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우리카드의 간판스타로 발돋움한 김지한이 자신의 이름을 딴 간식이 판매되는 것에 대해 쑥스러운 미소와 함께 감사함을 표했다.
김지한은 이번 시즌 우리카드에서의 2년차를 맞고 있다. 웬만한 선수에게 2년차라는 시기는 이제 막 팀에 무난하게 녹아든 시기이거나 아직까지는 적응이 더 필요한 시기지만, 김지한은 2년차에 팀의 간판스타가 됐다. 경기장에는 김지한의 유니폼을 입거나 들고 온 팬들이 관중석 곳곳을 메우고 있고, 김지한의 이름을 딴 간식 세트 메뉴 ‘김지한 세트’까지 판매되고 있다. 코트 안에서도 김지한의 임무는 막중하다. 마테이 콕(등록명 마테이)과 함께 팀의 공격을 이끌어야 하는 ‘토종 에이스’라는 수식어가 항상 그의 이름 앞에 따라붙는다.
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치러진 우리카드와 한국전력의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이날은 마테이의 컨디션이 평소에 비해 저조한 바람에 김지한의 부담이 더욱 컸다. 그는 3세트 도중 리시브에서 고전하면서 잠시 송명근과 교체되기도 했지만, 4세트에는 다시 선발로 나서며 13점‧공격 성공률 46.43%라는 그리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팀도 세트스코어 3-1(25-21, 25-23, 19-25, 25-20)로 승리하며 2라운드를 기분 좋게 출발했다.
경기 종료 후 인터뷰실을 찾은 김지한은 “한참 부족하다. 고쳐야 할 부분들이 많다. 지난 시즌보다 리시브나 수비에서 좋아진 부분이 있다는 건 만족스럽다. 다만 공을 때릴 때 끄는 습관이 아직 남아 있는 것은 아쉽고, 중점적으로 수정하고 싶다”며 지금까지의 경기력에 대한 냉철한 자평을 내놨다.
김지한은 아포짓과 아웃사이드 히터를 오갔던 지난 시즌과 달리 아웃사이드 히터로 고정된 채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편한 건 아포짓이 더 편하긴 하다. 공격에만 집중하면 돼서 부담감이 덜 하고, 공격 자체도 오른쪽에서 때리는 게 더 편하다”고 밝힌 김지한은 “하지만 지금 나는 아웃사이드 히터기 때문에 지금의 자리에 맞춰 열심히 해야 한다”며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늘어난 인기를 실감하는지 묻는 질문에 머쓱한 표정을 지은 김지한은 “실감하고 있다”는 솔직한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팬분들의 응원 소리가 들릴 때, 또 경기 끝나고 제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계시는 걸 볼 때 가장 인기를 실감한다”고 밝힌 김지한은 “배구를 잘해야 더 많아지지 않을까 싶다”며 웃어 보이기도 했다.
이후 ‘김지한 세트(김지한의 별명인 복숭아맛 아이스티와 팝콘으로 구성된 장충체육관의 간식 세트 메뉴)’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김지한 세트’를) 먹어봤다. 구성품 중에 팝콘이 있는데, 팬 분들이 경기장에서 팝콘을 먹으면서 경기를 볼 수 있는 게 좋은 것 같다. 잘 나온 세트 같다”는 평가를 들려준 김지한은 “이런 거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시즌 전 우리카드를 우승 후보로 꼽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시즌을 시작하기 전에는 우리 팀이 그렇게 강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무덤덤하게 과거의 속내를 밝힌 김지한은 “하지만 경기를 치르면서 우리가 선두로 올라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고 있다”며 현재의 자신감도 숨기지 않았다. 과연 김지한이 지금의 자신감을 유지하면서 장충의 간판스타를 넘어 한국 남자배구의 간판스타로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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