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고민이 많았던 두 포지션에는 김희진과 김수지라는 지원군이 가세했다.
도쿄올림픽에 나설 한국 여자배구대표팀 최종 엔트리 12명이 5일 발표됐다. 주장 김연경을 필두로 윙스파이커에는 표승주와 이소영, 박정아가 선발됐고 세터진에는 염혜선과 안혜진이 이름을 올렸다. 아포짓 스파이커에는 김희진과 정지윤이, 리베로에는 오지영이 자리했다. 라바리니 감독이 가장 고민한 포지션으로 알려진 미들블로커에는 양효진과 박은진, 김수지가 선발됐다. 2021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뛴 선수 중 김다인과 한송이, 육서영과 한다혜, 이다현은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최종 엔트리에서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역시 부상으로 제외됐던 김희진과 김수지 재합류다. 김희진은 무릎 부상, 김수지는 복근 부상으로 VNL을 앞두고 대표팀에서 빠졌다. 두 선수 모두 도쿄올림픽 최종 엔트리에는 다시 이름을 올렸다.
두 선수가 추가된 포지션 모두 VNL 전후로 라바리니 감독이 많은 고민을 한 곳이다. 아포짓 스파이커는 VNL을 앞두고 고민이 많은 자리였다. 라바리니 감독 부임 이후 가장 꾸준히 아포짓 스파이커로 나선 김희진이 부상으로 빠졌기 때문이다. VNL에서는 박정아가 먼저 주전 아포짓 스파이커로 나섰고 4주차 이후에는 정지윤이 주로 출전했다. 박정아와 정지윤 모두 아포짓 스파이커로 나서면서 꾸준한 공격력을 보여주진 못했다.
김희진이 돌아오면서 선택지 자체가 늘어났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또한 김희진은 사이드 블로킹 높이도 좋은 편이고 대표팀 아포짓 스파이커로 가장 많은 경기를 치러 경험이 많다는 점도 강점이다. VNL에서 서브 위력이 아쉬웠던 한국 대표팀으로서는 서브 측면에서도 김희진 합류가 반갑다.
변수는 역시 다시 호흡을 맞춰야 한다는 점과 몸 상태가 어느 정도까지 올라올 수 있는지다. 무릎 부상으로 빠진 이후 김희진은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재활에 매진했다. 재활 과정에서 체중도 감량하면서 몸 상태를 끌어올렸지만 실전에서 어느 정도 몸 상태일지는 미지수이다. 대표팀에서 많은 경기를 치렀다고는 하지만 다시 합을 맞추는 시간 역시 필요하다.
김희진이 아포짓 스파이커로 선발되면서 VNL에는 아포짓 스파이커 역할을 부여받았던 박정아는 익숙한 자리인 윙스파이커로 선발됐다. 라바리니 감독이 강조하는 공격 극대화를 위해서는 라인업의 다양성을 위해서는 ‘박정아 윙스파이커’ 카드가 좀 더 유용하다. 박정아는 윙스파이커로 주로 나선 VNL 4주차 이후 확실히 달라진 공격력을 선보였다(1~3주차 공격 성공률 31.84%, 4~5주차 38.89%). 당시 박정아 대신 아포짓 스파이커로 나선 정지윤도 나아진 한방을 보여주면서(1~3주차 22.96%, 4~5주차 38.58%) 한국은 3주차까지 두드러진 문제였던 결정력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었다. 김희진이 아포짓 스파이커로 다시 자리를 잡아준다면 윙스파이커진도 상황에 따라 이소영과 박정아를 폭넓게 기용할 수 있다.
미들블로커진은 최종 엔트리 선발 과정에서 고민이 컸던 포지션이다.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며 대한민국배구협회는 “라바리니 감독이 가장 고심했던 미들블로커 포지션”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라바리니 감독은 VNL 내내 여러 조합을 꺼내 들었다. 양효진-한송이 조합으로 출발했지만 경기를 거듭하면서 다양한 조합을 꺼냈다. 이 과정에서 VNL 중반 이후 박은진 출전 시간이 늘어나기도 했다.
김수지 역시 김희진처럼 라바리니 감독 체제에서 꾸준히 이름을 올린 선수이기도 하며 경험이 많고 올림픽 출전 경험도 있어 좀 더 도움이 될 부분이 있다. VNL에서 센터 블로커들의 리딩에서도 부족한 부분이 있었음을 고려하면 김수지 합류는 힘이 될 수 있다. 높이와 이동공격에서도 힘이 될 자원이다.
양효진은 높이 측면에서 한국 미들블로커 중 가장 좋은 자원인 만큼 합류가 유력했다. 박은진의 경우, 이동공격과 속공 활용이 가능하고 특히 서브에서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는 부분에서 강점이 있다.
고심 끝에 도쿄올림픽에 나설 12명은 정해졌고 그 과정에서 일찍이 대표팀에 힘을 보탠 두 베테랑이 합류했다. 김수지와 김희진이 다시 나설 올림픽 무대에서 얼마나 큰 활력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FI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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