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수원/이정원 기자] "안 하는 것도 생각해봤지만 세리머니를 안 하면 우리 플레이가 가라앉는다. 분위기에 어울리지 못하면 안 된다."
한국전력은 18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KB손해보험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3-25, 25-22, 27-25, 20-25, 15-12)로 승리하며 리그 2연승에 성공했다. 시즌 첫 연승이다.
이날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한 러셀의 활약도 빛났지만 러셀과 쌍포 역할을 충실히 해 준 베테랑 아포짓 스파이커 박철우의 활약이 있었다. 박철우는 이날 23점, 공격 성공률 48.65%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범실이 7개인 건 아쉬운 점이지만 고비 때마다 득점을 올려주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경기 후 러셀과 함께 인터뷰실에 들어온 박철우는 "마지막에 체력이 떨어져 동료들에게 미안했다. 내가 생각한 만큼 안 올라왔다"라며 "4세트를 끝내고 싶었는데, 마무리가 아쉬웠다. 조금 더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박철우를 비롯한 한국전력 선수단은 1세트부터 크게 세리머니를 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리고자 했다. 상대는 자극하지 않고, 팀의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세리머니가 계속 나왔다. 박철우는 득점을 올릴 때마다 포효했다.
박철우는 "최근 세리머니가 논란이긴 하다. 솔직히 말해 세리머니 안 하면 편하긴 하다. 안 하는 것도 생각해봤지만 세리머니를 안 하면 우리 플레이가 가라앉는다. 분위기에 어울리지 못하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힘들어도 해야 한다. 세리머니를 통해 분위기가 올라가면 1점이 3~4점으로 느껴지는 효과가 있다. 흐름이 담겨 있다. 세리머니뿐만 아니라 뭐든 다 열심히 하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개막 후 7연패를 하다가 2연승에 성공한 한국전력이다. 베테랑 미들블로커 신영석, 세터 황동일-김광국 합류 효과가 크다. 어린 선수들이 가득했던 한국전력에 노련미를 더하는 베테랑 선수들이다.
"나 같은 경우 어린 선수들과 띠동갑을 넘어서기도 한다.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래도 편하게 해주려고 노력한다. 이번에 신영석 선수가 오지 않았나. 젊은 미들블로커 선수들은 신영석을 보고 배우고, 플레이 하나하나에 환호해 준다. 좋은 분위기가 형성되어가고 있다. 세터들도 잘 해주고 있다. 같이 해보자 하는 분위기가 담겨 있다." 박철우의 말이다.
이날 경기장에는 박철우의 아내 신혜인 씨가 남편을 응원하기 위해 찾아왔다. 아내에게 어떤 조언을 듣냐는 말에 박철우는 "나보다 배구를 더 길게 봤다. 집에 가 넌지시 물어보면 '다리가 무거워 보여', '스윙이 느려' 이런 이야기를 해준다. '괜찮았어'라는 말을 듣고 싶긴 하지만(웃음), 그런 아내의 말이 도움 된다. 다시 한번 나의 플레이를 생각해보게 된다. 그 어떤 조언자보다 좋은 관계이다. 농구를 했기 때문에 점프와 관련해서도 조언해 준다"라고 웃었다.
사진_수원/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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