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시즌이 막을 내렸고, 대학배구가 바통을 이어받아 달린다. 2021 KUSF 대학배구 U-리그는 5월 12일 막을 올린다. 코로나19로 인해 밀리고 밀려 11월에 개막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상반기 개최가 가능해졌다. 물론 코로나19로 인해 장소와 시간 제약이 따른다.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5월 12일부터 28일까지 주 3일(수·목·금) 하루 두 경기씩 총 18경기를 치른다. 이후 9월 1일부터 16일까지 남은 경기를 모두 치를 예정이다. <더스파이크>가 U-리그 개막을 앞두고 각 팀별 전력을 분석해봤다.
홍익대, 기존 전력 탄탄히 만들기
신입생은 즉시 전력감이 아닌 이상 팀에 완벽히 녹아들기 위한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기존 라인업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는 학교는 홍익대, 경기대, 경희대다. 본래 갖고 있는 전력을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게 우선이다.
홍익대는 2020 KUSF 대학배구 U-리그 무패 우승으로 2020년을 마무리했다. 공격 1위(성공률 62.50%), 서브 2위(세트당 2.154개), 블로킹 2위 등을 기록해 가장 탄탄한 전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역시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전력 누수가 타팀에 비해 크지 않다.
세터 정진혁(188cm, 3학년)과 윙스파이커 이준(191cm, 3학년, WS), 미들블로커 정태준(202cm, 3학년)은 신입생 때부터 호흡을 맞춰온 사이다. 여기에 지난해 신인왕을 수상한 정한용(195cm, 2학년, WS)과 정태준과 함께 중앙에서 쏠쏠한 활약을 보였던 김준우(196cm, 2학년)까지 팀 골격을 유지한다.
올해 팀 전력을 올려줄 신입생이 합류했지만 큰 변화가 없는 이유는 ‘부상’ 때문이다. 얼리드래프티로 프로 진출에 성공한 노경민 자리에 신입생 선홍웅(200cm, OPP)이 들어왔으나 1월말 훈련 도중 십자인대 부상을 입었다. 수술 후 재활에 매진하고 있다. 선홍웅은 회복에 6개월가량 시간이 필요하다.
박종찬 감독은 선홍웅의 부상에 “5월 리그는 100% 아웃이라고 보면 된다. 유연해서 회복이 빠르다고는 하는데 지켜봐야 한다. 작년 U-리그 때처럼 진성이가 들어간다. 선수 구성 변화는 거의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정규리그와 마찬가지로 이진성(191cm, 3학년, WS)이 아포짓으로 들어갈 예정이다.
부상으로 시간이 필요한 또 한 명의 선수는 노재홍(195cm, WS)이다. 주포 정한용과 비슷한 플레이 스타일을 지닌 노재홍 역시 고교 시절 십자인대 수술로 인해 상태가 온전치 못하다. 이미 수술한 사실을 알고 있던 박종찬 홍익대 감독은 노재홍 투입 시기를 내년으로 바라보고 있다.
경기대, 전종녕 부상으로 라인업 변화
경기대 역시 기존 선수들에게 이번 시즌을 맡겨야 한다. 드래프트가 끝난 후 치러졌던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임재민(192cm, 3학년 WS), 배상진(186cm, 3학년, WS), 전종녕(188cm, 2학년, OPP)이 삼각편대를 이뤘다. 임재영(대한항공)이 떠난 자리에 전종녕이 들어오게 된 것. 전종녕이 특유의 파워와 패기 있는 플레이로 공격에서 짐을 덜어줬다. 임재민, 배상진에 이어 팀 내 득점 3위에 올랐다.
상반기 리그에선 전종녕을 볼 수 없다. 비시즌 무릎 수술로 인해 회복까지 5~6개월 가량이 소요된다. 때문에 라인업에 다시 변화가 생겼다. 전종녕이 복귀하기 전까지 임재민이 아포짓 자리로 이동한다. 배상진과 대각 이룰 선수는 안지원(186cm, 3학년)이다. 안지원은 지난해 정규리그 9세트 출전으로 경험이 많지 않다.
