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 초월한 정신력’ 한국, 호주에 3-2 리버스 스윕! 극적 4강행[AVC컵]

김희수 / 기사승인 : 2022-08-12 22:5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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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 당했던 리버스 스윕을 이번에는 한국이 만들어냈다. 고된 일정으로 체력이 바닥난 상태였지만, 초월적인 정신력으로 극복하는 데 성공했다. 임도헌호의 항해는 계속된다.

12일(이하 현지시간) 태국 나콘파톰에서 열린 아시아배구연맹(AVC)컵 E조 예선에서 한국이 호주에 세트 스코어 3-2(20-25, 22-25, 25-20, 25-21, 21-19)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한일전 풀세트 혈투 이후 휴식일 없이 치러진 경기였던 만큼, 한국 선수들의 컨디션은 정상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한국은 정신력으로 체력적 열세를 극복하며 리버스 스윕을 완성시켰다.

한국은 허수봉과 임성진이 양쪽 날개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치며 승리를 견인했다. 특히 지난 1라운드 조별 예선과 일본전에서 다소 기복 있는 플레이로 아쉬움을 남겼던 임성진은 이날 경기에서 공수 양면에서 진일보한 모습을 보였다. 김규민과 최민호 역시 중요한 순간마다 알토란같은 블로킹을 뽑아내며 제 몫을 톡톡히 했다. 호주는 지난 서울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챌린저컵에 이어 또 한 번 한국에 풀세트 접전 끝 패배를 당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는 바레인·대만·중국·일본이 각각 파키스탄·인도·이란·태국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우여곡절 끝에 4강에 진출한 한국은 13일 오후 6시 F조 1위 중국과 결승행 티켓을 놓고 맞붙는다. 반대편에서는 일본과 바레인이 결승행을 다툰다.

1세트 초반 한국은 강한 서브로 재미를 봤다. 황택의와 나경복의 서브가 효과적으로 구사되면서 한국은 두 선수의 서브 타임에 연달아 3연속 득점을 올렸다. 허수봉의 공격까지 더해지며 한국은 8-6으로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세트 중반 호주가 반격에 나섰다. 호주는 말라카이 머치의 강력한 서브와 매튜 오브리의 공격을 앞세워 12-12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한국은 나경복의 재치 있는 득점과 황택의의 서브 에이스로 다시 14-12로 달아나며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18-17 상황에서 김규민의 속공이 호주의 블로킹에 걸리는 아찔한 상황이 나왔지만, 임성진이 재빠르게 볼을 커버한 뒤 직접 공격까지 성공시키며 한국은 한 차례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이후 임동혁의 공격 범실과 머치의 공격이 나오며 한국은 19-20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호주는 원 포인트 서버로 나온 조재성의 강서브도 머치의 공격으로 가볍게 받아쳤고, 나경복의 범실까지 나오며 점수는 20-23까지 벌어졌다. 허수봉의 공격이 그레이엄 보에게 막히면서 한국은 20-25로 1세트를 내줬다.

2세트 한국은 조재성을 아포짓으로 기용하며 변화를 줬다. 서로의 서브를 계속해서 사이드 아웃 해내며 치열했던 초반, 니콜라스 버틀러의 서브 에이스와 조재성의 범실이 나오며 점수가 4-7로 벌어졌다. 아직 경기 감각이 올라오지 않은 듯 보인 조재성이 또 한 번 범실을 저지르자, 임도헌 감독은 조재성을 빼고 다시 허수봉을 투입했다. 허수봉은 들어오자마자 연달아 2득점을 올려 8-9 1점차를 만들었고, 임성진의 득점까지 터지며 경기는 9-9 동점이 됐다. 또 다시 시작된 사이드 아웃 행진은 호주가 먼저 연속 득점을 올리며 끊어졌다. 그레이엄의 속공과 허수봉의 범실이 나오며 호주가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 선착했다. 오브리의 변칙적인 스파이크 폼에 한국은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오브리는 착실하게 점수를 쌓아가며 호주의 20점째를 만들어냈다. 한국이 오브리에게 계속 무방비 상태로 당하면서 20-23까지 점수 차가 벌어졌고, 호주가 그레이엄의 속공으로 세트를 끝내며 22-25로 2세트도 호주에게 넘어갔다.



