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박대해 기자] 빛나는 승리 뒤에는 김미연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다.
흥국생명은 24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 3차전 경기에서 IBK기업은행을 세트스코어 3-0(25-12, 25-14, 25-18)으로 누르고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번 플레이오프 내내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꼽혔던 것은 바로 ‘목적타’였다. IBK기업은행은 집요하게 김미연 쪽으로 목적타 서브를 구사함으로써 흥국생명 리시브를 흔들고 공격의 위력을 떨어뜨리고자 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김미연에게는 서브 공세가 끝없이 이어졌다. IBK기업은행이 넣은 서브 39개(서브 범실 제외) 중 무려 24개가 김미연 쪽으로 향했다. 리시브 점유율은 무려 61.54%였다. 하지만 김미연은 이중 11개를 정확하게 받아내며 41.67%라는 준수한 효율을 기록했다.
자신에게 공이 날아올 것을 미리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정확하게 받아내기가 매우 어려운 것이 리시브다. 게다가 이토록 집중적인 공략 대상이 되다 보면 이를 받아내야 하는 선수는 심리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엄청난 부담을 떠안게 된다. 하지만 김미연은 이 모든 것을 이겨내고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다해냈다.
김미연은 역으로 본인 서브 차례 때는 강하고 효과적인 서브를 구사하며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다. 이날 김미연이 넣은 서브 14개(서브 범실 제외) 중 IBK기업은행이 정확하게 받은 것은 단 2개에 불과했다.
이뿐만 아니라 김미연은 이단 연결도 세터 김다솔을 제외한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8개를 시도했다. 공격에서도 득점량 자체는 5점으로 적었지만 성공률 50%를 기록하며 높은 정확도를 보여주었다.
지난 18일 열린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박미희 감독과 주장 김연경은 모두 김미연을 키플레이어로 꼽았다. 그리고 김미연은 자신에게 걸린 그 기대와 믿음에 멋진 경기력으로 보답했다.
화려한 공격이나 짜릿한 블로킹처럼 모두에게 주목받는 기록도 중요하지만, 동료들이 좀 더 편하게 경기할 수 있도록 뒤에서 받쳐주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김미연이 보여준 전천후 활약은 흥국생명이 좋은 경기 내용과 함께 좋은 결과까지 챙겨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사진=인천/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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