경기대는 지난해 정규리그서 팀 득점 1위였다.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했던 지난해와 같은 공격 템포를 가져갈 필요가 있다. 사이드 블로킹에서 높이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장신 미들블로커 이상현(202cm, 3학년)과 배민서(195cm, 3학년)가 포진한 중앙에 기대를 건다.
경희대는 정규리그 예선 3위(2승 2패)로 준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가장 큰 이유라고 한다면 삼성화재로 떠난 김우진의 공백이다. 공격에서 한 축을 담당한 김우진 부재로 공격력 저하에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는 다르다. 세터 신승훈(195cm, 3학년)을 비롯해 미들블로커 이수민(200cm, 3학년)과 국모세(196cm, 4학년), 윙스파이커 김인균(190cm, 4학년)과 유하(198cm, WS, 2학년)로 라인업을 꾸린다. 여기에 아포짓 한 자리에 신입생 박예찬(200cm)이 들어온다.
김찬호 경희대 감독은 “미들블로커 (이)수민이는 지켜볼 만한 선수다. 파워가 붙지 않아 보강이 필요하지만 블로킹 감각이 상당하다. 예찬이는 오랜만에 맞이한 왼손잡이 아포짓 스파이커다. 그만큼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유하는 2019년 중국에서 넘어와 6인제 배구를 처음 접했다. 윙스파이커지만 리시브가 다소 불안하기에 신입생 성한희(167cm, L)가 수비 보강을 위해 간간이 투입될 수 있다.
주전 대거 졸업한 중부대는 새 라인업 구축
중부대는 지난 시즌 팀 주축 선수 중 절반이 졸업했다. 세터 김광일(우리카드)을 비롯해 여민수(KB손해보험), 최찬울(OK금융그룹)이 모두 팀을 떠나며 큰 공백이 생겼다. 완전히 새 라인업을 구축해야 하는 중부대다. 세터는 2학년 이채진(186cm), 아포짓은 구교혁(192cm, 3학년)이 나설 예정이다. 지난 시즌까지 미들블로커로 뛰었던 김완종(196cm, 4학년)이 윙스파이커 훈련에 합류했다.
중부대 송낙훈 감독은 “기존에 우리 팀이 가지고 있던 장점들을 활용할 예정이다. 완종이는 기본기가 좋은 선수다. 확실하게 날개 공격수로 간다는 건 아니지만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훈련하고 있다. 잘 된다면 분명히 팀에 보탬이 될 선수”라고 밝혔다. 김완종이 윙스파이커로 들어갈 경우, 문채규(200cm, 4학년)와 최요한(200cm, 3학년)이 중앙을 지킨다.
지난 시즌 팀의 낮고 빠른 플레이로 팀의 화끈한 공격을 이끌었던 여민수의 역할은 구교혁에게 돌아갔다. 구교혁은 지난해 주전이 빠졌던 상황에서 잠깐 코트를 밟은 바 있다. 간결한 스윙에 스피드가 겸비한 공격 타법을 구사한다. 송낙훈 감독도 구교혁을 핵심선수로 꼽았다. 송 감독은 “교혁이가 볼 처리를 얼마만큼 해주냐에 달렸다. 팀 리시브가 흔들렸을 때 한방을 보여주길 바란다”라고 이야기했다.
반가운 얼굴이 있다. 휴학으로 한 학기를 남겨둔 윤길재가 다시 대학무대에 선다. 윤길재는 지난해 주전으로 발돋움하며 코트에 섰지만 2020-2021 신인 드래프트서 고배를 마셨다. 코로나19로 기량을 선보일 기회가 다소 부족했던 건 사실. 윙스파이커로 다시 한번 코트에 설 예정이다. 송낙훈 감독은 “1년을 기다렸기에 마음가짐 자체가 다를 거다. 정신적으로 많이 성숙해졌다”라고 말했다.
