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용인/이정원 기자] "대한항공이란 명문 팀에 와 행복합니다."
대한항공은 지난 6일 서울 리베라호텔 베르사유홀에서 열린 2020-20201 KOVO(한국배구연맹) 남자 신인드래프트에서 두 명의 신인 선수를 선발했다. 1라운드 7순위 경기대 임재영, 2라운드 1순위 성균관대 이지율이 그 주인공이다.
임재영은 뛰어난 탄력과 빠른 스윙으로 공격에서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선수이며 서브 역시 날카롭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지율은 빠른 발을 이용한 디그가 돋보이는 선수로 코트 위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맡을 정도로 흥이 넘친다.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은 두 선수 활용 방안을 찾고 있다.
두 선수는 지난 9일 OK저축은행과 연습경기에도 출격해 프로의 맛을 느꼈다. 최근 <더스파이크>와 만난 임재영은 "프로팀에 합류해 행복하다. 밥도 다르고, 생활도 다르고, 모든 면이 새롭고 재밌다"라며 "드래프트 때 노트북 앞에 앉아 있는데 다리가 떨리더라. 이제 시작이다"라고 지명 소감을 말했다.
이지율 또한 "고등학교랑 대학교도 큰 차이가 있었는데 프로는 너무 다르다. 항상 무식하게 운동했다. 여기서는 재활 훈련도 열심히 하고, 몸 상태에 맞게 연습을 하고 있다"라며 "김상우 감독님께서 '다 똑같은 선수들이다. 처음 들어갔다고 주눅득지 말고 대차게 하라'라고 말씀하셨다"라고 이야기했다.
임재영 "나를 다시 바꾼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겠다"
임재영은 경기대 시절 화끈한 공격으로 많은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대학 시절 활약만으론 프로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그 역시 이 사실을 알고 있다.
"많이 배워야 한다. 기본기뿐만 아니라 나를 다시 바꾼다는 생각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감독님이 정해준 역할에 따라 최선을 다할 것이다."
임재영의 기량 성장을 도와줄 형들은 대한항공에 많다. 자신보다 1년 먼저 프로에 발을 들였던 대학 선배 오은렬도 있고, 평소 동경해왔던 정지석과 곽승석도 든든히 버티고 있다.
그는 "형들이 듬직하다. 우리 팀은 리그에서 지지 않을 것 같다"라며 "대학을 같이 나온 은렬이 형을 만나 반가웠다. 지석이 형이랑 승석이 형 워낙 보고 싶었고, 많이 배우겠다"라고 말했다.
임재영의 장단점은 분명하다. 호쾌한 공격과 점프는 장점으로 뽑히지만, 수비는 여전히 물음표다. 임재영은 "점프랑, 공격은 자신 있다. 단점은 아무래도 위에서 말했듯 기본기가 부족하다. 산틸리 감독에게 많이 배워 더 성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등번호 1번을 부여받은 임재영은 "대한항공 많이 좋아해 주시고 나도 열심히 할 테니 사랑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분위기를 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웃었다.
이지율 "언젠가는 상욱이 형 같은 선수가 되고 싶어요"
이지율의 장점은 파이팅 그리고 멘탈이 강하다는 점이다. 이지율은 "9일에 OK저축은행과 연습경기를 했는데 파이팅을 못 하겠더라. 그러더니 코치님께서 '너 원래 조용했냐'라고 하시더라. 얼어서 그랬던 것 같다. 적응하면 미친 듯이 날뛰는 모습 보여주겠다"라고 웃었다.
이어 "나는 멘탈적인 부분이 강하다. 확실히 나이가 들다 보니 경기에서 흔들리는 부분이 줄어들고 있다. 패닉 상태에 빠지지 않고 평정심을 찾으려고 항상 노력한다"라고 덧붙였다.
그가 걱정하는 것은 경기력이다. 이지율뿐만 아니라 모든 대학 선수들의 공백 기간이 길었다. 2020 bbq배 전국대학배구 고성대회 이후 제대로 된 실전 경기를 소화한 적이 없다. 이후 2020 bbq배 전국대학배구 무안대회는 코로나19로 인해 대회 도중 취소됐다.
"몸 상태가 시합을 계속했을 때만큼 올라오지 않더라. 팀에 있으면서 다시 배워나가야 한다. 그럼 더 성장할 것이다."
이지율의 목표는 대학 선배이자 국가대표 리베로 이상욱(우리카드)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다. 이지율이 신입생 시절, 이상욱은 성균관대 4학년 맏형이었다.
이지율은 "프로 팀 지명 목표를 이뤘으니 다음 목표는 경기 출전이다. 그리고 그다음은 상욱이 형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다"라며 "상욱이 형과 많이 친하다. 팀에 들어오고 나서 전화 통화도 했다. 상욱이 형이 '대표팀 형들에게 잘 말해줄게. 내 동생 내가 챙겨야지 누가 챙기냐'라고 그러더라. 코트 위에서 만나고 싶다"라고 웃었다.
말을 이어간 그는 "상욱이 형이 이번에 결혼을 하지 않았나. 결혼식 때 고성대회 경기와 겹쳐 참석을 못 했다. 그래도 축의금은 보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지율은 "코로나19때문에 관중이 들어올지 안 들어올지 모르겠지만 얼른 만나고 싶다. 관중분들이 있을 때 선수도 힘이 난다"라고 희망했다.
사진_용인/이정원 기자, 대한항공 유튜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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