벼랑 끝 3세트, 한국은 투지를 불태웠다. 초반은 좋지 않았다. 한국은 시작하자마자 허수봉의 공격이 맥스 세니카에게 틀어 막히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나경복과 허수봉의 힘과 타점이 모두 떨어지면서 한국은 공격의 활로를 좀처럼 뚫지 못했다. 호주는 버틀러가 패스 페인트까지 선보이는 등 시종일관 여유로운 경기 운영으로 8-4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한국은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임성진이 공격에서 분전하면서 추격에 나선 한국은 호주의 범실과 나경복의 서브 에이스로 11-11 동점을 만들어냈고, 급기야 최민호의 서브 에이스와 허수봉의 블로킹까지 터지며 14-12 역전까지 해냈다. 호주는 타임아웃을 불렀지만, 한국은 허수봉이 재차 득점을 올리며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머치의 네트터치 범실까지 나오며 한국은 16-13으로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 먼저 도달했다.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었던 오브리의 공격도 나경복의 블로킹으로 파훼하면서 한국의 분위기는 계속해서 달아올랐고, 호주는 오브리를 토마스 햅틴스톨로 교체했다. 한국은 나경복과 김규민의 활약으로 연속 득점을 성공시키며 21-16까지 달아나는 데 성공했다. 이후 한국은 계속된 사이드 아웃으로 5점의 리드를 지켜냈고 임성진이 깔끔한 공격으로 3세트를 끝냈다. 25-20 한국의 승리였다.

4세트 초반은 매우 치열하게 흘러갔다. 임성진과 김규민을 앞세운 한국과 햅틴스톨-머치 쌍포를 앞세운 호주의 화력전 양상이 전개되던 중, 나경복의 범실이 나오면서 호주가 9-6 3점의 리드를 잡았다. 질세라 한국도 임성진의 파이프와 나경복의 공격으로 8-9로 곧바로 추격했다. 1~2점 차를 넘나드는 시소게임이 지속되던 중 허수봉의 범실이 나오면서 16-13으로 호주가 먼저 16점 고지에 올랐다. 그러나 계속해서 추격하던 한국의 저력이 또 한 번 폭발했다. 한국은 허수봉의 블로킹과 나경복의 서브 에이스, 최민호의 블로킹까지 터지며 18-17 역전을 만들었다. 19-19에서 나온 4세트의 최장 랠리에서도 한국은 침착한 디그에 이은 김규민의 속공까지 완성시키며 사기를 끌어올렸다. 23-20으로 앞선 상황, 그레이엄의 속공을 김규민이 단독 블로킹으로 막아내면서 한국으로 승기가 완전히 넘어왔다. 김규민은 25점째도 자신의 속공으로 만들면서 4세트의 영웅이 됐다. 25-21로 한국이 4세트를 따내며 경기는 5세트로 향했다.

5세트 한국은 초반 허수봉과 임성진의 활약으로 5-3 리드를 잡으며 기세를 올렸다. 컨디션을 완벽하게 회복한 허수봉은 계속해서 호주의 코트를 강타하며 5세트 맹위를 떨쳤다. 그러나 호주도 머치가 분전하면서 점수 차는 좀처럼 벌어지지 않았다. 먼저 경기에 균열을 낸 쪽은 호주였다. 허수봉의 공격을 머치가 단독으로 막아내면서 12-11로 역전에 성공했다. 한국은 허수봉의 득점과 머치의 범실로 바로 13-13 동점을 만들어냈다. 허수봉의 서브 범실로 몰린 13-14 매치포인트에서 임성진의 천금 같은 득점으로 5세트는 듀스로 이어졌다. 한국은 허수봉의 활약으로 계속해서 매치포인트를 만들었지만, 아쉬운 서브 범실들이 나오면서 아슬아슬한 듀스가 이어졌다. 길었던 5세트를 끝낸 선수들은 경기 내내 맹활약을 펼친 임성진과 허수봉이었다. 상대 코트로 넘어간 볼을 임성진이 엄청난 허슬 플레이로 건져 올려 기회를 만들어냈고, 허수봉이 블로킹을 따내며 21-19를 만들었다. 한국의 극적인 리버스 스윕 승리가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사진_AVC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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