박승수, 이현승 성장에 기대하는 한양대
한양대는 팀 내 살림꾼 역할을 맡았던 김선호(현대캐피탈)와 트윈타워 박창성(OK금융그룹)-박찬웅(한국전력)이 자리를 비웠다. 지난해 청소년대표 출신인 박승수, 이현승, 이현진이 한양대에 입학했지만 올해는 눈에 띄는 신입생이 보이지 않는다.
2학년 박승수가 김선호 역할을 도맡아야 한다. 지난해 신입생임에도 주전 한자리를 꿰찼던 박승수는 공수 밸런스가 나쁘지 않다. 올해 박승수에게 부여된 역할은 크다. 박승수(193cm, 2학년)와 짝 이룰 선수는 고우진(192cm, 3학년)이다. 고우진의 본래 포지션은 미들블로커였지만 대학 입학 후 윙스파이커와 아포짓을 오갔다. 지난해 정규리그서 팀 내 득점 2위에 올랐다. 올해 관건은 리시브를 얼마나 버텨주냐에 달렸다.
지난해 정규리그 기준 한양대는 리시브 효율 26.67%로 불안했다. 박찬웅, 박창성의 공백(블로킹 6위)도 느껴졌다. 3학년인 주장 양희준(200cm)이 중앙에서 중심을 잡아야 한다. 일찌감치 투입될 것으로 보이는 신입생 김형근(198cm, MB)의 역할도 필요하다.
양진웅 한양대 감독이 꼽은 주요 선수는 세터 이현승(190cm, 2학년)이다. 입학과 동시에 주전 세터로 자리매김했지만 흔들리는 플레이가 잦았다. 경험 부족에서 나오는 상황 대처 능력 역시 아쉬운 대목이었다. 양진웅 감독은 “팀 전체적으로 공을 들이곤 있지만 현승이와 공격수들간 호흡이 먼저다. 작년에 발목 수술로 몸이 좋지 않았다가 올해는 거의 회복됐다. 작년보다 전력이 조금은 약해졌다는 생각이 들지만 중상위권은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밝혔다.
임성진 빠진 성균관대 행로는
성균관대는 2020 BBQ배 전국대학배구 고성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당시 임성진(한국전력)이 공수 양면으로 중심을 잡았고, 강우석(188cm, 4학년, WS)이 해결사로 나섰다. 임성진은 얼리드래프티로 팀을 떠났다. 여기에 주전 세터 정승현(삼성화재)도 자리를 비웠다.
성균관대는 지난해 11월 개막했던 정규리그에서 조별 예선 전승으로 4강에 올랐지만 인하대에 2-3으로 패하며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아포짓이었던 오흥대가 윙스파이커로, 몽골에서 온 에디가 아포짓으로 코트를 밟았다. 강우석-오흥대(190cm, 3학년, WS/OPP)-에디(198cm, 2학년, OPP)로 이어지는 삼각편대에 미들블로커 배하준(198cm, 2학년), 장하랑(194cm, 2학년)이 중앙에서 단단함을 보였지만 세터 김태원(185cm, 2학년)과 호흡이 불안했다. 임성진이 빠진 리시브 라인 역시 흔들림이 잦았다. 신입생 권태욱(187cm, WS)이 고교 시절 수비에서 강점을 보인 바 있어 리시브 강화를 위해 투입될 확률이 높다. 우선은 기존 선수들이 버텨줘야 한다. 주전 세터로 발돋움할 김태원의 운영 능력 역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대만출신 세터 우량성 앞세운 명지대 주목
‘배구는 세터 놀음’이라는 말처럼 세터가 안정되어야 팀 역시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다. 신입생이 주전으로 팀을 이끌어야 하는 위치에 선 팀은 ‘호흡 맞추기’가 새로운 숙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가장 기대되는 선수는 명지대 세터 우량성(188cm, 1학년)이다. 대만 출신으로 청소년국가대표는 물론 고교 시절 수많은 우승을 경험한 세터다. 우량성 역시 한국에서 배구로 성공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매년 약팀으로 평가받은 명지대는 지난해 정규리그서 같은 조에 속했던 한양대, 경기대, 조선대를 차례로 꺾고 준결승에 오르는 저력을 과시했다. 손준영(193cm, OPP, 4학년)과 박성진(188cm, 3학년)이 앞장서 팀을 이끌었다. 여기에 리시브가 준수한 신입생 오정택(190cm)이 함께 삼각편대를 이룬다.
