수도 열심히 했기에 이런 성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내가 하는 건 선수들이 훈련을 잘 할 수 있게끔 도움을 주는 거다. 내가 한 건 없다"라고 웃었다.
끝으로 후인정 감독은 이날 함께 최고의 경기를 보여준 한국전력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상대 팀이 끝까지 잘 해줬다. 우리도 거기에 맞서 잘 했다. 이게 프로 선수들이 해야 하고, 보여줘야 되는 경기라고 생각한다."
사진_의정부/문복주 기자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