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을 위해선 꼭 필요한 승리였다. 유일한 세터로 경기를 이끈 김지원은 그 승리를 팀에게 선물했다.
GS칼텍스는 19일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배구연맹(이하 KOVO)이 주관하는 2022 순천·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현대건설과 준결승을 앞두고 갑작스러운 전력 이탈을 겪었다.
선수단 중에서 유일하게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았고, 이번 대회 주전 세터로 활약하던 이원정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시즌 오랫동안 재활하면서 오랜만에 알렸던 복귀전이었기에 더욱 아쉬웠다.
안혜진이 대표팀에 차출되면서 GS칼텍스의 유일한 세터는 김지원이었다. 하지만 김지원도 완벽한 컨디션은 아니었다. 경기 전 차상현 감독은 “지난 경기 이후 발목이 안 좋은 것 같다. 놀란 정도지만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라고 걱정을 털어놨다.
하지만 섣부른 걱정이었다. 김지원은 GS칼텍스의 삼각편대를 골고루 기용하며 경기를 풀어나갔고, 중요한 순간에는 속공을 쓰는 과감함까지 보여줬다. 용감했다.
갑작스럽게 맡게 된 역할이었지만 본인의 실력을 십분발휘한 김지원. GS칼텍스는 현대건설을 상대로 세트스코어 3-1(25-14, 25-20, 21-25, 27-25)로 승리하며 결승에 올라갔다.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김지원은 “원정 언니가 갑자기 빠지게 되면서 심적으로 부담도 걱정도 많았다. 그래도 지금까지 연습해왔던 게 있고, 경기를 잘 풀어간 덕분에 결과도 좋았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중요한 경기에서 유일한 세터였기에 부담감도 있었을 터. 김지원은 “흔들려도 바꿔줄 사람이 없는 건 사실이다. 이번 경기에서도 중간에 흔들릴 때가 많았다. 어차피 내가 해결해야 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책임감을 더 가졌다”라고 당시 마음가짐을 전했다.
공격수들의 도움도 컸다. 김지원은 “연습 때 나랑 호흡을 많이 맞춘 사람들이 공격수 자리에 있었기에 더 공을 주기 편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차상현 감독은 경기 후 “걱정을 많이 했다. 전날 연습을 하는데 긴장한 모습이 보였는데, 경기장에서 더 편하게 하더라. 지원이가 기대에 부응해줬고, 경기를 잘 이끌어줬다”라고 칭찬을 건넸다.
이를 전달 받은 김지원은 “연습이랑 실전이랑 비슷한 것 같다”라고 웃으며 “실전에서 긴장이 많이 되진 않는다. 남들보다 조금은 덜 하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짧은 기간 동안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하는 KOVO컵인 만큼 체력적인 부담도 있겠지만, 김지원은 “젊어서 괜찮다”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했다.
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놨다. 김지원은 준결승의 용감함을 결승까지 이어서 대회 정상에 도전한다.
사진_순천/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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