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시즌 V-리그 여자부는 관심의 중심에 있었다. 이재영-이다영 재결합을 시작으로 김연경의 국내 복귀까지 화젯거리가 가득했다. 전초전으로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에서 막강 전력을 구축한 흥국생명 독주가 예상됐지만 GS칼텍스가 흥국생명을 꺾고 우승을 차지함으로써 여자부를 향한 관심은 배가 됐다. 2020-2021시즌 개막을 앞두고 <더스파이크>가 준비했다. 남녀부 각 팀들의 전력을 알아보고자 한다. 먼저 세터 대이동 등 많은 변화가 휘몰아친 여자부 6개 팀 전력을 살펴본다. 가장 먼저 볼 팀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 팀 현대건설이다.
'흔들림 없는 중앙' 현대건설
이다영 없는 시즌은?
Strength(강점) 누가 뭐래도 양효진
현대건설에는 11시즌 연속 블로킹 1위에 오른 양효진이 있다. 독보적인 블로킹뿐만 아니라 속공과 오픈 공격에서도 존재감을 뿜는다. 코트를 넓게 보게 보는 여유까지 갖춰서 ‘믿고 맡길 수 있는 양효진’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여기에 파워를 겸비한 정지윤이 짝을 이룬다. 정지윤은 힘을 실어 때리는 공격 스윙이 돋보인다. 지난 시즌 현대건설이 블로킹 1위, 속공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도 두 선수의 몫이 크다. 컵대회에서도 측면 공격수 황민경(14.38%), 고예림(14.60%)보다 양효진(18.52%), 정지윤(21.13%)의 공격 점유율이 더욱 높았다. 지난해 입단한 이다현은 어깨 재활 기간이 길어져 컵대회를 온전히 소화하지 못했다. 이다현까지 가세한다면 정통 미들블로커로서 정지윤과 다른 스타일로 상대에 따라 전략적으로 투입 가능하다.
Weakness(약점) 얇은 윙스파이커진
선수단 내 윙스파이커 가용 선수층이 얇다. 고예림, 황민경, 그리고 전하리가 마지노선이다. 정지윤이 윙스파이커를 소화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땐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전하리는 원포인트 서버로만 출전한다. 장기 레이스로 이어지는 정규리그에서 체력 관리는 필수다. 고예림과 황민경은 받고 때리는 역할을 동시에 해야 한다. 컵대회에서 고예림(37.17%, 시도 100개)은 리베로 김주하 (28.25%, 시도 76개)보다 많은 점유율을 가져갔고, 황민경(27.88%, 시도 75개) 역시 비슷한 수치로 리시브를 버텨냈다. 더군다나 둘은 신장이 큰 편도 아니기에 점프력에서 오는 체력소모가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전 경기를 출전하면서 쌓이는 피로와 체력소모는 선수들의 경기력에 적잖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Opportunity(기회) 중앙? 측면? 어디든 문제없죠!
정지윤은 프로 입성 전까지는 주로 측면 공격수 역할을 소화했다. 프로 입단 후에는 지난 시즌까지 줄곧 미들블로커로 출전했다. 그는 경기를 치를수록 향상된 기량을 뽐냈다. 신인왕을 거머쥐었고, 2년차 징크스도 없었다. 지난 컵대회서는 미들블로커로 출전하는 시간이 많았다. 비시즌 윙스파이커와 미들블로커를 동시에 훈련하고 있다. 이도희 감독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게 만들고 있다. 기량이 충분히 올라갈 수 있는 선수다”라고 이야기했다.
관건은 리시브다. 윙스파이커로 뛰려면 리시브는 피할 수 없는 요소다. 공격과 수비 리듬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 정지윤이 리시브를 버틸 수 있는 기량을 보인다면 팀에 플러스 요인이 된다.
Threat(위협) 여전히 높은 중앙 의존도
새로운 패턴 플레이가 필요한 현대건설이다. 물론 알고도 못 막는 양효진이 버티고 있지만 측면보다 중앙을 자주 활용한다는 건 어느 팀이나 다 아는 사실이다. 고예림과 황민경은 키가 큰 공격수가 아니다. 수비력만 봤을 땐 전혀 뒤처지지 않는 조합이지만 공격에서 늘 아쉬움이 남는다. 블로킹도 높은 축이 아니다. 이나연이 이 부분을 파악해 고른 패턴 플레이를 가져갈 필요가 있다.
X-팩터 이나연
컵대회에서 외국인 선수 루소의 호흡은 나쁘지 않았다. 전 경기 선발로 출전하며 김다인과 벌인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이나연은 빠르게 뿌려주는 패스가 장점이다. 하지만 스스로 무너지는 경향이 짙다. 한 번 안 풀리기 시작하면 범실을 연이어 쏟아낸다. 이나연으로선 걸출한 중앙 공격수를 잘 활용해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명세터 이도희 감독 밑에서 성장해야 한다. 지난해와 견줘 라인업에 변화가 거의 없기 때문에 이나연이 팀에 자연스레 녹아들어야 한다.
BEST & WORST 시나리오
베스트
양효진이 또 한 번 팀을 정상으로 이끈다. 외국인 선수 루소도 공수 가리지 않는 적극성으로 팀 주포로 자리 잡는다.
워스트
이나연이 흔들린다. 선수들과 호흡이 어긋나며 교체가 잦았다. 주전 세터 이다영이 떠난 자리가 커 보인다.
글/ 서영욱, 이정원, 강예진 기자
사진/ 더스파이크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10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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