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천안/서영욱 기자] “큰 욕심은 없어요. 코트에서 좋은 분위기를 만드는 게 제 역할입니다.”
현대캐피탈 문성민은 3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올 시즌 처음 선발 출전했다. 경기 전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성민이로 인해 분위기를 업시키려는 목적이 있다”라고 문성민을 선발로 내세운 이유를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문성민은 최태웅 감독이 바라는 걸 100% 수행했다. 경기 중 끊임없이 선수들을 독려하고 파이팅을 불어넣었다. 기록 역시 준수했다. 이날 문성민은 팀 내에서 다우디(23점) 다음으로 많은 14점을 기록했다(공격 성공률 56.52%). 1, 2세트 다우디가 부진한 사이 공격에서 힘을 보태면서 반격에 앞장서기도 했다. 문성민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현대캐피탈은 4라운드 맞대결에 이어 다시 한번 우리카드 상대로 세트 스코어 0-2를 뒤집는 역전승을 일궈냈다. 경기 후 최태웅 감독은 “문성민이 팀 기둥으로서 잘 버텨줬다. 어려웠을 때 성민이가 형으로서 리더십을 잘 발휘했다”라고 문성민 존재감을 치켜세웠다.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문성민은 “우리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경기력이 떨어져 보여서 힘든 경기를 하지 않을까 했는데 선수들이 감독님께서 원하는 걸 인지하고 분위기를 살렸다. 우리카드가 분위기가 떨어지는 사이 우린 올라가면서 마지막에 승리할 수 있었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문성민은 현대캐피탈이 4, 5라운드 우리카드전 역전승을 거두는 데 중심에 있었다. 4라운드 맞대결에는 2세트 교체 투입 후 3세트부터 선발 출전해 코너에 몰린 팀 분위기를 바꾸는 데 앞장섰다. 이날은 1세트부터 코트를 지키면서 마지막까지 힘을 보탰다. 문성민은 “4라운드 경기에서는 뒤에 있다가 경기에 출전해 순간적인 분위기를 바꿀 수 있었다. 오늘은 처음부터 들어갔는데 나도 어수선한 경기력을 보여줘 힘들었다. 그래도 다시 파이팅하면서 분위기가 살아난 것 같다”라고 4라운드와 5라운드 경기 분위기를 비교했다. 이어 “오늘 경기가 안 풀려서 선수들도 코트 위에서 흥이 잘 안 나고 어수선했지만 평정심을 잃지 않은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라고 덧붙였다.
문성민은 올 시즌 복귀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비시즌 무릎 수술에 이어 시즌 중 발목 부상도 겹치면서 한창 4라운드가 진행 중인 2021년 1월 20일에야 시즌 첫 경기를 소화했다. 31일 경기는 문성민의 올 시즌 세 번째 경기였다. 문성민은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오늘도 감독님께서 전체를 소화하긴 힘들 테니 할 수 있는 만큼 해보자고 하셨다”라고 몸 상태를 언급하며 “코트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재밌었다. 경기에 들어가면 최대한 좋은 팀 분위기를 만들도록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몸 상태도 그렇지만 문성민을 둘러싼 팀 환경도 많이 달라졌다. 이전에는 신영석 등 베테랑이 문성민과 함께 코트를 지켰지만 지금은 대부분 20대 초중반 젊은 선수들이 함께 코트에 선다. 문성민은 “이전만 해도 30대 위주였는데 지금은 20대 초반이 많다. 하지만 배구도 잘하고 센스가 있다. 오히려 코트에서 내가 배워야 할 것도 많다”라며 “이런 걸 잘 조화하면 팀도 더 잘 되리라 생각한다”라고 돌아봤다.
여전히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문성민은 이전과는 코트에 나설 때 마음가짐도 다르다고 말했다. “몸도 안 따라주고 큰 욕심을 가지고 하기엔 늦은 감도 있다”라고 말한 문성민은 “그러기보다는 코트에 들어갈 때마다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자 노력 중이다. 그런 게 젊은 선수들의 새로움과 합쳐지면 더 좋은 분위기를 가진 팀으로 나아가리라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문성민은 “어쩌다 보니 우리 팀이 고춧가루 부대가 됐다”라고 운은 뗀 후 “선수들이 올 시즌 좋은 경험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했으면 좋겠다. 남은 경기에서 우리만의 플레이로 자신감을 찾아서 더 강해지고 단단해졌으면 한다”라고 남은 시즌 각오를 다지며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천안/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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