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의 위기 속에 등장한 영웅은 김수빈이었다.
IBK기업은행이 28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3라운드 페퍼저축은행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7-25, 20-25, 25-12, 26-24)로 승리하며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승리를 챙기긴 했지만, 고비도 있었다. 2세트 후반 팀 주장이자 주전 리베로 신연경이 갑자기 몸을 가누지 못했다. 이유는 호흡곤란이었다. 경기 후 김호철 감독은 “갑자기 호흡곤란이 왔다. 주장으로서 이겨야겠다는 부담감 때문에 긴장해서 그런 것 같다”라고 당시를 설명했다.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는 신연경이 갑작스럽게 빠지면서 흔들릴 수 있는 IBK기업은행이지만 만 20살의 젊은 리베로 김수빈이 들어가서 언니들의 걱정을 없애줬다.
2세트 후반부터 3세트를 혼자 책임진 김수빈은 4세트 중반 신연경이 다시 돌아올 때까지 코트를 지켰다. 코트에 있는 동안 김수빈은 리시브 8번, 디그 17번을 시도하면서 단 한 번의 범실도 기록하지 않으며 안정적으로 IBK기업은행을 이끌었다.
김수빈은 “매 경기 준비하고 있었지만 초반은 긴장해서 급했던 것 같다. 그래도 점점 리듬을 찾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경기를 돌아봤다.
김호철 감독은 김수빈 활약에 대해 만족감을 보였다. “생각한 것보다 더 잘한 것 같다. 욕심을 내자면 더 잘하면 좋겠지만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본다”라며 칭찬했다.
하지만 정작 김수빈 본인은 만족하지 않았다. “감독님이 좋게 말씀해 주셨지만 나는 만족하지 않는다. 내가 더 잘했다면 (신)연경 언니가 아픈 상황에서 다시 들어오지 않았을 거다. 연경 언니에게 미안하다”라고 말했다.
김수빈은 평소에는 미들블로커 선수가 후위로 갈 때 수비 강화를 위해 투입됐다. 하지만 이날은 리시브와 수비를 모두 해야 하는 위치에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김수빈에게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리시브와 수비를 모두 하다 보니까 많은 걸 느꼈다. 특히 리시브에 신경을 많이 써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김수빈이 가장 자신 있는 건 ‘이단 연결’이었다. 그리고 코트에서 본인의 강점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김수빈은 “가장 자신 있는 건 이단 연결이다. 경기 때도 이단 연결을 그나마 잘한 것 같다”라며 웃어 보였다.
어느덧 2022-2023시즌도 반환점을 코앞에 두고 있다. 이제 정규리그가 반 정도 남은 시점에서 김수빈의 목표는 ‘신연경 부담 덜기’다. 김수빈은 “연경 언니가 무릎이 좋지 않다. 내가 전반기에는 경기를 많이 못 뛰었지만 더 발전해서 코트에 많이 들어가 연경 언니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사진_더스파이크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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