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의왕/서영욱 기자] “훈련량이 많지만, 저는 이렇게 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요. 이제는 보여줄 때입니다.”
2018~2019 KOVO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 4라운드 1순위로 대한항공에 지명됐던 이승호는 2019~2020시즌을 앞두고 자유신분선수가 됐다. 이후에도 대한항공에서 훈련은 함께했지만 V-리그 코트를 밟을 기회는 없었다. 그러던 중 한국전력이 그에게 손을 내밀었고 이승호는 지난 6월 30일 공시된 선수 등록을 통해 정식으로 한국전력 선수가 됐다.
이승호에게는 더없이 좋은 기회다. 한국전력은 이승호 합류 전까지 세터가 김명관 한 명뿐이었다. 이민욱은 상무 입대, 이호건은 박철우 이적에 따른 보상선수로 팀을 떠났기 때문이다. 이승호는 백업 세터로 김명관을 받쳐줘야 한다.
이승호는 연습경기를 통해서 이전에 부족했던 실전 감각도 차근차근 끌어올리고 있다. 10일 의왕 한국전력 연습체육관에서 치른 경희대와 연습경기에서는 1세트 초반 이후부터 투입됐고 4, 5세트는 온전히 소화했다. 좌우로 보내는 안정적인 패스와 함께 날카로운 서브도 몇 차례 구사했다.
새 팀에서 이전보다 늘어난 역할을 받고 훈련을 소화하는 이승호에게는 많은 훈련량도 기쁘게 다가온다. 10일 연습경기 후 만난 이승호는 “정말 기분 좋다. 동시에 이제는 보여줄 때라는 생각도 든다. 내가 가진 능력을 보여주고 싶다. 지금 이렇게 코트를 밟고 운동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라며 정식 등록 후 훈련하며 느끼는 감정을 설명했다. 이어 “정말 소중한 시간이다. 차기 시즌으로 내가 선수로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알아볼 수 있다”라고 이번 비시즌이 주는 의미도 덧붙였다.
이승호는 한국전력에서 제의가 왔을 때 망설임 없이 받아들였다고 돌아봤다. 그는 “나에게 기회를 준 셈이다. 운동하고 싶다고 했고 무조건 ‘OK’ 했다”라고 말했다.
프로 지명을 받았지만 선수로 나서지 못한 지난 시간도 돌아봤다. 이승호는 “그때는 우울한 마음도 들었다”라고 운을 뗀 후 “선수였지만 선수라는 느낌이 안 들기도 했다. 한국전력에 오면서 프로 선수가 됐고, 삶이 더 재밌고 즐거워진 것 같다”라고 말을 이었다.
한국전력은 상당한 훈련량을 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승호는 “이렇게 훈련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라며 힘든 훈련도 즐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전 감각이 부족하다. 이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라며 “아직은 너무 미숙하다. 동료들에게 잘 맞춰줄 수 있도록 내 기량을 더 올려야 한다”라고 비시즌 훈련과 현재 팀원과 호흡에 대해 언급했다.
이런 점에서 권영민 코치와 함께 훈련한다는 점은 이승호에게 긍정적이다. 현역 시절 명세터 출신인 권영민 코치는 이번 비시즌 두 세터에게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10일 연습경기 이후에도 권영민 코치는 김명관, 이승호와 함께 세트 훈련을 이어갔다. 이승호는 “자신감 있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하셨다. 세터로서 코치님한테 배울 게 많다. 그걸 다 흡수하려 하고 있다”라고 권영민 코치와 장병철 감독에게 들은 내용을 언급했다.
2018~2019시즌 지명된 이승호는 아직 프로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다. 그에게 데뷔전을 치른다면 어떤 느낌일지 물었다. “감이 안 온다”라고 운을 뗀 이승호는 “똑같을 것 같기도 하고, 엄청 좋을 것 같기도 하다. 특별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복잡할 것 같다”라며 솔직한 답변을 남겼다.
사진=의왕/서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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