사실 명지대는 높이에서 다른 팀에 밀리지 않는다. 미들블로커 김승구(197cm, 3학년), 김재훈(198cm, 2학년)에 장신 세터 우량성까지. 류중탁 명지대 감독은 “능력 있는 세터가 합류했다. 한쪽에 치우친 플레이보단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올해는 전력이 나아지지 않았을까 싶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만, 명지대는 지난 시즌 리시브 효율이 24.40%로 낮았다. 안정감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
청소년대표 세터 박태성 인하대 공격 조율
인하대와 목포대 역시 신입생 세터가 팀을 이끈다. 홍기선(우리카드)이 자리를 비웠지만 청소년대표팀 출신 박태성이 첫 경기부터 코트를 밟을 예정이다. 인하대의 공격력은 이미 입증됐다. 정규리그 기준 득점 1위, 공격 5위, 서브 2위 등 상위권에 다수 이름 올린 신호진(190cm, 3학년, OPP/WS)과 탄력에 파워를 겸비한 바야르사이한(198cm, 3학년, MB/OPP), 홍동선(200cm, 2학년, WS), 최여름(190cm, 2학년, WS)까지 공격진은 탄탄하다.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인하대 세터는 박준혁(175cm, 3학년)이었다. 본래 리베로였지만 팀 사정상 세터로 설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팀을 결승으로 이끌었고, 2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올 시즌은 박태성이 공격수들의 공격력을 잘 살려주는 게 관건이다.
목포대의 주전 세터는 1학년 조두빈(184cm)이 맡는다. 새 야전사령관이 온 만큼 목포대 이인환 감독은 “세터 교체로 선수들 간 플레이 맞추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윙스파이커진은 김보원(186cm, 4학년)과 오준영(183cm, 3학년), 미들블로커는 강민(193cm, 4학년), 김세훈(195cm, 4학년), 아포짓 스파이커는 사동현(178cm, 4학년)과 한정윤(186cm, 2학년)이 번갈아 기용된다. 후방 수비는 전우현(174cm, 4학년, L)이 지킨다.
충남대·조선대·경상국립대에 거는 기대
리그 흥미가 한층 ‘업’되기 위해선 하위권 팀들의 반란이 있어야 한다. 충남대, 조선대, 경상국립대(전 경남과기대)는 지난 시즌 이렇다할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 충남대는 1승 3패, 조선대는 예선 전패로 한 시즌을 마무리했다. 경상국립대는 여러 사정이 겹치면서 리그에 참여하지 못했다. 올해는 절치부심한다. 충남대는 세터 오의근(183cm), 미들블로커 박민엽(195cm), 김보명(188cm, WS, 3학년), 정재현(188cm, WS, 3학년), 한광호(182cm, L)로 신입생보단 기존 선수들의 활약이 더욱 중요하다. 충남대 이기범 감독은 “김보명에게 기대를 건다. 훈련 땐 정말 잘하는데 경기만 들어가면 멘탈이 약해져 흔들린다. 그렇지만 올해 기대되는 선수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조선대와 경남과기대는 확실한 공격을 책임져 줄 선수가 필요하다. 조선대에선 지난해 인상 깊은 활약을 보였던 김인영(184cm, WS)이, 경상국립대는 진장우(187cm, WS)가 활기를 보여줘야 한다. 여기에 조선대 박성필 감독은 신입생 미들블로커 진욱재(197cm)를 두고 “받아들이는 능력과 체공력, 점프 등 미들블로커로서 자질이 있는 선수. 경기를 치를수록 좋아질 것”이라며 기대했다.
글. 강예진 기자
사진. 더스파이크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5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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